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삼식이 은퇴남'의 조언…"집안일 절대 지적마라"
준비 없는 은퇴는 고통의 시작이다.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생활비는 꼬박꼬박 나간다. 외식이 부담스러워지고, 경조사비를 낼 때도 주저하게 된다. 배우자와 하루종일 같이 있게 된 상황도 영 어색하다. 은퇴한 남편이 밖에서 세 끼를 해결하고 오면 ‘영식(0食)님’이지만, 집에서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 ‘삼식(三食)이’가 된다. 농담인줄 알았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 현실이다.

<남자가 은퇴할 때>는 이런 중·노년 남성을 위한 ‘실전 은퇴 가이드북’이다. 교보증권 임원을 지낸 김대중 행정공제회 감사가 썼다. 책은 50대 중반의 나이에 회사를 그만둬야 했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썼다. 퇴직하고 나면 지금보다 훨씬 통장을 만들기 어려워지니 미리 개설해 두라든지, 실업급여를 반드시 챙기라든지 하는 기본적인 사안부터 통신비 아끼는 방법, 가계부 제대로 쓰는 법, 보험료 지출 줄이는 법 등 실전형 재테크 팁을 아우른다.

집안일에 못마땅한 게 있어도 절대 지적하지 말라거나, 서로 취미생활을 공유하면 사이가 좋아진다는 등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할 ‘꿀팁’도 담았다. 저자가 살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인생에 대한 통찰 등이 녹아 있어 젊은 세대가 읽어도 유익한 책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