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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보 걷기' 하루도 빠짐없이 한 달 했더니…놀라운 결과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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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단 조절 없이 만보 걷기만 해도 살 빠질까
    버스로 출퇴근하고 퇴근 후 50분 걷기 실천
    한달간 체험해보니 체지방만 -2kg 놀라운 효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 안 드는 운동, 바로 걷기. 편안한 운동화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걷기 운동의 대명사처럼 통용되는 '만보 걷기'의 중요성은 늘 회자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보 걷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 또한 평소 걷기를 즐기지 않아 환승구간에서 많이 걸어야 하는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선호하고, 가까운 거리라도 택시 타기를 즐기는 부류였다. 퇴근 후 확인해보면 대부분 3000보도 걷지 않은 날이 많았다.

    늘 버릇처럼 '살 빼야지'하면서도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등에 가야겠단 계획은 작심이 필요한 일이라 미뤄졌다. 야식과 음주로 뱃살이 날로 늘어가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던 즈음 다이어트를 절실히 마음먹게 한 계기가 있었다.

    지인의 결혼식을 맞아 오랜만에 정장 느낌의 스커트를 입어보는 순간 '엇 뭐지'란 생각이 들었다. 허벅지부터 타이트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퍼가 1/3도 올라가지 않는 것이었다. 밀려 나온 뱃살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딸이 박장대소했다. 오기가 생긴 나는 숨을 최대한 들이마시고 5분간 씨름 끝에 겨우 지퍼를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숨쉬기도 불편했지만 뷔페 음식까지 꾸역꾸역 즐기고 집으로 왔다. 한숨 돌리며 스커트를 벗으려는데 엇 뭔가 심상치 않다. 억지로 구겨 입었던 스커트 지퍼가 망가지고 만 것이다. 이리저리 용을 써봤지만 지퍼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15분간 진땀을 흘리던 끝에 결국 가위로 치마를 잘라내고서야 해방될 수 있었다.

    지퍼 부분이 난도질 된 치마를 보며 '이건 아닌데' 자괴감이 들었다.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했다.

    인바디 측정 결과 BMI는 과체중 체지방률은 '비만' 상태였다. 정상치가 되려면 체지방만 8.8kg을 감량하란다.

    하지만 몇 달씩 근력운동과 유산소를 병행했음에도 그야말로 건강한 돼지가 될 뿐이었다. 식단 조절을 병행하지 않은 탓이다. 부족했던 근육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긴 했지만 운동 후 식욕도 좋아지는 바람에 지방도 덩달아 늘어나 인생 최대 몸무게를 갱신했다.

    운동을 열심히 해봤지만 역시나 다이어트는 마음먹은 만큼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6월 25일 만보 걷기 한 달 챌린지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건강!톡] 조언을 해주시던 교수님이 늘 만보 걷기 중요성을 항상 말씀하셨는데 정말 식단 조절을 하지 않고 하루 만 보를 걷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지 실험해보고 싶어졌다.

    한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만 보 이상 걸은 후 오로지 체지방 변화만 측정해 보기로 했다.

    첫날부터 헬스장에 가서 러닝머신 위를 살짝 바른 걷기 속도로 40분 정도 걸었다. 문제는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평균 일주일에 2~3회는 저녁 일정이 있었는데 이런 날에도 자정 전 집 앞이라도 걷다가 만보가 채워져야 귀가했다.
    자정 전 가까스로 만보 걷기 달성
    자정 전 가까스로 만보 걷기 달성
    4일 차에는 저녁 약속에 대비해 점심을 일찍 먹은 후 회사 근처 공원을 30분간 걸어서 4000보를 추가해뒀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집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밤 11시 40분. 1만보까지는 아직 2000보가 남았다. 20분간 단지 내를 미친 듯이 걸은 끝에 11시 57분에 1만보 달성.

    5일 차. 퇴근 후 집 근처 하천변을 걸을 계획이었는데 퇴근 무렵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경로를 헬스장으로 바꿔 빠르게 걷기로 가뿐히 만보 성공.

    밤 10시쯤 퇴근을 한 날은 집에 가서 편한 운동화로 갈아신고 집 앞 하천변을 걸었다. 몰랐는데 야밤에도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이 이렇게 많았다고 하는 생각에 그간 게을렀던 나를 반성하게 됐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송골송골 맺히는 땀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만보 걷기를 쉽게 달성하려면 대중교통을 타는 게 유리했다.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출근했을 때 이미 2000보 이상 걸은 상태다 보니 만보 채우기가 수월했다.

    열흘쯤 만보 걷기를 실천하자 성취감도 들고 자고 일어났을 때 종아리가 뻐근한 느낌이 기분 좋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역시 일상 속 걷기보다는 살짝 땀이 나고 심박수가 빨라질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 확실히 다리 근육에도 자극이 오고 운동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주말에는 2번 정도 지인들과 가벼운 등산을 했다. 험한 코스보다는 초보자가 가기에 적당한 3시간 정도 코스였음에도 2만보는 훌쩍 넘겼다.

    20일쯤 지나자 만보 걷기가 훨씬 수월했다. 헬스장을 오가느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대중교통 이용하고 퇴근후엔 집 근처 빠르게 40분 정도 걷거나 아파트 15층을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스마트워치로부터 '만보 목표 달성 훌륭합니다'라는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
    '만보 걷기' 하루도 빠짐없이 한 달 했더니…놀라운 결과 [건강!톡]
    하루도 빠짐없이 한 달 만보 걷기를 실행한 날 헬스장에서 인바디로 체지방 측정을 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저녁 약속이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로 늘어난 상태라 식단 조절을 하지 못했으며 만보 걷기만 했을 뿐인데 한 달 만에 체중이 1.4kg 빠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근육량이 0.3kg 늘어나고 체지방만 무려 2.1kg이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를 해본 40대라면 호르몬 영향으로 근육은 줄고 복부에 체지방이 쌓이기 때문에 살을 빼기는커녕 원래 체형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이 기간 헬스장에서 근력운동도 병행했고 평소 즐겨 먹던 과자 등 간식을 줄이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체지방이 2kg 넘게 빠지자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스커트를 입을 때 힘들이지 않아도 한 번에 지퍼를 올리게 된 것도 얼마 만인가 싶다.

    만보 걷기 실천이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투자한 만큼 효과가 확실하다는 건 나 자신의 한 달 챌린지로 확실히 알게 됐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하기 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걷고 퇴근 후 아파트 단지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등 50분 더 투자하면 만보를 달성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헬스장에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핑계는 일단 접어두고 당장 오늘부터 만보 걷기를 실천해보길 권한다. 한 달에 체지방 2kg 빠진 필자처럼 만보 걷기 전도사가 될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보 걷기를 하며 성인 기준 약 400kcal 정도 소비된다"면서 "꾸준히 만보 걷기를 한다면 체지방이 감소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만보 걷기 다이어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식단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면서 "만보를 걷더라도 빵 하나 먹으면 체중 감량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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