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진준 작가를 블룸버그 뉴컨템포러리즈 2021 현대미술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창립 72주년을 맞이한 유서 깊은 공모전으로, 영국 현대 미술을 이끄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현대미술 영역을 개척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데이비드 호크니, 데미안 허스트, 패트릭 콜필드, 크리스트 오필 등 현대미술계 거장으로 평가받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거쳐 간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선정되면 세계적인 갤러리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동문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는 조각가 휴 로케, 2019년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을 받은 타이 샤니, 영화감독인 미셸 윌리엄 가마커가 참여해 6500명의 후보자들 중 75명의 작가를 골라냈다. 이진준 작가는 올해 신작인 ‘Empty Garden’을 출품해 선정됐다.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이르는 과정과 관련한 정원의 모습을 AI기술로 생성한 영상 작품이다.
이 작가는 지난 2월에는 영국 왕립예술학회의 석학회원으로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영국 왕립예술협회는 1660년 영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단체다. 영국 왕립예술협회는 매년 사회 발전에 뛰어난 성과를 거두거나 변화를 이끌어낸 사람들을 회원으로 지명한다. 찰스 디킨스, 아담 스미스, 벤자민 프랭클린, 칼 마르크스, 스티븐 호킹, 넬슨 만델라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작가는 지난해 말 기존 회원들에 의해 추천돼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친 뒤 종신 석학회원으로 선정됐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순수미술 철학 박사를 2년 반만에 통과하면서 주목할 만한 논문을 남긴 덕분이다. 수정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논문 'Empty Garden: A Journey to Nowhere in Somewhere'은 AR, VR, 메타버스와 같은 미래 기술공간의 새로운 철학적, 예술적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가는 오는 8월 한국으로 돌아와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부임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온 연구를 바탕으로 AI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예술, 디자인 및 공간 경험을 연구하는 TX Lab을 이끌게 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