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걸려 만든 판타지 세계, '로티의 모험' 빠질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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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부산 설계한 양명석 건축가
세계관 몰입 위해 계산된 공간 구성
동심으로 간 3040 후기 보며 울고웃어
시간 흘러도 그대로인 추억의 공간 됐으면
지난 15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양명석 건축가(간삼건축 상무·사진)를 만났다. 등 뒤로 보이는 오색찬란한 파크와 대비되는 차분한 단색 카디건을 입었지만 밝은 미소가 테마파크와 잘 어우러졌다. 수백 아니 수천 번 들여다봤을 테지만 파크를 둘러보는 그의 눈에는 여전히 애정이 가득했다.
![6년 걸려 만든 판타지 세계, '로티의 모험' 빠질 준비 되셨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AA.29713157.1.jpg)
“테마파크는 철저히 허구의 세계 속에 존재해야 하는 자족적 공간이에요.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지 못해 이용자들이 ‘이거 밖에서 봤던 건데?’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의미가 퇴색돼 버립니다.”
파크는 모험심 많은 로티가 마법에 걸려 성에 갇힌 로리 여왕을 구한다는 스토리로 채워졌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이야기 같지만, 핵심은 ‘내가 직접 로티가 된다’는 데 있다. 파크에 입장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대형 나무 ‘토킹 트리’를 마주하게 된다. 이 말하는 나무는 로리 여왕을 구하기 위해 6개 존에서 수행할 미션을 준다. 광산 마을인 ‘언더랜드’ 존에서는 왕국의 에너지원이 되는 광물을 캐야 하고, ‘조이풀 메도우’ 존에서는 강력한 힘을 주는 ‘포스 쿠키’를 얻어와야 하는 식이다. 모든 미션을 성공하면 ‘로얄가든’에서 파티를 즐기게 된다.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를 올리는 장치는 파크 곳곳에 설치됐다. ‘자이언트 디거’의 내부 벽에는 오우거(괴물)들과 함께 광산 트레일을 타고 떠나는 로리의 모습이 재생된다. 입장객들은 1~2시간 줄을 서는 동안 이 영상을 본다. 실제 광산 속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어트랙션 내부의 작은 자재와 소품 하나에도 꼼꼼히 신경 썼다. 어트랙션 밖으로 나오면 로티와 로리가 등장하는 퍼레이드와 스테이지쇼가 진행된다. 파크 내를 걷다가 동화 속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면 한 발 뒤로 비켜줘야 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은 입장객이 로리의 왕국이라는 세계관에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계획한 공간이에요. 환상이 깨지지 않도록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겨야 했어요.”
![사진 = 김병언 기자
간삼건축 제공
이승무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AA.29713158.1.jpg)
그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입장객 스스로가 소중해지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예전에는 세련된 디자인에 눈이 갔다면 요즘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정화되는 분위기를 가진 공간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요.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 유한한 존재잖아요. 그런 존재가 스스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좋은 건축물 아닐까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도 방문객들에게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부산=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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