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이미지.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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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호텔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5성급 호텔 자리에 아파트가 섰죠. 호텔이 갖고 있는 퀄리티 높은 공간을 단기 거주가 필요한 분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호텔 롱스테이’를 제안했고 전략이 통했습니다. 작년 매출이 40배 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죠."

해외 현지 여행 가이드 플랫폼으로 떠올랐던 한 스타트업이 코로나 사태로 매출 0원이 됐다. 그러다 공실이 늘어난 호텔들을 보면서 재빨리 호텔과 직접 계약을 통해 "호텔에서 한달살기"라는 상품을 출시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롱스테이'를 앞세워 호텔 한달살기 돌풍을 일으킨 '호텔에삶' 트래블메이커스 김병주 대표(32)를 지난 10월14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한국관광공사에서의 관광 플랫폼 실무 경험과 상가 리스 플랫폼 사업에 코파운더로 사업 감각을 익힌 그는 꿈꾸던 여행 플랫폼 사업을 위해 2019년 현지 전문가가 만들어 주는 프리미엄 개인 맞춤형 플랫폼 "트래블메이커"를 창업했다.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기전 코로나를 맞았다. 그는 "해외 여행이 막히자 아웃바운드 중심의 트래블메이커 서비스만으로는 사업을 더이상 지속할 수 없었다"며 "그순간 호텔업계의 공실률이 높다는 뉴스를 보고 기획하고 있던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국내에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호텔 롱스테이 이미지.
호텔 롱스테이 이미지.
그는 곧바로 주변 호텔을 설득했다. 당시 수도권 호텔들은 대부분 외국인이 주고객이었다. 국내 고객 대상으로는 마케팅조차 엄두를 못내던 상황이었다. 그는 호텔들에게 '롱스테이' 서비스를 제안했다.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불과 3개월 만에 '호텔 롱스테이' 플랫폼 '호텔에삶'을 론칭했다.

호텔 업계에 입소문이 퍼졌다. 고객 1명이 한달간 숙박을 하면, 30명을 유치하는 효과다. 청소와 컨시어지 비용 등 운영비도 대폭 절감 가능했다. '호텔에삶' 서비스 6개월 만에 글로벌 호텔 체인 100여 곳에서 러브콜이 왔다.

독점계약을 통해 합리적인 금액과 매력적인 혜택으로 ‘호텔 롱스테이'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검색일 10월14일 기준)을 한달간(△12월1~31일 △2명 △수페리어 트윈) 이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400만 원대의 가격이 나오지만, '호텔에삶'에선 200만 원대에 묵을 수 있다.
호텔에삶 서비스 화면 이미지
호텔에삶 서비스 화면 이미지
경쟁업체들이 휴양지에 집중할때 '호텔에삶'은 수도권 도심을 메인으로 삼았다. 타깃층도 △비즈니스 고객 △해외동포 △호캉스 △서울 사회초년생 △재택 근무에 지친 워케이션 직장인 △인테리어로 집을 장기간 비워야 하는 고객 등이 대상이다. 오피스텔과 달리 원하는 기간만 이용 가능하고, 호텔식 서비스가 강점이다. 전용 라운지를 통해 공용 주방, 세탁시설도 마련했다.

해외 진출도 나섰다. 12월 베트남 호찌민 호텔들과 롱스테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에삶'을 이용하면 10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한달간 머물 수 있다. 일본 호텔들과도 접촉중이다. 김 대표는 "9월까지 거래액이 이미 작년 실적을 넘었다"며 "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14일 김병주 대표 인터뷰 전문

트래블메이커스 김병주 대표
트래블메이커스 김병주 대표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프리미엄 호텔 한달살기 플랫폼 '호텔에삶' 운영하는 트래블메이커스 김병주 대표(32) 입니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중·고교생때부터 창업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특히 여행 부문을 좋아했죠. 첫 직장은 한국관광개발 공사에 입사해 숙박 개선팀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조금 속도를 내어 빠르게 내 사업을 해야겠다 결심했죠. 공동창업자와 함께 상가 리스 플랫폼을 창업하면서 일의 감각을 배웠습니다."

Q. 왜 현지 전문가, 개인 맞춤 여행이었나요.
"여행 가이드가 아닌 현지 전문가와의 여행을 내세웠습니다. 가이드의 역할은 인솔과 예약하는 것에 집중되었다면, 현지 전문가는 현지에서 실제로 전문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을 서빙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슐랭 투어라면, 현지 셰프를 섭외해 함께 음식을 먹고, 깊이 있는 도슨트 역할을 할 수가 있죠. 이것도 하나의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일입니다. 현지 전문가는 자신의 직업이 삶이고 일상이지만, 여행자와 만날 때는 일상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주는 입을 하게 되는 것이죠. 가격적으로도 최저가 여행이 아닌, 초고가를 앞세웠었습니다."

Q. 사업을 확 바꾸셨습니다.
"하늘길이 사라졌습니다. 현지 전문가 기반, 개인 맞춤 서비스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순간 가장 직격탄을 맞은 호텔 업계를 주목했습니다. 당시 호텔 공실률이 엄청났습니다. 5성급 호텔이 있던 자리에 아파트가 생기기도 했죠. 이때 해외에서 시도해보고 싶었던, 한달살기 서비스를 국내에서부터 시도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무실 인근 호텔을 무작정 찾아가 '호텔 한달 살기' 서비스를 설명했죠. 공실 OCC를 고민하던 호텔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서비스였죠. 그렇게 '호텔에삶'을 런칭했고, 롱스테이 호텔 숙소를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Q. 위기의 호텔을 구했습니다.
"양측의 니즈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수도권 호텔들 대부분은 외국인이 주고객이고 당시 코로나 이전 대비 매출액 70%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국내 고객 대상은 마케팅 조차 엄두를 못냈죠. 처음에는 호텔 2곳에 먼저 제안을 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호텔들에게는 이득이었습니다. 고객 1명이 한달간 숙박을 하면 30명을 유치하는 효과였죠. 운영비도 대폭 절감했습니다. 청소, 컨시어지 비용을 아낄 수 있었죠. 그렇게 입소문이 났고, 호텔들에게 러브콜이 쇄도 했습니다. 현재 '호텔에삶'은 60여개 글로벌 호텔 체인과 독점으로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 투숙 상품은 오직 '호텔에삶'에서만 판매하고 있죠.(롯데 본사 등 몇군데 예외)"
호텔에삶 서비스 화면 이미지
호텔에삶 서비스 화면 이미지
Q. 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요.
"현재까지는 웹으로만 서비스 중입니다. 고객 피드백을 받으면서 웹 서비스를 보강 중입니다. 앱은 내년초 출시 예정입니다."

Q. 숙박앱 '한달살기' 경쟁이 치열합니다.
"경쟁사들은 △펜션 △독채 △풀빌라 등 휴양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성수기 영향을 많이 타고 있죠. 시기에 맞춰 최저가를 세팅하는 상황입니다. '호텔에삶'은 수도권 도심이 메인입니다. 타깃도 △비즈니스 고객 △해외동포 △서울 취업 △재택 근무 필요한 워케이션 고객 △인테리어로 집을 장기간 비워야 하는 고객 등 시기를 타지 않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가격은 오피스텔과 유사하지만 원하는 기간만 이용 가능한데다, 관리비/보증금 없이 호텔 부대시설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 가능한 장점이 있죠."

Q. 경쟁사들과 어떤점을 차별화 하시나요.
"입점 호텔들과 직계약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 가능합니다. 경쟁사들은 대부분 숙소 판매대행 서비스를 통해 계약하고 있습니다. 숙박업체들이 매물을 올리면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상품(PB)이 부족한 상황이죠. 금액적으로나 혜택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큽니다. 호텔에삶 고객들은 '온리혜택'을 통해 일반예약으로는 받을 수 없는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호텔만이 가지는 장점도 큽니다. △치안 △컨시어지 서비스 △부대시설 무료 이용 등도 차별 포인트죠. 보증금 이나 관리비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호캉스 이미지.  gettyimagesbank
호캉스 이미지. gettyimagesbank
Q. 호텔 롱스테이가 답답하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상품 기획시 팀원들이 직접 살면서 불편한 점을 발견하고 이를 서비스적인 면에서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기 숙박 고객들을 위한 전용 라운지가 있습니다. 공용 주방, 세탁시설을 구비해놨죠. 쾌적하게 지내면서 낮 시간에는 룸 클린 서비스를 통해 집안일 걱정도 안해도 됩니다. 한달간 호캉스를 누리면서,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는 즐거움은 안해본 사람은 느낄 수 없죠."

Q. 올해 실적은 어떻습니까.
"9월까지 거래액이 이미 작년 실적을 넘었습니다. 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결제액도 전년 대비 695% 증가했습니다."

Q. 가격적으로 혜택이 큰 가요.
"현재 웹에서 실시간 매물이 50~60개 정도 이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10월14일 검색일 기준) 한달간(△12월1~31일 △2명 △수페리어 트윈) 이용한다고 가정했을때, 일반 포털에서 검색하면 400만 원 대이지만, 호텔에삶에서는 200만 원 초반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Q. 앞으로 여행 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요.
"여행의 장기화 하는 트렌드는 계속될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의 조사에 의하면 1주일이상 머문 고객 비율이 작년 50%가 넘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짧게 자주 여행을 떠났다면, 이제는 한번 갈때 길게 제대로 가자는 분위기죠. 가성비에서 이제는 가심비 시대입니다."

Q. 해외 진출도 하신다고요.
"베트남에서 한달살기 서비스가 곧 론칭됩니다. 호치민 먼저 공략 후 다낭, 하노이 등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호텔에삶'을 이용할 경우 10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준비중입니다. 12월 오픈 예정입니다. 현지 호텔들에게서 먼저 연락이 와서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일본 업체와도 접촉중입니다."
호텔 롱스테이 이미지.
호텔 롱스테이 이미지.
Q. 신용보증기금서 3년간 최대 30억원 보증 혜택을 받으셨습니다.
"올해 7월7일 퍼스트팽귄으로 선정됐습니다. 기존에도 투자를 받아왔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습니다. 여행업은 시장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위기에서 빠르게 기회를 찾은 것처럼, 트래블메이커스는 악재가 오더라도 이겨내겠구나 라고 생각해준 것 같습니다."

Q. 투자금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요.
"인재를 확충할 계획입니다. △개발자 뿐 아니라 △마케팅 △내부 운영 관리 △세일즈 등 인재가 1순위 입니다. 신사업 비용도 필요합니다. 호텔 임대나 호텔 인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임대 비용은 충분히 가능해서 사업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TV광고 등 대외적 마케팅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Q.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준비중이십니다.
"흑자전환을 다소 빠르게 달성하여 신규 투자 유치를 받지 않더라도 아직까지는 자금 여력이 있습니다. 데스밸리는 넘겼죠. 새로운 시도, 마케팅을 위한 실탄이 필요합니다. 시장 좋지 않지만, 추가적으로 투자사로부터 후속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와 비전을 공유하고자 하는 곳에서 투자 받기를 원합니다. 객관적으로 조언을 해주고, 소비자 입장에서 피드백을 해주는 믿고 이끌어 가는 투자사들을 원합니다."

Q. 어떤 신규 서비스를 준비중이신가요.
"신규 이용권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평일만 롱스테이 △반대로 주말만 롱스테이 하는 상품. 한달 살기 비용 내면 여러 호텔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도 준비중입니다. 고객들의 만족도 조사와 리서치를 통해 그동안 세상에 없던 서비스들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 하실 말씀은 무엇인가요.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지속적으로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워케이션 사례처럼 앞으로도 여행과 일상은 더욱 모호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며 여행같은 일상이 되는 환경을 만들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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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