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배우 윤여정에게 브래드 피트의 냄새를 물었던 매체가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엑스트라TV는 지난 25일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윤여정과 비대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영상에서 일부를 편집해 공개했다.

이 방송사 진행자는 윤여정을 향해 여우조연상 시상자였던 브래드 피트에게서 "얘기 나눴나? 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느냐(What did you guys talk about? And what did he smell like?)"고 물었다. 윤여정은 이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냄새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고 재치넘치게 응수했다.

해당 질문에 대해 무례했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엑스트라TV는 사과 없이 문제가 된 장면만 슬쩍 삭제해 빈축을 샀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What did Brad Pitt smell like' 질문이 단순히 냄새에 관해 묻는 게 아니라 유명인을 만난 느낌을 물은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하지만 동시통역사인 박혜림 (주)칼라스컴퍼니 대표는 "표현하는 문화적 상식의 차이라서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당시 상황을 본다면 '느낌이 어땠냐'라고 해석될 여지는 별로 없다. 그 자리나 순간의 성격에 맞지 않는 질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영화에서 손자가 윤여정에게 할머니 냄새가 난다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의 연장선이 아니었을까 묻자 "기자가 영화를 보고 그렇게 말한 거라면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그 부분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물어봤어야 하는데 이 상황을 보면 그런 의도도 아니었던 것 같고 너무 뜬금없었다"고 꼬집했다.

아울러 "문화적 차이인데 서양 문화에서는 셀럽을 만난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 어떤 향이 났냐'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호들갑스럽게 부유층 혹은 셀럽의 냄새를 궁금해하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이 질문을 너무 좋은 질문이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