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박물관-의친왕기념사업회 특별전…관련 유물 120점 처음 한자리에
그 시절 의친왕의 삶과 기록…'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 전시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1877∼1955)의 생애를 돌아보며 황실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경운박물관은 의친왕기념사업회와 함께 내년 1월 20일까지 의친왕 관련 유물을 한데 모은 '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 기록과 기억' 특별전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고종과 귀인 장씨 사이에서 태어난 의친왕은 고종 28년(1891)에 의화군에 봉해졌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그는 1900년 8월 의친왕으로 책봉됐고, 귀국한 뒤 적십자사 총재가 됐다.

조선 황족 가운데 항일 투쟁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1919년 항일 독립투사들과 접촉해 상하이(上海) 임시정부로의 탈출을 모의하다 발각돼 강제 송환되기도 했다.

그 시절 의친왕의 삶과 기록…'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왕자인 의화군 시절부터 의친왕 책봉, 미국 유학,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까지 의친왕의 생애와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의궤 등 유물 120여 점이 공개된다.

전시는 대한제국 육군 부장으로서의 의친왕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이 소장한 '의왕영왕책봉의궤'(義王英王冊封儀軌), 적십자사 총재 임명에 관한 칙명(勅命), 1880∼1890년 무렵 글씨를 연습하던 10폭 병풍 등을 볼 수 있다.

대한제국 황제 직속의 정보기관인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 관련 유물도 주목할 만하다.

제국익문사는 황제를 보좌한다는 뜻의 '성총보좌'(聖聰補佐)라는 인장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박물관 측은 "황실과 의친왕의 시대적 저항 정신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시절 의친왕의 삶과 기록…'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 전시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친서를 보내며 500km를 떠나 망명하고자 했던 '대동단(大同團) 사건'도 비중 있게 다루며 의친왕의 삶을 돌아본다.

이 밖에도 유학 시절 썼던 선글라스, 다양한 글씨, 의친왕비의 원삼(圓衫·조선시대 때 부녀자들이 입던 예복)과 당의(唐衣), 대한제국 육군 부장 예복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의친왕의 딸인 이해경 씨는 전날 박물관을 찾아 전시를 봤으며 21일 개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공립은 물론 사립 박물관에 있는 의친왕 관련 유물과 대한 황실 후손들이 소장하던 유물을 총망라한 최초의 의친왕 관련 유물 전시"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개막식에 맞춰 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을 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도 연다.

전시는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오후 4시에 볼 수 있다.

그 시절 의친왕의 삶과 기록…'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 전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