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끊임없이 자극 주입
기업들도 더 강한 제품·서비스 내놔
욕구 쉽게 충족되면서 절제력 잃어
쾌락과 고통의 적당한 균형 필요

더 큰 문제는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들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강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이런 공세에 순진한 소비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책 《도파민 나라(Dopamine Nation)》는 현대 사회에서 중독 문제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그리고 심각하게 확산하고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도파민 나라’라는 제목에는 도파민이 지배하고 있는 현대 사회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책은 각종 중독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도파민에서 찾고 있다. 도파민은 쾌락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이다. 현대인은 24시간 멈출 줄 모르는 최고의 도파민 자극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음식, 뉴스, 도박, 쇼핑, 게임, 약물,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계속해서 과다한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자극이 넘쳐나고 있다.
렘브크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스마트폰이 24시간 지속적으로 도파민을 투여하는 ‘피하 주사 바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자동으로 또 다른 욕구가 등장하고, 그것들을 계속 채워줌으로써 인류가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쾌락의 나선 효과’가 나타난다. 디지털 세계에서 욕구와 쾌락이 쉽게 충족되면서 젊은 세대는 절제력과 회복력을 상실하고, 강박적으로 점점 더 센 쾌락 자극을 갈망한다.
“현대에 사는 것은 매우 도전적입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중독 문제에 대처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미 모든 것이 제공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혹시 호르몬과 반사 작용에 의해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있지 않나요? 분명한 진실은 우리가 더 많이 소비할수록, 훨씬 더 불행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