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유유 대표 "독자층 극세분화…1인 출판사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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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출판인 (6·끝)
月 3~4권 읽는 '헤비 리더' 타깃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책 기획
'~하는 법' 시리즈로 입지 다져
"절실함과 열망 있어야 버텨"
月 3~4권 읽는 '헤비 리더' 타깃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책 기획
'~하는 법' 시리즈로 입지 다져
"절실함과 열망 있어야 버텨"
“불특정 다수를 위한 베스트셀러는 바라지 않습니다. 한 달에 3~4권 이상 책을 읽는 ‘헤비 리더’들을 주 타깃층으로 잡아요. 헤비 리더들은 아주 전문적인 콘텐츠를 원해요. 주제를 쪼개고 또 쪼개서 세분화해 ‘이 분야에선 이 책이 원톱’이라고 알립니다. 해당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이 알아서 찾아올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죠.”
조성웅 유유 대표는 최근 서울 서교동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유의 책은 모두 4×6판(가로 12.8×세로 18.6㎝)이다. 200쪽을 넘지 않는다.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다. 조 대표는 “헤비 리더들은 어딜 가든 항상 책을 갖고 다닌다”며 “책의 겉모습만 봐도 ‘아, 이거 유유에서 나온 거구나’ 하고 생각하도록 제작해야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중국어학과를 졸업한 뒤 생각의나무를 시작으로 김영사, 돌베개 등 대형 출판사에서 일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2012년 유유를 혼자 창업했다. “1인 출판사는 2년을 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출판계는 레드오션이다. 9년째 탄탄하게 입지를 다져온 덕에 유유는 국내 1인 출판사 중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현재 조 대표를 비롯해 편집자, 디자이너 등 총 5명이 일하고 있다.
유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2016년 출간한 문장교열 전문가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였다. 이후 ‘작고, 단단하게, 재미있게’를 캐치프레이즈로 고전 강의, 공부법, 글쓰기 등을 주제로 책을 내왔다. 특히 ‘~하는 법’ 시리즈가 인문교양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작은 출판사 차리는 법》 《공부의 기초 세트》 《독서모임 꾸리는 법》 등이다. 최근엔 현직 편집자들의 작업 방식을 담은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도 냈다. 문학, 경제·경영, 실용, 에세이 등의 전문 편집자들이 원고 선정과 기획, 마케팅 방법 등에 관해 직접 썼다.
“요즘은 독자와 작가, 편집자라는 경계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어요. 누구든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고급 콘텐츠 생산과 소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 하죠. ‘~하는 법’ 시리즈도 그래서 잘나가는 것 같습니다.”
조 대표는 “1인 출판사가 성공하려면 ‘내가 만들고 싶은 책’과 ‘독자가 보고 싶어 할 책’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출판사는 자유등록제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다른 업종에 비해 굉장히 낮다”며 “‘내가 원하는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만으로 출판업계에 뛰어들었다가 쓰러지는 출판사가 매우 많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업은 취미생활이 아닙니다. 출판에 대한 열망이 절실해야 돼요. 출판을 하면서 돈을 벌고, 가족과 직원들을 먹여 살리는 동시에 좋은 책을 낸다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창업 전 사전 시장조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성별, 연령별, 분야별 독자들의 특징과 선호하는 분야를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며 “출판계에 몸 담았던 사람들의 1인 출판사 창업은 말리지 않지만, 출판 문외한 단계에서 시작하는 건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고생해서 만든 책의 수지타산이 늘 잘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망하지 않고 버텨야 이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유유라는 이름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조성웅 유유 대표는 최근 서울 서교동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유의 책은 모두 4×6판(가로 12.8×세로 18.6㎝)이다. 200쪽을 넘지 않는다.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다. 조 대표는 “헤비 리더들은 어딜 가든 항상 책을 갖고 다닌다”며 “책의 겉모습만 봐도 ‘아, 이거 유유에서 나온 거구나’ 하고 생각하도록 제작해야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중국어학과를 졸업한 뒤 생각의나무를 시작으로 김영사, 돌베개 등 대형 출판사에서 일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2012년 유유를 혼자 창업했다. “1인 출판사는 2년을 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출판계는 레드오션이다. 9년째 탄탄하게 입지를 다져온 덕에 유유는 국내 1인 출판사 중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현재 조 대표를 비롯해 편집자, 디자이너 등 총 5명이 일하고 있다.
유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2016년 출간한 문장교열 전문가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였다. 이후 ‘작고, 단단하게, 재미있게’를 캐치프레이즈로 고전 강의, 공부법, 글쓰기 등을 주제로 책을 내왔다. 특히 ‘~하는 법’ 시리즈가 인문교양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작은 출판사 차리는 법》 《공부의 기초 세트》 《독서모임 꾸리는 법》 등이다. 최근엔 현직 편집자들의 작업 방식을 담은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도 냈다. 문학, 경제·경영, 실용, 에세이 등의 전문 편집자들이 원고 선정과 기획, 마케팅 방법 등에 관해 직접 썼다.
“요즘은 독자와 작가, 편집자라는 경계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어요. 누구든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고급 콘텐츠 생산과 소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 하죠. ‘~하는 법’ 시리즈도 그래서 잘나가는 것 같습니다.”
조 대표는 “1인 출판사가 성공하려면 ‘내가 만들고 싶은 책’과 ‘독자가 보고 싶어 할 책’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출판사는 자유등록제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다른 업종에 비해 굉장히 낮다”며 “‘내가 원하는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만으로 출판업계에 뛰어들었다가 쓰러지는 출판사가 매우 많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업은 취미생활이 아닙니다. 출판에 대한 열망이 절실해야 돼요. 출판을 하면서 돈을 벌고, 가족과 직원들을 먹여 살리는 동시에 좋은 책을 낸다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창업 전 사전 시장조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성별, 연령별, 분야별 독자들의 특징과 선호하는 분야를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며 “출판계에 몸 담았던 사람들의 1인 출판사 창업은 말리지 않지만, 출판 문외한 단계에서 시작하는 건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고생해서 만든 책의 수지타산이 늘 잘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망하지 않고 버텨야 이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유유라는 이름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