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월급쟁이가 골프 취미로 하루 30만원을 쓴다고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입사원들에게 취미가 뭐냐고 물었더니 '골프'라고 답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골프는 정말 재미있어서 치는 건가요 아니면 허세 떠는건가요."
한 공무원이 골프를 즐기는 2030, 이른바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트렌드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공무원 A 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무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보면 월급이 200만원대건 300만원대건 가릴 거 없이 실내 연습장, 실외 연습장, 스크린골프, 라운드 골프스윙 동영상으로 SNS가 도배가 되더라"라며 "필드 한 번 나가는데 최소 30만원은 들지 않나. 한 달 300만원 버는 월급쟁이가 하루 취미에 30만원을 쓴다는 건 사치 아닌가"라고 물었다.
해당 글에는 5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월급 300만원이면 명품백도 사면 안 되고 골프 쳐도 안 되고 해외여행도 가지 말라는 건가.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다"라고 비판을 제기했다.
이어 "구기종목 여러 가지 해봤지만, 골프는 스포츠 자체로도 매우 재밌다. 엄청나게 섬세한 운동이라 그만큼 성취감이 크다. 아무리 연습해도 매일매일 다르다는 점도 매력이다", "평소에는 스크린에서 친구들과 즐기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라운드 가는데 음주나 기타 취미 등 다른 비용 줄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울러 "캠핑 자전거도 돈 쓰려고 하면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왜 골프에만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답글도 이어졌다.
골프를 경험해본 이들은 "허세인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데 한번 빠져들면 재미는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일부 20대는 여러 번 골프장 다녀온 것처럼 보이려고 한번 라운드할 때 옷을 4벌씩 갈아입는다더라. 그런 건 허세가 맞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허세든 아니든 상관없는데 최소한의 매너나 실력은 갖추고 필드에 나와라. 홀마다 사진 찍어서 뒤 팀들 밀리게 하고 벙커 정리도 안 하고 그린에 징 자국 남겨놓는 행위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지난 2019년 470만명에서 지난해 564만명으로 늘었는데 이 중 약 22%가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는 레슨받을 때가 돈이 가장 적게 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라운드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레슨을 받을 때는 연습장 골프채를 빌려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당장 골프채를 살 필요가 없지만 라운드를 나가기 위해서는 골프복, 골프화, 골프공 등 용품을 구비하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부킹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린피는 최근 1인당 18홀 기준 평균 20만원대다. 비싼 곳은 주말 27만원에 달한다. 카트비, 캐디피 등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회당 30~4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물가 시대에 소득이 높지 않은 2030 세대는 골프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고 매물 사이트에도 골프채나 고가의 골프웨어 매물이 느는 추세다.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골프용품 거래액이 22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8억 원) 대비 185% 급증했다. 지난 8월 중고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 올라온 골프 관련 상품의 판매 게시물만 5000개가 넘었다. 분당 3.5개 이상의 골프 관련 중고 제품이 쏟아진 셈이다.
골프 업계에선 최근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비용 부담이 큰 데다, 단기간에 실력을 높이기 어려운 종목이라 쉽게 관심이 사그라든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한 공무원이 골프를 즐기는 2030, 이른바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트렌드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공무원 A 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무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보면 월급이 200만원대건 300만원대건 가릴 거 없이 실내 연습장, 실외 연습장, 스크린골프, 라운드 골프스윙 동영상으로 SNS가 도배가 되더라"라며 "필드 한 번 나가는데 최소 30만원은 들지 않나. 한 달 300만원 버는 월급쟁이가 하루 취미에 30만원을 쓴다는 건 사치 아닌가"라고 물었다.
해당 글에는 5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월급 300만원이면 명품백도 사면 안 되고 골프 쳐도 안 되고 해외여행도 가지 말라는 건가.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다"라고 비판을 제기했다.
이어 "구기종목 여러 가지 해봤지만, 골프는 스포츠 자체로도 매우 재밌다. 엄청나게 섬세한 운동이라 그만큼 성취감이 크다. 아무리 연습해도 매일매일 다르다는 점도 매력이다", "평소에는 스크린에서 친구들과 즐기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라운드 가는데 음주나 기타 취미 등 다른 비용 줄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울러 "캠핑 자전거도 돈 쓰려고 하면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왜 골프에만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답글도 이어졌다.
골프를 경험해본 이들은 "허세인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데 한번 빠져들면 재미는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일부 20대는 여러 번 골프장 다녀온 것처럼 보이려고 한번 라운드할 때 옷을 4벌씩 갈아입는다더라. 그런 건 허세가 맞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허세든 아니든 상관없는데 최소한의 매너나 실력은 갖추고 필드에 나와라. 홀마다 사진 찍어서 뒤 팀들 밀리게 하고 벙커 정리도 안 하고 그린에 징 자국 남겨놓는 행위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지난 2019년 470만명에서 지난해 564만명으로 늘었는데 이 중 약 22%가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는 레슨받을 때가 돈이 가장 적게 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라운드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레슨을 받을 때는 연습장 골프채를 빌려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당장 골프채를 살 필요가 없지만 라운드를 나가기 위해서는 골프복, 골프화, 골프공 등 용품을 구비하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부킹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린피는 최근 1인당 18홀 기준 평균 20만원대다. 비싼 곳은 주말 27만원에 달한다. 카트비, 캐디피 등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회당 30~4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물가 시대에 소득이 높지 않은 2030 세대는 골프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고 매물 사이트에도 골프채나 고가의 골프웨어 매물이 느는 추세다.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골프용품 거래액이 22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8억 원) 대비 185% 급증했다. 지난 8월 중고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 올라온 골프 관련 상품의 판매 게시물만 5000개가 넘었다. 분당 3.5개 이상의 골프 관련 중고 제품이 쏟아진 셈이다.
골프 업계에선 최근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비용 부담이 큰 데다, 단기간에 실력을 높이기 어려운 종목이라 쉽게 관심이 사그라든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