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도 "우울증 앓았다" 고백 이어져
"우울증 겪더라도 치료받으면 나아져…초기 치료 중요"
이들 외에도 우울증을 호소했던 연예인들은 한 둘이 아니다. 소녀시대 태연, 포미닛 출신 현아,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까지 아이돌 출신들도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룹 엠블랙 출신 미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미르방'에서 "연예인들의 우울증에 대해 할 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동영상에서 "저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하게 왔고, 방송에서 내 모습을 좋아해 주신다는 생각에 제 성격을 숨겨왔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우울증이 '별거 아니다'라고 할 수 없지만, 겪어 보니 치료를 받으면 나아진다. 혹시 겪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극복하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울함을 느끼는 게 병이라고?
연예인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우울함은 누구나 겪는 감정 중 하나다. 하지만 어떤 일을 겪으면서 이전보다 혹은 사회 통념상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비해 지나치게 오래 우울함을 느낀다면 기분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울증이 '병'인 이유는 우울하다는 감정과 함께 무기력함, 짜증과 분노가 지속해서 유발하면서 기분과 생각, 행동 방식까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개인의 잘못이나 약점도 아니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아질 수도 있지만,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느낀 시점이라면 약물치료와 정신 치료 모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하다. 우울증을 앓았던 가족이 있을 경우 발생 확률이 높고, 임신과 출산, 폐경 등 호르몬의 변화가 있는 시기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어떤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알코올 섭취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것도 못 견뎌?" 핀잔보단 "치료" 권해야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는 최악의 경우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진행한 2021년 2분기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12.4%는 "최근 2주 사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성인 8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을 정도로 심한 우울감을 느낀 것.
연령대로는 20대, 30대가 우울 평균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우울 평균 점수와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았던 20대, 30대에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율이 각각 17.5%, 14.5%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과 조민우 교수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진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정상인과 비교해 극단적 선택 비율이 약 3.8배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자살예방백서에 실린 '심리부검을 통한 자살 경로의 탐색적 분석' 연구에 따르면, 연령·성별을 막론하고 자살 경로의 고위험 요인으로 우울장애(우울증)을 꼽았다.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유명인들 중 평소 우울증을 호소했던 이들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울 장애를 겪을 경우 즉각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과거에 비해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우울증을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최대한 빨리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