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부산 콘서트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  /부산=민건태 기자
BTS 부산 콘서트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 /부산=민건태 기자
부산 사직동에 BTS(방탄소년단)를 향한 5만2000명의 함성이 터졌다. 2002년 월드컵 이후 20여년 만에 울려 퍼진 '사상 최대' 규모의 함성이다. 세대와 성별을 넘어 인종까지 보랏빛 물결 속에 하나로 뭉쳐 장관을 연출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화합의 장이자, 축포인 셈이다.

이날 오후 6시, 행사 시작 카운트다운과 함께 펼쳐진 관객의 함성은 BTS 멤버의 등장과 하나가 됐다.

사직동 아시아드 주 경기장 일대는 전날인 14일부터 시작됐다. 'BTS 부산 콘서트(Yet To Come)' 축제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수만 명의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긴 줄을 형성했다. 인근 대중교통은 포화 상태였다. 주민 김주연(42) 씨는 "도시철도 3호선을 사람이 꽉 찬 상태로 이용했다"며 "대부분의 승객이 축제가 열리는 종합운동장역에서 하차해 축제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은 무대 외곽 울타리에서 BTS를 응원했다. 이날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 몰린 인파는 6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주 경기장 관람석이 5만2000석 규모이니, 대략 8000명의 관객이 밖에서나마 행사를 관람한 것으로 보인다. 울타리 외곽에 돗자리를 펼쳐 자리를 잡은 부산시민 이모(60대 여성)씨는 "인근 주민으로, 탁구 동호회 동료 4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며 "BTS 팬은 아니지만, 부산에 이토록 대규모 공연이 펼쳐진다는 호기심에 발걸음을 옮겼다"고 말했다. 이씨 이외에도 일본과 멕시코 등에서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아시아드 주 경기장 외곽에서 공연을 간접적으로 즐겼다.
티켓을 구하지 못해 울타리 밖에 진을 친 관광객. 먼 길을 달려온 외국인 관광객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티켓을 구하지 못해 울타리 밖에 진을 친 관광객. 먼 길을 달려온 외국인 관광객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이날 행사는 부산 북항과 해운대에 중계됐다. 부산항 북항에는 5000명, 해운대해수욕장에는 1500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를 비롯해 지역 기업의 지원도 이뤄졌다. 부산시는 공연 전후인 14~17일 광안대교 등 주요 랜드마크를 보랏빛 조명으로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순찰차와 경찰관 마스크를 보라색으로 장식했으며, 콘서트 인근에 본사를 둔 대선주조는 당일 본사를 전면 개방해 시민과 관광객이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BTS의 활약으로 2030세계박람회의 축포를 쐈다"며 "문화강국 한국의 위상을 보랏빛 화합의 장으로 연출해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