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처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처
MBC '뉴스데스크'가 생방송이 아닌 방송분의 70%를 사전에 촬영된 '녹화' 방송으로 채웠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MBC 노동조합은 26일 노조 성명을 통해 "8월 24일 '뉴스데스크'와 25일 '뉴스데스크' 상당수 리포트가 앵커 멘트까지 사전 제작된 녹화물인데 생방송 뉴스인 것처럼 방영됐다"며 "문화방송이 메인뉴스를 진행하면서 오랜 세월 시청자와 쌓은 '생방송' 뉴스의 원칙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전했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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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지난 24일 방송분 19개 리포트 중 15개가 앵커 멘트까지 사전에 녹화돼 79%가 녹화 방송이었고, 25일 방송분은 23개 리포트 중 16개인 70%가 사전 녹화물이었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심의규정 제55조에 따르면 '시사, 보도, 토론, 운동경기 중계 등의 프로그램 또는 그 내용 중 일부가 사전 녹음, 녹화 방송일 때에는 생방송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25일 방송의 경우 왕종명 앵커가 국민의 힘 홍준표 의원을 인터뷰 하는 장면 오른쪽 상단에 '사전녹화' 문구가 표기됐지만 다른 뉴스에서는 별도의 표기가 없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인터뷰 화면에 표기된 '사전녹화'/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인터뷰 화면에 표기된 '사전녹화'/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처
다른 방송사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부득이한 경우 사전 녹화 방송이 포함되긴 하지만, 그 비중이 절반을 넘기진 않는다는 게 방송가의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인터뷰를 포함해 몇몇 꼭지를 사전에 녹화해 진행하긴 하지만, 앵커 멘트까지 사전 녹화 방송으로 채운다는 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거 같긴 하다"고 전했다.

노조에서는 녹화 비율이 늘어난 원인으로 왕종명 앵커의 출연 비중이 늘어난 것을 꼽았다. 노조 측은 "왕 앵커 본인이 출연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오면서 여성 앵커의 비중은 줄어들었고, 그러다 보니 왕 앵커 혼자 뉴스 도중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대담도 하고, 스크린 앞에도 서야 하므로 사전녹화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박성제 MBC 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사퇴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뉴스데스크가 사전녹화로 방송되어왔는지는 과거 1년치 이상을 모니터하고 조사를 해 봐야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 측은 노조 측의 주장과 달리 25일 방송은 23개 뉴스 중 15개인 65%만 사전 녹화였다고 정정하고,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남녀 앵커가 동석해 녹화를 진행하지 않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뉴스 제작을 하다보니 방송 사고를 우려해 사전 녹화 분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CG 작업을 필요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앵커의 위치와 카메라 각도 등 정교화 작업이 중요해 지면서 녹화 방송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