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타도 땀이 송글…남녀노소 빠지는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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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보다 저렴한 승마…제대로 배우려면
말 움직임 따라 앉고 서…'스쿼트' 뺨쳐
비용 10회당 50만~150만원 천차만별
헬멧·마구는 제공…별도 부대비용 없어
디지털 세대에 동물과 교감 교육 인기
골프보다 저렴한 승마…제대로 배우려면
말 움직임 따라 앉고 서…'스쿼트' 뺨쳐
비용 10회당 50만~150만원 천차만별
헬멧·마구는 제공…별도 부대비용 없어
디지털 세대에 동물과 교감 교육 인기
‘귀족 스포츠’ ‘일회성 관광상품’…. 승마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즐기는 데 돈이 많이 드는 만큼 ‘일부만의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제주도 등에서 ‘패키지여행’ 상품에 포함된 승마체험을 해본 뒤 ‘별거 아니네’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승마는 알면 알수록 까다로운 동시에 매력이 넘치는 운동”이라는 게 대다수 체험자의 얘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에서 승마를 정기적으로 즐기는 사람은 4만2000명에 달한다. 흙먼지가 날리는 승마장으로 이들을 이끄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승마하면 말이 힘들지, 타는 사람이 뭐가 힘들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승마는 팔, 다리, 허리, 복부 등 온 몸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 움직이는 말 위에서 떨어지지 않게 버티는 데 많은 힘이 든다. 10분간 말을 탈 경우 온몸이 500~1000회가량 사방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올바른 자세를 위해 배에 힘을 준 상태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집중하다 보면 등 뒤에 땀이 흐르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다.
하체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 말의 보법은 평보와 속보, 구보로 나뉜다. 속보는 앉아서 타는 좌속보와 말의 동작에 맞춰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경속보로 나뉜다. 경속보는 기승자의 체중에 따른 충격을 줄여주는 보법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말 위에서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게 만만치 않다. 스쿼트 운동을 쉼 없이 반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하체와 허리 근력을 단련하고, 장운동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 동물과 교감하는 유일한 운동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아이들에게 승마 교육을 시키는 사람이 많다. 로얄새들클럽 관계자는 “부모와 함께 승마장을 찾는 10대 회원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체험 이상의 전문적 교육은 보통 열 살 이상부터 시작된다. 트라우마를 많이 겪는 직군인 경찰관, 소방관 등에게 무상으로 승마교육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처음 승마를 배우면 평보부터 시작한다. 말에 타고 내리는 법, 고삐를 쥐는 법, 머리와 허리, 발이 일직선이 되는 기본자세 등을 배운다. 말이 지치기 때문에 회당 보통 50분가량 탄다.
평보와 앉아서 달리는 좌속보에 익숙해진 뒤인 4~5회차부터는 등자를 밟고 엉덩이를 오르내리는 경속보에 입문한다. 경보는 15~20회 수업을 들은 뒤에 가능하다. “사극에 나오는 배우처럼 멋지게 말을 타기 위해선 30회 정도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말을 자유자재로 탈 수 있게 된 이후에는 마장마술과 장애물넘기 등에 도전하기도 한다. 마장마술은 가로, 세로 60m, 20m의 마장에서 정해진 동작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구사하는지를 평가하는 종목이다.
장애물 넘기에서는 기승자와 말이 한 몸처럼 12~15개의 인공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마장을 벗어나 들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외승’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6개월 정도 연습한 뒤 승마장 바깥에서 지구력 경기 등을 즐기는 동호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돈 걱정’ 때문에 승마 입문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승마에 꼭 필요한 말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 등지에선 승마가 귀족 스포츠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 뛸 생각이 아니라면 승마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스포츠”라는 게 동호인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승마 교습에 드는 비용은 승마장마다 천차만별이다. 10회 기준 싼 곳은 40만~50만원, 비싼 곳은 150만원가량을 받기도 한다. 승마장 이용료와 교관 강습료를 제외하면 다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헬멧, 마구 등 대부분 장비를 승마장에서 제공한다. 청바지 등 간편한 옷과 장갑만 준비하면 말을 탈 수 있다. 대부분 동호인은 말을 구입하지 않고 승마장에서 기르는 말을 탄다. “그린피, 카트이용료, 캐디피를 내야 하고, 클럽하우스 식당 등 부대시설 사용료까지 합하면 큰돈이 드는 골프보다 싸다”는 말이 틀린 얘기가 아니다.
다만 ‘내 말을 이용하겠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말의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전문적 관리를 위해 말을 승마장에 맡기는 데에도 한 달에 최소 수십만원이 든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는 468개 승마장이 있다. 넓은 부지가 필요해 경기 등 교외 지역에 승마장이 몰려 있다. 경기에는 105개, 제주에는 72개 승마장이 있다. 말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면 교관의 실력, 가격, 시설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찾는 것이 좋다.
최한종/최다은 기자 onebell@hankyung.com
그러나 “승마는 알면 알수록 까다로운 동시에 매력이 넘치는 운동”이라는 게 대다수 체험자의 얘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에서 승마를 정기적으로 즐기는 사람은 4만2000명에 달한다. 흙먼지가 날리는 승마장으로 이들을 이끄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승마하면 말이 힘들지, 타는 사람이 뭐가 힘들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승마는 팔, 다리, 허리, 복부 등 온 몸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 움직이는 말 위에서 떨어지지 않게 버티는 데 많은 힘이 든다. 10분간 말을 탈 경우 온몸이 500~1000회가량 사방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올바른 자세를 위해 배에 힘을 준 상태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집중하다 보면 등 뒤에 땀이 흐르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다.
하체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 말의 보법은 평보와 속보, 구보로 나뉜다. 속보는 앉아서 타는 좌속보와 말의 동작에 맞춰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경속보로 나뉜다. 경속보는 기승자의 체중에 따른 충격을 줄여주는 보법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말 위에서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게 만만치 않다. 스쿼트 운동을 쉼 없이 반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하체와 허리 근력을 단련하고, 장운동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 동물과 교감하는 유일한 운동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아이들에게 승마 교육을 시키는 사람이 많다. 로얄새들클럽 관계자는 “부모와 함께 승마장을 찾는 10대 회원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체험 이상의 전문적 교육은 보통 열 살 이상부터 시작된다. 트라우마를 많이 겪는 직군인 경찰관, 소방관 등에게 무상으로 승마교육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처음 승마를 배우면 평보부터 시작한다. 말에 타고 내리는 법, 고삐를 쥐는 법, 머리와 허리, 발이 일직선이 되는 기본자세 등을 배운다. 말이 지치기 때문에 회당 보통 50분가량 탄다.
평보와 앉아서 달리는 좌속보에 익숙해진 뒤인 4~5회차부터는 등자를 밟고 엉덩이를 오르내리는 경속보에 입문한다. 경보는 15~20회 수업을 들은 뒤에 가능하다. “사극에 나오는 배우처럼 멋지게 말을 타기 위해선 30회 정도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말을 자유자재로 탈 수 있게 된 이후에는 마장마술과 장애물넘기 등에 도전하기도 한다. 마장마술은 가로, 세로 60m, 20m의 마장에서 정해진 동작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구사하는지를 평가하는 종목이다.
장애물 넘기에서는 기승자와 말이 한 몸처럼 12~15개의 인공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마장을 벗어나 들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외승’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6개월 정도 연습한 뒤 승마장 바깥에서 지구력 경기 등을 즐기는 동호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돈 걱정’ 때문에 승마 입문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승마에 꼭 필요한 말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 등지에선 승마가 귀족 스포츠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 뛸 생각이 아니라면 승마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스포츠”라는 게 동호인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승마 교습에 드는 비용은 승마장마다 천차만별이다. 10회 기준 싼 곳은 40만~50만원, 비싼 곳은 150만원가량을 받기도 한다. 승마장 이용료와 교관 강습료를 제외하면 다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헬멧, 마구 등 대부분 장비를 승마장에서 제공한다. 청바지 등 간편한 옷과 장갑만 준비하면 말을 탈 수 있다. 대부분 동호인은 말을 구입하지 않고 승마장에서 기르는 말을 탄다. “그린피, 카트이용료, 캐디피를 내야 하고, 클럽하우스 식당 등 부대시설 사용료까지 합하면 큰돈이 드는 골프보다 싸다”는 말이 틀린 얘기가 아니다.
다만 ‘내 말을 이용하겠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말의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전문적 관리를 위해 말을 승마장에 맡기는 데에도 한 달에 최소 수십만원이 든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는 468개 승마장이 있다. 넓은 부지가 필요해 경기 등 교외 지역에 승마장이 몰려 있다. 경기에는 105개, 제주에는 72개 승마장이 있다. 말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면 교관의 실력, 가격, 시설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찾는 것이 좋다.
최한종/최다은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