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평범한 것을 다르게 보는 능력…혁신의 시작은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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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력을 단련하는 법 (察力の鍛え方)
킬러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데이터·논리적 사고만으론 한계 있어
삶 속 모든 것을 질문하고 들여다봐야
킬러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데이터·논리적 사고만으론 한계 있어
삶 속 모든 것을 질문하고 들여다봐야
전 세계적으로 ‘작가 매니지먼트 비즈니스’가 유행이다. 다채널·다매체 시대에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사례가 늘어나면서 체계적으로 콘텐츠를 관리하고 유통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도시마 요헤이(佐渡島庸平)는 일본의 대형 출판사 고단샤 출신으로, 600만 부 넘게 팔린 《드래곤 사쿠라》와 누적 부수 1600만 부를 돌파한 《우주형제》 등 메가 히트작을 만든 스타 편집자다. 그가 2012년 10월 돌연 고단샤를 퇴사하고 설립한 작가 매니지먼트 회사 코르크는 단기간에 일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 에이전시로 성장했다. 신인 만화 작가들의 요람인 코르크는 작가를 육성하고 세로 스크롤 형식으로 일본 만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9월 출간돼 일본 경영자들 사이에서 화제인 책 《관찰력을 단련하는 법(察力の鍛え方)》에는 코르크의 성공 전략이 소개된다. 신인 만화 작가들의 창조역량 강화와 인터넷 시대의 만화 생존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도시마 요헤이는 데이터나 논리적 사고만으로는 작품 활동에 한계가 있다면서, 킬러 콘텐츠를 탄생시키는 데 필요한 직감이나 감성을 키우기 위한 창작 가이드를 제안한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대중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는 모두 ‘관찰하는 힘’으로부터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관찰은 사물의 상태나 변화를 ‘객관적’으로 ‘주의 깊게’ 보고, ‘조직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과학은 관찰의 역사이기도 하다. 철학자들도 관찰에 대해 계속 질문했다. …좋은 관찰은 어떤 현실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현실과 가설의 어긋남을 깨닫고, 가설을 갱신하는 것이다. 나쁜 관찰은 현실과 가설 사이의 차이점을 깨닫지 못하고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책은 인류 역사의 위대한 혁신이 모두 관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환기하며 ‘질문’에서 시작해 ‘가설’ 그리고 ‘관찰’로 이어지는 창조의 순환 구조를 소개한다. 아울러 좋은 관찰을 방해하고 왜곡하는 다양한 인지 편향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고 추억에 갇혀 있는 ‘확증 편향’, 부정적인 것에 끌리는 ‘부정 편향’, 남들의 의견에 따라가는 ‘동조 편향’, 성공한 사례만 주목받는 ‘생존자 편향’ 등이다. 관찰력을 단련하기 위해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가설’이다. 가설이란 머릿속의 어떤 어렴풋하고 설익은 생각을 ‘말’로 드러내 보는 것이다. 가설은 말로 시작된다. 저자는 눈에 비치는 것을 말로 표현해보는 과정을 디스크립션(묘사, 설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어떤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을 눈에 보이는 대로 말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이런 디스크립션을 통해 생각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고, 또한 똑같은 현상에 대한 타인의 디스크립션을 참고하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똑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능력, 관찰력. 이것을 키우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평범한 일상이라고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우연히 발 디디는 곳에 피어 있는 들꽃에도 시선을 건네보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아마도 이런 시가 탄생하지 않을까.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시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지난 9월 출간돼 일본 경영자들 사이에서 화제인 책 《관찰력을 단련하는 법(察力の鍛え方)》에는 코르크의 성공 전략이 소개된다. 신인 만화 작가들의 창조역량 강화와 인터넷 시대의 만화 생존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도시마 요헤이는 데이터나 논리적 사고만으로는 작품 활동에 한계가 있다면서, 킬러 콘텐츠를 탄생시키는 데 필요한 직감이나 감성을 키우기 위한 창작 가이드를 제안한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대중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는 모두 ‘관찰하는 힘’으로부터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관찰은 사물의 상태나 변화를 ‘객관적’으로 ‘주의 깊게’ 보고, ‘조직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과학은 관찰의 역사이기도 하다. 철학자들도 관찰에 대해 계속 질문했다. …좋은 관찰은 어떤 현실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현실과 가설의 어긋남을 깨닫고, 가설을 갱신하는 것이다. 나쁜 관찰은 현실과 가설 사이의 차이점을 깨닫지 못하고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책은 인류 역사의 위대한 혁신이 모두 관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환기하며 ‘질문’에서 시작해 ‘가설’ 그리고 ‘관찰’로 이어지는 창조의 순환 구조를 소개한다. 아울러 좋은 관찰을 방해하고 왜곡하는 다양한 인지 편향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고 추억에 갇혀 있는 ‘확증 편향’, 부정적인 것에 끌리는 ‘부정 편향’, 남들의 의견에 따라가는 ‘동조 편향’, 성공한 사례만 주목받는 ‘생존자 편향’ 등이다. 관찰력을 단련하기 위해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가설’이다. 가설이란 머릿속의 어떤 어렴풋하고 설익은 생각을 ‘말’로 드러내 보는 것이다. 가설은 말로 시작된다. 저자는 눈에 비치는 것을 말로 표현해보는 과정을 디스크립션(묘사, 설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어떤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을 눈에 보이는 대로 말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이런 디스크립션을 통해 생각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고, 또한 똑같은 현상에 대한 타인의 디스크립션을 참고하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똑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능력, 관찰력. 이것을 키우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평범한 일상이라고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우연히 발 디디는 곳에 피어 있는 들꽃에도 시선을 건네보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아마도 이런 시가 탄생하지 않을까.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시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