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오스카상 시상식이 끝난 뒤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서 특파원단과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오스카상 시상식이 끝난 뒤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서 특파원단과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카데미 아시아계 수상은 일본 배우가 먼저다."

배우 윤여정(74)이 26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이 이처럼 딴죽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지지통신은 "'미나리'에서 할머니 역으로 호연한 한국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이 수상했다"며 "아시아계 여배우의 수상은 미국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에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또한 "아시아인의 여우조연상 획득은 1958년에 일본 출신의 우메키 미요시가 미국 영화 '사요나라'로 수상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958년도 여우조연상을 받은 우메키 미요시 배우는 실제로는 일본계 미국인이었다.


윤여정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서 호명되자 수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에게 트로피를 받고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여정은 '미나리' 제작자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에게 "우리가 촬영할 때 어디 있었냐"고 농담을 건넨 뒤 최근 아시아 영화의 약진과 할리우드의 다양성 확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함께 오른 여배우들을 향해 "우리는 각자 다른 역할을 연기했고, 서로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며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a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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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와 품격을 갖춘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외신들은 "쇼 훔친 뜻밖의 선물"이라고 호평했다.

윤여정은 "무지개도 일곱 가지 색깔이 있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한다"고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