[책마을] 친중 vs 반중…코로나가 세계를 갈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계층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근로·사업소득은 감소하고 자산소득만 늘어나고 있어서다.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evide)’다. 그런데 그 간격은 사회계층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국가와 국가, 세력 대 세력 사이에서도 더 큰 간격이 벌어질 전망이다.

《코로나 디바이드》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간극이 커지고 세계의 질서가 재편되는 현상을 담고 있다. 유튜브에서 ‘김정호의 경제TV’를 운영하는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저자다. 김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와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자유기업원 원장 등을 지냈다.

저자는 코로나19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나눠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유럽, 일본, 인도, 호주 등 다른 강대국도 코로나 이전까지는 친중국 성향이었다”며 “중국과 친목을 도모해 경제적 이익을 꾀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의 적반하장식 외교를 깨닫게 됐다”고 설명한다. 반면 파키스탄, 이란, 에티오피아 등 개발도상국은 중국 친화적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고 중국에 빚을 많이 진 나라들이 중국의 영향권 아래 들게 된 것”이라며 “이로써 세계는 친중과 반중 진영으로 거대한 분열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대한 두 축의 하나인 미국의 대통령이 최근 바이든으로 교체된 점에도 주목한다. 그는 “바이든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는 조금 결이 다른 정책을 펼치겠지만, 미국 내에서의 국민 정서와 정치 지형상 중국을 적대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서 한국도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며 “이념을 제쳐두고 미국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한다는 입장의 트럼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연대를 중시하는 바이든은 우리를 중국에 대항하는 연대 안에 넣으려 할 것”이라며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진정한 코로나 디바이드 시대에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