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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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이 내놓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치킨'으로 인해 치킨값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올 하반기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예상돼 주목된다. 오는 10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정책 변화에 따라 배달비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점주들은 프랜차이즈 치킨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배달 앱, '포장 중개 수수료' 도입 검토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다음달 말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포장 주문 중개 서비스는 고객들이 직접 식당에 방문해 포장 주문을 할 수 있도록 배달앱을 통해 안내하는 서비스다. 배민은 지난해 8월 이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줄곧 수수료 0원 정책을 이어왔다. 쿠팡이츠도 같은해 10월 선보인 포장 주문 중개 서비스를 현재까지 무상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두기 해제와 외식물가 상승으로 배달앱 이용이 주춤해지자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포장비도 '유료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무료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광고비를 별도 공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실상 유료화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집 앞 메뉴판.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집 앞 메뉴판. /연합뉴스
지금도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는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치킨업계에서는 오는 10월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0원 혜택이 종료되면 사실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포장 수수료를 받아온 요기요 같은 경우 포장 수수료는 약 12.5%에 달한다. 전체 배달앱이 포장 수수료를 받으면 배달비처럼 점주와 소비자가 해당 비용 부담을 나눠가질 가능성이 크다.

“진짜 치킨 값 3만원 시대 오나"

BHC는 이미 가격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BHC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BHC 본사는 지난 16일부터 닭고기 일부 제품의 가맹점 공급가를 인상했다. BHC 본사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닭고기를 독점 공급하는데 이 가운데 '순살바삭클'과 '통살치킨', '골드킹순살'의 한 봉지당 공급가를 7250원에서 각각 100원씩 올려 1.3% 인상했다. 또한 '콜팝치킨'은 한 봉지에 8800원 하던 것을 9020원으로, '빠텐더' 역시 7000원에서 7080원으로 각각 올렸다.

BHC 본사는 가격 인상 요인으로 곡물 가격과 물류 비용이 인상되고 환율도 올라 닭의 사육 원가가 상승한 데다 닭 가슴살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한 점을 들었다. BHC 측은 소비자 판매 가격은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맹점주들 부담이 늘어난 만큼 곧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제너시스BBQ도 모든 치킨제품 가격을 2000원 인상하는 등 치킨 가격 인상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치킨매장에 갓 튀겨진 치킨이 진열되어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치킨매장에 갓 튀겨진 치킨이 진열되어 있다. /뉴스1

자영업자·소비자 모두 우려

이같은 움직임에 자영업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영업자 약 111만명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게시판에는 “가격 인상 요인이 많아 이대로 버틸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는 반응이 흘러나온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 소비자들도 “치킨 값 3만원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 “값이 너무 가파르게 오른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치킨 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51)는 “지난달보다 매출이 20%가량 늘었는데 실제 남는 순이익은 절반도 안된다”며 “전기·가스 요금은 물론 인건비, 식용유 등 식자재 값이 다 올랐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공급하던 생닭이나 소스, 치킨무 등의 가격을 높여 받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배달 대행비, 광고비, 월세 등 부담도 커지는데 경쟁 업체는 늘어나니 가게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