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 논란' 송지아도 "보고 싶었다"며 복귀
유튜브 수익 창출 조건 취소 시기 맞춘 듯
"안녕! 프링이(구독자)들.이른바 '짝퉁' 착용 논란에 휩싸여 굴욕적으로 활동을 중단한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가 이른바 '6개월의 법칙'을 염두에 두기라도 한 듯 복귀했다. 논란이 된 많은 유튜버가 수익 창출 박탈 자격 기한인 6개월 전에 돌아온 것처럼, 송지아도 "돈 때문에" 돌아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가 프링이들 너무 보고 싶어서 쉬는 동안 온 DM(다이렉트 메시지) 읽으면서 프링이들 생각도 하고, 프링이들이랑 소소하게 수다 떠는 게 너무 그리웠어요."
송지아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 "요즘 이렇게 지내요"라는 제목으로 일상 브이로그를 게재했다.그는 "프링이들이 그리워서 카톡방에도 들어가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어서 못 들어갔다"며 "저는 부산에서 가족들과 오랜 시간도 보내고, 집을 이사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도 배웠다. 이건 아껴둔 건데, 유화를 배우고 있다. 다음 주 유화 클래스 가기 전에 필요한 재료를 사야겠다. 얼마 전에 예쁜 화병을 샀는데 거기 꽃은 예쁜 꽃도 사고, 소소한 저의 일상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술 재료를 구입하고 예쁜 꽃도 산 송지아는 집으로 돌아와 집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송지아는 "너무 힘들었다. 2~3주 동안 힘이 없을 정도고 목이 심각하게 아팠다. 목에 칼이 들어온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는 "저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드렸는데, 오늘 너무 반가웠다.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이만 끝내고 가보도록 하겠다. 또 만나자"고 다음을 기약했다. 앞서 송지아는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 'free지아'를 운영을 시작했다. 소소하게 구독자를 모으던 그는 넷플릭스 '솔로지옥'에 인플루언서로 출연해 당당하고 솔직한 행동과 화법으로 사랑받았다. 여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 브랜드를 착용하는 화려한 스타일링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솔로지옥' 출연 전 50만 명이었던 구독자 수는 방송 이후 160만 명을 기록했고, 방송가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그는 '솔로지옥 최고의 수혜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방송, SNS, 유튜브 등에서 착용한 액세서리 의상, 가방 등이 가품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야말로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명품 브랜드의 가품을 착용하고 명품 브랜드 초청 행사에 참석하거나 SNS 게시물을 올리는 등 초유의 사태가 진실로 드러난 것.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1월 송지아는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브랜드 론칭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으로서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송지아는 유튜브 채널 영상을 모두 비공개 처리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의 활동 중단 시점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그가 유튜브에서 수익을 정산받은 이후 시점에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두문불출하던 송지아는 지난 3월 강원·경북 산불 피해지역에 2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송지아는 자숙을 시작한 이후 6개월이 되기 전 채널을 다시 열었다. 송지아 파워는 여전했다. 구독자수는 여전히 185만 명에 달했다. '프링이'라 불리는 국내외 팬들은 "언니 기다렸다"며 그의 복귀를 반기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프링이들 너무 보고 싶었다'는 말은 '내 영상 봐 달라. 돈 줄 막혔다'는 뜻 아닌가", "보여주기식 진짜 심각하다"라고 비난했다.
구글 정책에 따르면 6개월간 채널이 비활성화 상태이거나 유튜브에 새로운 동영상이 업로드되지 않는 등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으면 수익 창출 조건이 취소될 수도 있다. 뿐만아니라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이전 영상들을 비공개 또는 삭제하지 않는다면 자숙기간에도 해당 영상에 대한 광고 수익은 계속 들어온다.
앞서 양팡, 보겸, 문복희 등 유명 유튜버들도 논란이 불거진 후 공교롭게 모두 딱 6개월이 되는 시점에 복귀해 '6개월의 법칙'을 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과 탈세 논란을 빚은 유튜버 영국남자도 지난 4월 자숙 6개월 만에 유튜브에 복귀했다. 이들의 복귀를 놓고 자숙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이런 유튜버들을 지칭하는 '유낳괴'(유튜브가 낳은 괴물)라는 신조어는 조회수를 위해서라면 영혼까지 팔 듯 콘텐츠를 만드는 행태를 꼬집는다. 치과의사 이수진 씨는 자신이 지속적으로 란제리 사진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좀 벗어야 쳐다봐준다"면서 "진짜 좋은 메시지는 ASMR도 했는데 조회수가 안 나오더라. 그래서 어그로를 끄는 유낳괴가 됐다. 유튜브가 낳은 괴물"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했다.
이 씨는 "제 란제리 사진은 포르노 이런 용도가 아니라 자기 계발 용도다. 신체적으로 40살이 넘으신 분들, '여자로서 다 됐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53세인 저의 그런 사진들이 좋은 자극이 됐다는 글을 보면 뿌듯하다"면서 "또 벗어야지. 어차피 난 (딸에게) 차단 당했으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이 씨는 자신 가족을 스토킹 범죄에 노출됐다고 울분을 터트려 "SNS을 끊어라"라는 조언도 들었지만 "'(피해자가) 벗고 다녀 강간당했네'라며 여자 탓하는 것과 똑같은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유튜버 이승국과 랄랄은 한 방송에 출연해 "유튜브에 6개월 이상 영상을 안 올리면 수익이 없어진다. 그래서 유튜버들이 알림을 받고 그 안에 복귀하고, 이를 아는 시청자들도 냉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랄랄은 "제발 양심적으로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조회수를 따내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려 하는 사람들은 정말 인간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