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동굴 속 40일…'시간' 잊고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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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15명 모아 '동굴 감금' 실험
참가자들, 단기기억상실·무기력증 빠져
생존 위해 협업 … '동굴 속 사회' 탄생
달라진 생체리듬에 '하루의 시간'도 변해
"인간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동물"
한 명의 시각으로만 서술한 건 아쉬워딥 타임
크리스티앙 클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웨일북
252쪽│1만7000원
참가자들, 단기기억상실·무기력증 빠져
생존 위해 협업 … '동굴 속 사회' 탄생
달라진 생체리듬에 '하루의 시간'도 변해
"인간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동물"
한 명의 시각으로만 서술한 건 아쉬워딥 타임
크리스티앙 클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웨일북
252쪽│1만7000원
<딥 타임>은 2021년 3월 14일부터 4월 24일까지 ‘시간이 사라진’ 40일가량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간 적응력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한 이른바 ‘딥타임’ 프로젝트. 참가자 15명 중 여성은 7명, 남성은 8명이었다. 나이는 27세부터 50세까지 다양했다. 직업도 보석디자이너, 생물학자 등 제각각이었다. 책 저자인 크리스티앙 클로는 참가자 중 한 명이자 이 프로젝트 설계자다.
1952년 물과 식량 없이 대서양을 횡단한 알랭 봉바르, 1931년 비행풍선을 타고 인류 최초로 성층권까지 날아오른 오귀스트 피카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시도는 반복돼 왔다. 딥타임 프로젝트가 도전 대상으로 삼은 건 ‘시간’이라는 개념이다.
참가자들이 내내 암흑 속 고행을 한 건 아니다.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는 동굴들 가운데 일부에 전등과 부엌, 화장실을 갖춰뒀다. 햇빛 없는 공간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등 각자 일거리도 나눴다.
그러나 ‘시간’을 잊은 이들은 단기 기억을 잃어가고, 무기력증에 빠져들었다. 쳇바퀴 같은 삶에서 벗어나 보려고 동굴로 들어왔지만, 시간이 인간 사회의 기본 단위로 기능해왔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딥타임 프로젝트의 성과, 책의 묘미는 이후 참가자들의 대처에 있다. 시간이라는 질서가 사라진 동굴 사회, 참가자들은 토론을 거듭하며 공동체를 재건했다. 자전거 페달로 충전하는 전기를 아끼려면 조명을 어떤 기준으로 켜고 끌지, 정전됐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등을 함께 정했다. 그리고 이들은 협업하는 과정에서 서로 생체리듬을 맞추게 되고, 바깥세상의 시간과는 다른 동굴 사회의 하루 주기를 만들기에 이른다.
아름다운 결론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결국은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인데 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서술돼 각 참가자의 고뇌나 감상을 들을 수는 없다. 책은 동굴 내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말을 아낀다. 그럼에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동굴에 머물다가 세상 밖으로 막 발을 내디딘 지금, 딥타임 프로젝트의 결론은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동굴에 들어오기 전에 개인적으로는 전혀 할 줄 몰랐던 일을 같이 머리를 맞대면서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 인간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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