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출범한 여기어때 "하나투어, 모두투어와 붙을 자신 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해외여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단순 국내여행 플랫폼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여행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과 맞붙겠다는 것이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방역완화 시기에 맞춰 해외로 사업 반경을 확대하겠다"며 “국내여행 가듯 가볍게 해외여행을 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4년 창사 이래 첫번째 기자간담회다.

여기어때는 새롭게 출범하는 해외여행 서비스의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여기어때의 핵심 고객층인 MZ세대가 원하는 가볍고 자유로운 여행이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기존 국내여행 서비스에서 증명한 역량으로 기존 경쟁사들이 한번도 제공한 적 없던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어때는 근거리 자유여행객을 위한 해외 항공과 숙소의 결합 상품인 ‘해외특가’ 상품을 새롭게 발표했다. 하나투어 등이 제공하고 있는 '에어텔(항공+숙소)'와 동일한 상품이지만, 근거리와 가성비를 주력으로 삼았다. 비행시간이 최대 4시간을 넘지 않는 목적지에 집중한다. 정 대표는 “대표 여행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근거리 자유여행에 방점을 찍고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합리적 가격의 여행 상품으로, 주말에 즉흥적으로 떠날 정도의 쉽고 편한 여행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2030의 선호도가 높은 일본과 베트남이 첫 타깃이다. 기존 여기어때가 주력하던 '최저가'를 내세웠다. 항공과 숙소를 한 데 묶어 20~30%의 할인율을 제공하기로 했다. 동시에 기존의 저가 상품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없앴다. 김진성 여기어때 CSO는 "저가 패키지여행은 최소 인원이 구성되지 않으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것이 최대 단점"이라며 "여기어때가 내놓은 서비스는 예약과 동시에 100% 출발이 확정된다"고 했다.

또, 기존 여행사가 제공하던 상품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김 CSO는 "도심과 멀리 떨어진 단체 관광객을 위한 숙소가 아닌 자유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도심 속 숙소를 골라 상품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며 "이 점이 비선호 숙소들을 묶어 싸게 파는 '에어텔'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시장에서의 중간 단계를 파격적으로 없애고, 공급자가 아닌 철저히 고객 중심의 상품을 만들었다.

새롭게 시작한 아웃바운드 사업에 대한 여기어때의 기대감은 크다. 정 대표는 "여기어때 해외여행 상품수요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30%까지 회복했다"며 "내년 초에는 50%까지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모바일, 온라인 중심 소비가 더욱 보편화되며 고객 유입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맞춰 상품 수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현재 120개가 제공되고 있는 해외 상품을 연말까지 200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대만과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진출도 검토 중이다.

고환율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경쟁력으로 삼았다. 정 대표는 "고물가, 고환율로 여행을 나서기 꺼려하는 고객층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이 첫 목적지로 일본과 베트남을 삼은 이유"라고 답했다.

가격을 낮춰 타 여행사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해외여행 시장에서의 랜드사 등 중간 단계를 파격적으로 없애고, 고객 중심의 상품을 만들었다. 정 대표는 "타사가 제공하는 제품과 가격비교를 해본 결과 여기어때 상품이 20%에서 최대 30%가량 저렴한 것을 확인했다"며 "고객이 다른 곳에서 더 낮은 가격을 찾는다면 그 금액 전부를 보상할 것"이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사업 확장에 따른 추가 인수합병전략도 밝혔다. 정 대표는 "여기어때의 해외사업 목표와 맞는다면 추가 인수합병도 추진할 것"이라며 "계속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업들을 탐색 중이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