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절반이 모르고 당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환자 1200만명…젊은층도 127만명
증상 자각 없다가 동맥경화증 등 합병증 유발
자주 어지럽다면 정기적으로 혈압 측정
증상 자각 없다가 동맥경화증 등 합병증 유발
자주 어지럽다면 정기적으로 혈압 측정
고혈압의 또 다른 이름은 ‘국민병’이다. 국민 4명 중 1명, 60대 중 절반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해서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20대 이상 인구의 29%인 1200만 명이 고혈압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고혈압으로 내원한 환자만 671만 명에 이른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별다른 증상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살인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국내 20~30대 고혈압 환자는 12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장년층 질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20~30대 환자 중 스스로 고혈압을 인지하는 비율은 17%에 그친다.
노화로 인해 동맥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면서 혈압이 증가하는 게 주 원인이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주위 환경, 생활 습관도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미리 진단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성인 누구나 이 저승사자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 5월 17일을 ‘고혈압의 날’로 정하고 주의를 환기하는 이유다.
흔한 증상으론 목덜미에서 뒷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느낌이나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호흡 곤란, 손발 저림도 고혈압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고혈압 환자 중 절반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게 필요하다. 전자식 혈압계를 활용하면 혼자서도 쉽게 혈압을 잴 수 있다. 24시간 활동 혈압검사로 일상에서 평균 혈압을 확인할 수도 있다. 팔에 혈압기를, 허리에 검사기기를 착용하면 평상시의 혈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혈압이 올라가면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고혈압은 심장을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센터장은 “고혈압으로 인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이 커지는 심부전증이 올 수 있다”며 “동맥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뇌는 우리 몸에서 혈류가 가장 많이 지나가는 장기여서 혈압의 영향을 받기 쉽다. 고혈압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장도 상하게 해 관리하지 않으면 초기엔 단백뇨, 혈뇨 등이 나타나다가 이후엔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신부전증이 발병할 수 있다.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게 고혈압을 막는 가장 빠른 길이다.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다. 운동은 주 3회 이상 땀이 나고 맥박이 빨라질 정도로 하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식생활 개선도 필요하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생선, 견과류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량의 나트륨 섭취는 금물. 한국의 1인당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8년 기준 3274㎎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2000㎎보다 60% 높다. 이 권고량은 소금 5g에 해당하는 양이다.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 등 염분이 많은 음식은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전문의 처방에 따라 질환 정도, 기저질환, 연령 등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고혈압 약은 복용 시 반드시 1회 용량만 복용해야 한다. 약 먹을 시간을 놓쳤다고 용량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뇨제 성분 약인 경우엔 보통 아침에 복용한다. 저녁 늦게 복용하는 경우엔 이뇨 작용으로 깊은 잠을 자기 어려울 수 있다.
혈압 약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암로디핀, 딜티아젬, 베라파밀 등 칼슘채널 차단제는 안면홍조, 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적절한 의약품을 처방받아야 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노화로 인해 동맥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면서 혈압이 증가하는 게 주 원인이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주위 환경, 생활 습관도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미리 진단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성인 누구나 이 저승사자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 5월 17일을 ‘고혈압의 날’로 정하고 주의를 환기하는 이유다.
2명 중 1명 증상 없어
고혈압 진단 기준은 명확하다. 2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일 때가 고혈압이다. 혈압을 잴 땐 5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 편안하게 앉아서 측정해야 한다. 혈압은 피가 혈관 속을 흐를 때 혈관벽에 미치는 압력을 말한다.흔한 증상으론 목덜미에서 뒷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느낌이나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호흡 곤란, 손발 저림도 고혈압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고혈압 환자 중 절반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게 필요하다. 전자식 혈압계를 활용하면 혼자서도 쉽게 혈압을 잴 수 있다. 24시간 활동 혈압검사로 일상에서 평균 혈압을 확인할 수도 있다. 팔에 혈압기를, 허리에 검사기기를 착용하면 평상시의 혈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혈압이 올라가면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고혈압은 심장을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센터장은 “고혈압으로 인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이 커지는 심부전증이 올 수 있다”며 “동맥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뇌는 우리 몸에서 혈류가 가장 많이 지나가는 장기여서 혈압의 영향을 받기 쉽다. 고혈압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장도 상하게 해 관리하지 않으면 초기엔 단백뇨, 혈뇨 등이 나타나다가 이후엔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신부전증이 발병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혈압 높여
고혈압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기름진 식사, 흡연, 운동 부족은 고혈압을 일으키는 ‘3대 악’이다. 짜게 먹는 식습관, 과도한 음주도 고혈압 발병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게 고혈압을 막는 가장 빠른 길이다.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다. 운동은 주 3회 이상 땀이 나고 맥박이 빨라질 정도로 하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식생활 개선도 필요하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생선, 견과류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량의 나트륨 섭취는 금물. 한국의 1인당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8년 기준 3274㎎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2000㎎보다 60% 높다. 이 권고량은 소금 5g에 해당하는 양이다.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 등 염분이 많은 음식은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약 먹을 때 놓쳐도 과다 복용 ‘NO’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혈압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체중 감량, 저염식 등을 함께하면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중요한 것은 전문의 처방에 따라 질환 정도, 기저질환, 연령 등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고혈압 약은 복용 시 반드시 1회 용량만 복용해야 한다. 약 먹을 시간을 놓쳤다고 용량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뇨제 성분 약인 경우엔 보통 아침에 복용한다. 저녁 늦게 복용하는 경우엔 이뇨 작용으로 깊은 잠을 자기 어려울 수 있다.
혈압 약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암로디핀, 딜티아젬, 베라파밀 등 칼슘채널 차단제는 안면홍조, 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적절한 의약품을 처방받아야 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