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바위·우주 계곡…지구에 펼쳐진 '외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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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완전 정복'
용암과 재가 굳고
비바람에 침식한 지형
영화 스타워즈 촬영지
숨어든 사람들의 손에
천연 요새 같은 바위가
교회와 城으로 재탄생
동굴 안 벽 가득 채운
프레스코화 진한 감동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완전 정복'
용암과 재가 굳고
비바람에 침식한 지형
영화 스타워즈 촬영지
숨어든 사람들의 손에
천연 요새 같은 바위가
교회와 城으로 재탄생
동굴 안 벽 가득 채운
프레스코화 진한 감동
튀르키예(터키) 카파도키아 공항은 게이트가 하나뿐인 아담한 공항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연결 통로를 찾거나 셔틀버스를 탈 필요도 없이 하나의 길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나오면 된다. 입국 절차도 소박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공항에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두바이 한국 등 서로 다른 국적의 기자 8명이 모였다. 모처럼 열린 하늘길이 다들 반가운 눈치였다. 시골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짧게는 4시간, 길게는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탔지만 설레는 인상들이었다. 각국 기자들이 한곳에서 만난 이유는 아시아 35개국 외교장관 협의체 ‘아시아 협력 대화’가 튀르키예 네브셰히르주를 2022년 올해의 관광지로 선정했기 때문이었다. 네브셰히르는 색색의 열기구가 바위 협곡을 떠다니는 장면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를 두고 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자동차로 30분 거리다. 본격적인 관광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창밖에서는 독특한 생김새의 바위들이 끝도 없이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서부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는 내내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풍경은 300만 년에 걸쳐 빚어졌다. 세 개의 화산이 폭발하며 뿜어져 나온 용암과 재가 굳어지고, 비바람의 침식작용으로 완성된 모습이다. 초현실적인 풍경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적응되지 않아 순간순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신비로운 광경 속에서 문득 의문이 생긴다. 예전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 살았을까. 첩첩이 쌓인 거대한 바위 탓에 평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요즘처럼 중장비의 힘을 빌려 돌산을 깎을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렇지만 역사 속 카파도키아 사람들은 불만을 쏟아내기보다는 이렇게 답할 것 같다. “오히려 좋아.” 카파도키아 초기 정착민은 대부분 로마제국의 종교 박해를 피해 숨어들었던 사람들이었다. 척박한 환경을 원망하는 것보다 천연 요새와 같은 지형에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응회암 바위를 동굴처럼 파고들어 가 자신들만의 은신처를 만들었다. 끝없이 늘어선 기암괴석은 그렇게 교회와 성(城)으로 다시 태어났다. 자연이 조각한 바위에 인간은 생활 터전을 꾸렸다. 유네스코는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어우러진 이곳을 주목했다. 그러곤 1985년 카파도키아 지역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카파도키아와 바위는 한 몸이다. 피존밸리 러브밸리 로즈밸리…. 카파도키아 여행 코스가 온통 골짜기인 이유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은 파샤바으. ‘요정의 굴뚝’이라고도 부르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수도사였던 성 시메온이 거처했던 교회가 있어 수도사의 골짜기라고 불린다. 박해를 피해 떠나온 그리스도인들은 이곳에서 공동체를 이뤘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가면 이들의 생활을 좀 더 자세히 엿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산에 밀집한 바위를 뚫어 30여 개의 석굴 교회를 조성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카파도키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암괴석 마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직접 들어가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당시의 성직자들이 그린 프레스코화가 천장부터 벽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일생, 12사도 등 성경에 기록된 장면들이 동굴 천장과 벽을 수놓고 있다.
그림들은 아직도 색채가 선명하다. 동굴에 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덕분이다. 햇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 동굴에 살면서 신앙을 지킨 사람들의 총천연색 벽화는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보존 상태. 성화를 우상숭배로 여긴 이들이 얼굴 부분을 모두 긁어냈다. 다행히 4000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내고 ‘어둠의 교회’에 입장하면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성화를 만나볼 수 있다. ‘카이마클르’는 지하 8층까지 내려가는 거대한 지하 도시다. 카파도키아에는 200여 곳의 지하 도시가 있는데, 이 가운데 카이마클르 등 2곳만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카이마클르는 지상에서부터 최저 80m 깊이로 조성됐으며 1만 명 이상의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7~8세기에 터를 잡았던 히타이트족에서부터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 숨어든 사람들까지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누구라도 땅을 파고들어 가 지하 공간을 개발했다. 어둡고 습하지만 안전하고 평화로운 방법이었다.
카이마클르에는 촘촘히 연결된 100개의 터널을 중심으로 숙소와 교회, 심지어 마구간과 무덤까지 있다. 가장 널찍한 공간 중 하나는 식당인데 각자 흩어져 있던 사람들도 식사 시간에는 이곳에 둘러앉아 함께 음식을 나눴다. 동굴의 천장에 그을음은 당시 조리의 흔적을 보여준다. 동시에 완벽한 환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하 도시는 본래 목적인 보안에도 충실했다. 주요 통로마다 두꺼운 바위로 돌문을 만들어 뒀다. 돌문은 안쪽에서만 열리도록 설계돼 적의 침입을 차단한다. 입구도 철저히 은폐해 뒀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땅 위로 새나가는 것을 보고도 외부에서 진입할 수 없었다고 한다.
여행자들도 숙소에서 카파도키아의 생활 방식을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번화가라고 하더라도 바위와 동굴을 개조한 전통적인 건물이 대부분이어서다. 이름에 ‘동굴(cave)’이 들어가지 않은 호텔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여서 마음만 먹으면 고성(古城)에 투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장 고가인 숙소도 10만원 안팎이다. 내부는 소박하지만 여행의 기억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카파도키아에서 바위와 동굴은 단순한 관광자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인의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동굴은 사계절 내내 12~13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감자 등의 농산물을 보관하는 창고로 요긴하게 쓰인다. 자연이 내려준 냉장고는 숙성 기능도 제법이다. 튀르키예 남부 지역의 레몬은 맛있기로 유명한데 여기에도 동굴이 한몫 제대로 한다. 열매를 수확한 후 카파도키아 지역으로 옮겨와 동굴 창고에서 후숙하는 것이다. 이 기간을 거친 레몬은 과즙이 풍부해진다.
■ travel tip
한국에서 카파도키아까지는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해야 한다. 국내선으로 환승해 카파도키아 또는 카이세리공항에서 내리면 시내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 2박3일 정도면 주요 유적을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석회 온천으로 아름다운 파묵칼레, 튀르키예 농업의 중심지이자 이슬람 신비주의 본산인 콘야 등이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카파도키아=김은아 한국경제매거진 여행팀 기자
공항에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두바이 한국 등 서로 다른 국적의 기자 8명이 모였다. 모처럼 열린 하늘길이 다들 반가운 눈치였다. 시골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짧게는 4시간, 길게는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탔지만 설레는 인상들이었다. 각국 기자들이 한곳에서 만난 이유는 아시아 35개국 외교장관 협의체 ‘아시아 협력 대화’가 튀르키예 네브셰히르주를 2022년 올해의 관광지로 선정했기 때문이었다. 네브셰히르는 색색의 열기구가 바위 협곡을 떠다니는 장면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를 두고 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자동차로 30분 거리다. 본격적인 관광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창밖에서는 독특한 생김새의 바위들이 끝도 없이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서부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는 내내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풍경은 300만 년에 걸쳐 빚어졌다. 세 개의 화산이 폭발하며 뿜어져 나온 용암과 재가 굳어지고, 비바람의 침식작용으로 완성된 모습이다. 초현실적인 풍경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적응되지 않아 순간순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신비로운 광경 속에서 문득 의문이 생긴다. 예전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 살았을까. 첩첩이 쌓인 거대한 바위 탓에 평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요즘처럼 중장비의 힘을 빌려 돌산을 깎을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렇지만 역사 속 카파도키아 사람들은 불만을 쏟아내기보다는 이렇게 답할 것 같다. “오히려 좋아.” 카파도키아 초기 정착민은 대부분 로마제국의 종교 박해를 피해 숨어들었던 사람들이었다. 척박한 환경을 원망하는 것보다 천연 요새와 같은 지형에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응회암 바위를 동굴처럼 파고들어 가 자신들만의 은신처를 만들었다. 끝없이 늘어선 기암괴석은 그렇게 교회와 성(城)으로 다시 태어났다. 자연이 조각한 바위에 인간은 생활 터전을 꾸렸다. 유네스코는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어우러진 이곳을 주목했다. 그러곤 1985년 카파도키아 지역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카파도키아와 바위는 한 몸이다. 피존밸리 러브밸리 로즈밸리…. 카파도키아 여행 코스가 온통 골짜기인 이유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은 파샤바으. ‘요정의 굴뚝’이라고도 부르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수도사였던 성 시메온이 거처했던 교회가 있어 수도사의 골짜기라고 불린다. 박해를 피해 떠나온 그리스도인들은 이곳에서 공동체를 이뤘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가면 이들의 생활을 좀 더 자세히 엿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산에 밀집한 바위를 뚫어 30여 개의 석굴 교회를 조성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카파도키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암괴석 마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직접 들어가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당시의 성직자들이 그린 프레스코화가 천장부터 벽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일생, 12사도 등 성경에 기록된 장면들이 동굴 천장과 벽을 수놓고 있다.
그림들은 아직도 색채가 선명하다. 동굴에 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덕분이다. 햇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 동굴에 살면서 신앙을 지킨 사람들의 총천연색 벽화는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보존 상태. 성화를 우상숭배로 여긴 이들이 얼굴 부분을 모두 긁어냈다. 다행히 4000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내고 ‘어둠의 교회’에 입장하면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성화를 만나볼 수 있다. ‘카이마클르’는 지하 8층까지 내려가는 거대한 지하 도시다. 카파도키아에는 200여 곳의 지하 도시가 있는데, 이 가운데 카이마클르 등 2곳만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카이마클르는 지상에서부터 최저 80m 깊이로 조성됐으며 1만 명 이상의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7~8세기에 터를 잡았던 히타이트족에서부터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 숨어든 사람들까지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누구라도 땅을 파고들어 가 지하 공간을 개발했다. 어둡고 습하지만 안전하고 평화로운 방법이었다.
카이마클르에는 촘촘히 연결된 100개의 터널을 중심으로 숙소와 교회, 심지어 마구간과 무덤까지 있다. 가장 널찍한 공간 중 하나는 식당인데 각자 흩어져 있던 사람들도 식사 시간에는 이곳에 둘러앉아 함께 음식을 나눴다. 동굴의 천장에 그을음은 당시 조리의 흔적을 보여준다. 동시에 완벽한 환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하 80m 거대 지하도시…그곳엔 1만명의 삶이 있었다
관광객들은 지하 4층까지 내려갈 수 있다. 천장이 낮아 자세를 구부리고 오리걸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지하 깊숙이 내려가는데도 호흡이 어렵다는 등의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별다른 설비 없이도 숨을 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드문드문 설치된 환기구를 통해 햇빛을 쬘 수도 있어 답답하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다.지하 도시는 본래 목적인 보안에도 충실했다. 주요 통로마다 두꺼운 바위로 돌문을 만들어 뒀다. 돌문은 안쪽에서만 열리도록 설계돼 적의 침입을 차단한다. 입구도 철저히 은폐해 뒀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땅 위로 새나가는 것을 보고도 외부에서 진입할 수 없었다고 한다.
여행자들도 숙소에서 카파도키아의 생활 방식을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번화가라고 하더라도 바위와 동굴을 개조한 전통적인 건물이 대부분이어서다. 이름에 ‘동굴(cave)’이 들어가지 않은 호텔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여서 마음만 먹으면 고성(古城)에 투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장 고가인 숙소도 10만원 안팎이다. 내부는 소박하지만 여행의 기억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카파도키아에서 바위와 동굴은 단순한 관광자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인의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동굴은 사계절 내내 12~13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감자 등의 농산물을 보관하는 창고로 요긴하게 쓰인다. 자연이 내려준 냉장고는 숙성 기능도 제법이다. 튀르키예 남부 지역의 레몬은 맛있기로 유명한데 여기에도 동굴이 한몫 제대로 한다. 열매를 수확한 후 카파도키아 지역으로 옮겨와 동굴 창고에서 후숙하는 것이다. 이 기간을 거친 레몬은 과즙이 풍부해진다.
잊을 수 없는 카파도키아의 맛
미식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튀르키예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허브와 토마토, 치즈 등 신선한 채소와 유제품이다. 메인 요리로 튀르키예식 미트볼, 닭고기허브볶음, 양갈비구이 등이 오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채식이 식생활의 중심이다. 그래서인지 나물처럼 제철 채소를 즐겨 먹는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부드러운 강낭콩을 양파와 토마토소스로 볶아낸 부르바냐, 가지 토마토 감자를 볶아낸 샥슈카는 튀르키예 전통음식임에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맛봐야 하는 별미를 꼽는다면 항아리 케밥이 대표적이다. 어른 주먹보다 조금 더 큰 항아리에 양념한 양고기와 채소를 넣고 직화로 3~4시간 쪄내는 음식이다.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오리 진흙구이를 1인분으로 작게 만든 모양새다. 항아리째로 식탁으로 서빙한 뒤 즉석에서 칼로 목 부분을 쳐서 양고기찜을 그릇에 담아낸다. 김이 폴폴 나는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든든하고, 화려한(?) 퍼포먼스가 식사의 즐거움을 더한다.튀르키예의 숨겨진 명물 와인
튀르키예의 숨겨진 명물은 와인이다. 카파도키아는 비옥한 화산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건조한 기후 등 포도를 재배하기에 완벽한 기후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가성비와 품질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다. 특징이라면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처럼 대중적인 품종이 아니라 튀르키예 토착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것. 대표적인 품종이 에미르.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와인은 흰 꽃의 향기와 달콤한 과일의 아로마가 풍기고, 새콤한 산미가 도드라진다. 소비뇽 블랑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맛이다. 카파도키아의 채식 요리와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뛰어난 품질에도 불구하고 와인 애호가조차 튀르키예 와인을 생소하게 느끼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와인을 자국에서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튀르키예 와인은 튀르키예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인 셈이다. 매년 이맘때 카파도키아의 위르구프에서는 포도 수확을 축하하며 축제를 여는데, 사람들은 포도밭과 거리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즐긴다. 이 기간에는 적포도와 청포도를 송이째 들고 길에서 먹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듯 넉넉하고 흥이 가득한 계절, 가을이야말로 카파도키아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travel tip
한국에서 카파도키아까지는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해야 한다. 국내선으로 환승해 카파도키아 또는 카이세리공항에서 내리면 시내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 2박3일 정도면 주요 유적을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석회 온천으로 아름다운 파묵칼레, 튀르키예 농업의 중심지이자 이슬람 신비주의 본산인 콘야 등이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카파도키아=김은아 한국경제매거진 여행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