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졌는데 '붕어빵 장사' 안 보인다 했더니…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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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급등에 손님 줄어" 하소연
하나에 1000원짜리 노점도 등장
하나에 1000원짜리 노점도 등장
"얼마 전 손님이 '다른 데 붕어빵은 3개 1000원인데 여긴 2개 1000원이냐'라면서 비싸다고 안 사더라고요. 밀가루, 팥, 가스비까지 몽땅 올라서 지금도 어려운데 점점 장사하기 너무 힘들어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10년 넘게 붕어빵 장사를 해왔다는 최모 씨(68)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거래해오던 업체에서 최근 밀가루 반죽 값을 kg당 2000원씩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값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어들까봐 집에서 직접 반죽해와 판매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밀가루나 팥은 물론 (LPG)가스비까지 해서 작년 3만원대에서 지금은 5만원 육박할 정도로 올랐다"면서 "가스 주문하는 달은 적자 면하기가 어렵다. 하나에 500원씩 팔아도 예전보다 마진이 30% 넘게 줄었는데 비싸다며 지나치는 손님 볼 때마다 속상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계속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10년여 만에 식자재 물가 부담이 역대 최고로 치솟은 상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 겨울철 부담 없이 즐기는 시민들의 길거리 간식도 사라지고 있다. 노점상들은 "원재료 값이 너무 올라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팥소로 쓰는 수입산 붉은팥(40kg) 도매가격은 27만800원으로 1년 전보다 값이 1만9300원 올랐다. 국산 팥(40kg) 평균 도매가격은 47만5906원으로 지난해 36만9295원보다 10만6611원이나 급등했다. 뿐만이 아니다. 식용유는 올 2월부터 20% 이상 상승했고, 붕어빵 반죽 한 포대 가격도 밀가루값 인상으로 7000원대에서 9000원대까지 올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로 1년 전에 비해 3.1% 상승했다. 특히 식용유 값이 12.3% 올랐다. 자릿세 등 장사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전반이 뛰면서 길거리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이들의 부담도 확 커졌다.
서울 마포·서대문·은평·영등포·관악구 등 서울 일대 곳곳 길거리를 확인해보면 붕어빵 시세는 2개에 1000원이 많은 편이다. 강남에선 3개에 2000원 수준이 많아 붕어빵 한 개당 7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일부 번화가 지역에선 붕어빵 한 개에 1000원씩 파는 경우도 있었다. 노점상들은 고물가 여파에 길거리에서 겨울철 간식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 그래도 붕어빵·호떡 등을 팔던 노점이 높은 재료비 부담에다 지난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를 겪으면서 장사를 접었다.
그나마 계속 장사하고 있는 노점들은 가격을 올려 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최근 이같은 노점 수가 워낙 줄다 보니 소비자끼리 노점 위치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생겨났다.
인천 곳곳에서 아파트 밀집지역 중심으로 트럭을 타고 이동하며 붕어빵을 파는 김모 씨(67)는 "남편과 함께 곳곳을 돌아다니며 꼬박 하루 10시간 이상씩, 재료 준비 시간까지 따지면 하루 12시간은 일하지만 남는 건 7만~9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파트 단지에서 한 시간씩 손님을 기다려도 허탕치는 경우도 많다"고 푸념했다.
상인들은 식자재 물가가 2~3년 새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호떡·옥수수 등을 파는 노점을 하는 윤모 씨(57)도 "물가가 너무 오르니까 사람들이 길거리 음식도 잘 안 사먹는 것 같다. 옆에서 몇 년간 노점을 함께 하던 할머니가 도저히 안 되겠다며 장사를 그만뒀다"면서 "(나도) 이대로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 8년 만에 값을 올렸다. 매출이 예년 같지 않은데 앞으로 식자재 값은 더 오를 수 있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서울 영등포구에서 10년 넘게 붕어빵 장사를 해왔다는 최모 씨(68)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거래해오던 업체에서 최근 밀가루 반죽 값을 kg당 2000원씩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값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어들까봐 집에서 직접 반죽해와 판매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밀가루나 팥은 물론 (LPG)가스비까지 해서 작년 3만원대에서 지금은 5만원 육박할 정도로 올랐다"면서 "가스 주문하는 달은 적자 면하기가 어렵다. 하나에 500원씩 팔아도 예전보다 마진이 30% 넘게 줄었는데 비싸다며 지나치는 손님 볼 때마다 속상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계속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10년여 만에 식자재 물가 부담이 역대 최고로 치솟은 상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 겨울철 부담 없이 즐기는 시민들의 길거리 간식도 사라지고 있다. 노점상들은 "원재료 값이 너무 올라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팥소로 쓰는 수입산 붉은팥(40kg) 도매가격은 27만800원으로 1년 전보다 값이 1만9300원 올랐다. 국산 팥(40kg) 평균 도매가격은 47만5906원으로 지난해 36만9295원보다 10만6611원이나 급등했다. 뿐만이 아니다. 식용유는 올 2월부터 20% 이상 상승했고, 붕어빵 반죽 한 포대 가격도 밀가루값 인상으로 7000원대에서 9000원대까지 올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로 1년 전에 비해 3.1% 상승했다. 특히 식용유 값이 12.3% 올랐다. 자릿세 등 장사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전반이 뛰면서 길거리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이들의 부담도 확 커졌다.
서울 마포·서대문·은평·영등포·관악구 등 서울 일대 곳곳 길거리를 확인해보면 붕어빵 시세는 2개에 1000원이 많은 편이다. 강남에선 3개에 2000원 수준이 많아 붕어빵 한 개당 7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일부 번화가 지역에선 붕어빵 한 개에 1000원씩 파는 경우도 있었다. 노점상들은 고물가 여파에 길거리에서 겨울철 간식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 그래도 붕어빵·호떡 등을 팔던 노점이 높은 재료비 부담에다 지난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를 겪으면서 장사를 접었다.
그나마 계속 장사하고 있는 노점들은 가격을 올려 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최근 이같은 노점 수가 워낙 줄다 보니 소비자끼리 노점 위치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생겨났다.
인천 곳곳에서 아파트 밀집지역 중심으로 트럭을 타고 이동하며 붕어빵을 파는 김모 씨(67)는 "남편과 함께 곳곳을 돌아다니며 꼬박 하루 10시간 이상씩, 재료 준비 시간까지 따지면 하루 12시간은 일하지만 남는 건 7만~9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파트 단지에서 한 시간씩 손님을 기다려도 허탕치는 경우도 많다"고 푸념했다.
상인들은 식자재 물가가 2~3년 새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호떡·옥수수 등을 파는 노점을 하는 윤모 씨(57)도 "물가가 너무 오르니까 사람들이 길거리 음식도 잘 안 사먹는 것 같다. 옆에서 몇 년간 노점을 함께 하던 할머니가 도저히 안 되겠다며 장사를 그만뒀다"면서 "(나도) 이대로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 8년 만에 값을 올렸다. 매출이 예년 같지 않은데 앞으로 식자재 값은 더 오를 수 있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