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으로 오는 중풍 '경추척수증'…수그린 채 폰 보는 것 멈추세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명의 인터뷰 -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목 30도 숙이고 있으면
20㎏ 쌀가마 지고 생활하는 꼴
갑자기 글씨체 변하거나
양쪽 동시에 10초에 20회 이상
주먹쥐고펴기 안되면 의심
목 30도 숙이고 있으면
20㎏ 쌀가마 지고 생활하는 꼴
갑자기 글씨체 변하거나
양쪽 동시에 10초에 20회 이상
주먹쥐고펴기 안되면 의심
“경추척수증은 목에서 오는 중풍으로 여겨질 만큼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예방을 위해 등을 구부리는 자세를 피하는 게 중요하죠.”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사진)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경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머리를 앞으로 30도 구부리면 경추가 받는 스트레스는 3배 증가한다”며 “20㎏ 쌀가마니를 머리에 지고 생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목 디스크 등 경추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 의사다. 연간 수술 환자의 95%가 경추 질환자일 정도로 목 디스크 분야를 전담해 치료하고 있다. 대개 대학병원에서 척추 치료를 하는 정형외과 의사는 목, 허리 등을 함께 본다. 경희대병원은 정형외과 의사 두 명이 목과 허리를 전담해 치료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만큼 전문성이 높다는 의미다. 강 교수가 주로 치료하는 경추척수증은 경추 안에 있는 중추신경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는 “말초신경은 회복이 가능하지만 중추신경은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며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빨리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경추척수증은 어떤 질환인가.
“신경은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뉜다. 뇌는 중추신경으로 이어져 있고 목과 등은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이 같이 지난다. 허리에는 말초신경만 지난다. 허리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디스크탈출증이 있으면 말초신경만 눌린다. 말초신경은 손끝, 발끝과 연결되는 신경이다. 중추신경이 눌리면 이보다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손발 기능이 떨어지고 대소변을 제대로 못 보는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척수증은 척추 중앙을 지나는 중추신경인 척수신경이 압박돼 생기는 질환이다. 전신으로 지나는 모든 신경이 압박되면서 사지 기능이 떨어지고 온몸에 통증을 호소한다. 감각 이상 증상도 흔하다. 목 디스크탈출증은 약물이나 주사 치료 등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되지만 경추척수증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어떤 환자들이 경추척수증을 호소하나.
“심한 목 디스크탈출증이 있으면 생길 위험이 있다. 선천적으로 신경관이 좁은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목 디스크가 조금만 튀어나와도 신경이 많이 눌릴 수 있다. 인대가 뼈로 바뀌어 신경을 누르는 후종인대 골화증 환자도 경추척수증을 호소할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유병률은 2~4% 정도다. 이들 질환은 모두 퇴행성 질환이다. 과거에는 50대 이상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운동을 잘 안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환자 연령이 낮아졌다.”
▷경추척수증의 증상은 어떤 것인가.
“평소와 달리 젓가락질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글씨체가 변했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야 한다. 걸을 때 휘청거리는 등 보행장애를 겪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풍과 비슷한 증상인데 중풍은 한쪽으로 마비가 오지만 경추척수증은 마비 등의 증상이 양쪽에 나타난다. 손발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중풍 등으로 오인해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뇌신경 질환과도 헷갈릴 수 있나.
“초기에는 구별이 어려운 환자도 있다. 척수증 환자는 중심을 못 잡아 좌우로 흔들리는데 파킨슨은 좌우로 흔들리는 것보다는 행동이나 반응이 느린 증상 등으로 나타난다. 뇌 신경계 질환과는 목을 중심으로 증상을 구분할 수 있다. 경추척수증은 목 이하로만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 같은 질환은 얼굴 표정, 말 등 머리 증상도 나타난다.”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추척수증 증상이 있나.
“경추척수증이 있는 환자는 옆으로 휘청거리며 걷는다. ‘발 잇기 일자보행 검사’는 환자가 일직선에 맞춰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걷도록 해 똑바로 보행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열 발자국을 걷지 못하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주먹을 완전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 값을 측정하는 ‘주먹 쥐었다 펴기 검사’도 있다. 정상이라면 10초에 20회 이상 무리 없이 양측 손을 똑같이 시행할 수 있지만 이보다 속도가 늦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젓가락질이 서툴어진 것도 경추척수증 증상일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일반적인 퇴행성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경추척수증은 60~70% 정도가 비슷한 상태로 유지되거나 증상이 악화된다. 신경 압박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다. 팔다리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경추척수증으로 진단받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물질로 대체하거나 좁아진 관을 넓히는 후궁성형술을 많이 한다.”
▷예방이 중요하겠다.
“의식적으로라도 가슴을 쫙 펴거나 잠깐 일어섰다 앉으면서 자세를 가다듬는 등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척추 주위 근육량이 늘어난다.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된다. 땀을 흘릴 정도의 강도로 조깅이나 걷기 운동을 계속하면서 목디스크 증상이 회복된 환자가 상당히 많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사진)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경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머리를 앞으로 30도 구부리면 경추가 받는 스트레스는 3배 증가한다”며 “20㎏ 쌀가마니를 머리에 지고 생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목 디스크 등 경추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 의사다. 연간 수술 환자의 95%가 경추 질환자일 정도로 목 디스크 분야를 전담해 치료하고 있다. 대개 대학병원에서 척추 치료를 하는 정형외과 의사는 목, 허리 등을 함께 본다. 경희대병원은 정형외과 의사 두 명이 목과 허리를 전담해 치료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만큼 전문성이 높다는 의미다. 강 교수가 주로 치료하는 경추척수증은 경추 안에 있는 중추신경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는 “말초신경은 회복이 가능하지만 중추신경은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며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빨리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경추척수증은 어떤 질환인가.
“신경은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뉜다. 뇌는 중추신경으로 이어져 있고 목과 등은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이 같이 지난다. 허리에는 말초신경만 지난다. 허리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디스크탈출증이 있으면 말초신경만 눌린다. 말초신경은 손끝, 발끝과 연결되는 신경이다. 중추신경이 눌리면 이보다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손발 기능이 떨어지고 대소변을 제대로 못 보는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척수증은 척추 중앙을 지나는 중추신경인 척수신경이 압박돼 생기는 질환이다. 전신으로 지나는 모든 신경이 압박되면서 사지 기능이 떨어지고 온몸에 통증을 호소한다. 감각 이상 증상도 흔하다. 목 디스크탈출증은 약물이나 주사 치료 등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되지만 경추척수증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어떤 환자들이 경추척수증을 호소하나.
“심한 목 디스크탈출증이 있으면 생길 위험이 있다. 선천적으로 신경관이 좁은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목 디스크가 조금만 튀어나와도 신경이 많이 눌릴 수 있다. 인대가 뼈로 바뀌어 신경을 누르는 후종인대 골화증 환자도 경추척수증을 호소할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유병률은 2~4% 정도다. 이들 질환은 모두 퇴행성 질환이다. 과거에는 50대 이상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운동을 잘 안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환자 연령이 낮아졌다.”
▷경추척수증의 증상은 어떤 것인가.
“평소와 달리 젓가락질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글씨체가 변했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야 한다. 걸을 때 휘청거리는 등 보행장애를 겪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풍과 비슷한 증상인데 중풍은 한쪽으로 마비가 오지만 경추척수증은 마비 등의 증상이 양쪽에 나타난다. 손발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중풍 등으로 오인해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뇌신경 질환과도 헷갈릴 수 있나.
“초기에는 구별이 어려운 환자도 있다. 척수증 환자는 중심을 못 잡아 좌우로 흔들리는데 파킨슨은 좌우로 흔들리는 것보다는 행동이나 반응이 느린 증상 등으로 나타난다. 뇌 신경계 질환과는 목을 중심으로 증상을 구분할 수 있다. 경추척수증은 목 이하로만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 같은 질환은 얼굴 표정, 말 등 머리 증상도 나타난다.”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추척수증 증상이 있나.
“경추척수증이 있는 환자는 옆으로 휘청거리며 걷는다. ‘발 잇기 일자보행 검사’는 환자가 일직선에 맞춰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걷도록 해 똑바로 보행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열 발자국을 걷지 못하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주먹을 완전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 값을 측정하는 ‘주먹 쥐었다 펴기 검사’도 있다. 정상이라면 10초에 20회 이상 무리 없이 양측 손을 똑같이 시행할 수 있지만 이보다 속도가 늦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젓가락질이 서툴어진 것도 경추척수증 증상일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일반적인 퇴행성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경추척수증은 60~70% 정도가 비슷한 상태로 유지되거나 증상이 악화된다. 신경 압박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다. 팔다리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경추척수증으로 진단받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물질로 대체하거나 좁아진 관을 넓히는 후궁성형술을 많이 한다.”
▷예방이 중요하겠다.
“의식적으로라도 가슴을 쫙 펴거나 잠깐 일어섰다 앉으면서 자세를 가다듬는 등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척추 주위 근육량이 늘어난다.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된다. 땀을 흘릴 정도의 강도로 조깅이나 걷기 운동을 계속하면서 목디스크 증상이 회복된 환자가 상당히 많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