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나올 것 같던 폐건물…청년 예술가들이 알록달록 색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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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재탄생한 공간들, 어디에 있나
대구 수창청춘맨숀
한국 최초 담배공장 직원 관사가
미술·연극 예술실험터로 탈바꿈
인천 코스모 40
코스모화학공장이 카페로 변신
단순 카페 아닌 영감 샘솟는 장소
재탄생한 공간들, 어디에 있나
대구 수창청춘맨숀
한국 최초 담배공장 직원 관사가
미술·연극 예술실험터로 탈바꿈
인천 코스모 40
코스모화학공장이 카페로 변신
단순 카페 아닌 영감 샘솟는 장소
직원 관사가 청년 예술의 인큐베이터로…대구 수창청춘멘숀
1923년 대구 수창동에 국내 최초의 담배 공장이 문을 열었다. 전매청이 운영하던 담배인삼공사의 연초제조창이다. 이곳에 근무하던 직원들을 위해 지어진 관사가 수창청춘맨숀의 전신이다. 1999년 전매청이 폐쇄되면서 20년 가까이 폐건물로 방치돼 있던 곳이기도 하다. 황량하던 분위기는 2016년 문화재생사업을 계기로 청춘들의 생기로 채워졌다.수창청춘맨숀은 현대미술, 미디어아트, 음악, 무용, 연극, 마임, 퍼포먼스아트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청춘들의 예술실험터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예술가들에게 작업 공간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 시민들 또한 이곳에서 예술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시민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예술가와 지역민이 문화적으로 교류하고 사회적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 이곳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마련해 창작자와 관람객이 소통할 기회를 제공한다.
커피 향이 영감을 부르는 공간…인천 코스모 40
공간 업사이클링은 폐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넘어서 지역 주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즐거움과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코스모화학 공장 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시킨 코스모 40의 경우가 그렇다. 카페 프랜차이즈 빈브라더스는 이곳이 단순한 카페를 넘어 영감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커피를 매개로 다양한 콘텐츠를 이어주는 곳. 서울 외 지역에서는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지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도 바탕이 됐다. ‘낯설게, 새롭게’를 콘셉트로 진행된 리노베이션은 미적인 요소 대신 오로지 기능만을 고려해 지어진 건축물에 아름다움을 불어넣는 과정이었다. 탱크와 설비를 제거하면서 생긴 너른 공간은 사람과 작품이 들어서면서 커피 향이 풍기는 따뜻한 카페로 거듭났다.막걸리 대신 문화 익어가는 담양 해동문화예술촌
‘예술로 문화를 빚는 곳’을 모토로 2019년 문을 열었다. 1960년대에 전통 주조 방식으로 막걸리를 생산해오다 2010년 폐업 이후 방치되던 해동주조장을 전남 담양군이 2016년 부지를 매입한 뒤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재탄생시켰다. 현재는 주조장과 함께 구읍교회, 구담양의원까지 세 건물에서 뮤지컬과 전시 등 문화 행사와 포럼, 강연 등이 열리고 있다.특정인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예술을 지향하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주제의 문화행사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 특징이다. 담양의 양조장에서 만드는 전통술과 전시, 공연이 어우러지는 문화 행사 ‘술로우해동’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작가 김재민이, 이병수, 신제현이 사회적 통념 속 아이러니를 주목하는 기획전시 ‘실현되지 않는 연극’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의 역사로 채우는 미래의 공간 부산 AREA6
부산 영도의 봉래동은 도시 발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항구와 인접해 있어 조선업 공장과 창고, 100년 동안 장이 서온 장터, 그리고 오랜 역사를 지닌 삼진어묵의 본점이 이곳에 있었다. 부산의 근대 산업을 이끌어온 터전인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에 집약돼 있던 시설과 사람은 도시 곳곳으로 흩어졌다. 삼진어묵의 비영리재단인 삼진이음은 이곳에서 다양한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AREA(아레아)6이 있다.아레아6 터에는 시장 상인들이 살던 100년 된 목조건물이 있었다. 안전상의 문제로 원래 건물은 허물고 새롭게 건물을 올렸지만, 이전의 외형은 그대로 살렸다. 골목길 모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건물을 채우는 데에도 역시 역사와 현재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 이곳에서는 티사운즈, 부산주당, 인어아지매, 롤로와 영도 등 로컬 아티스트와 장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9개 로컬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또 매월 1회 아티장골목마켓을 열어 다양한 로컬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한다. 전통공예, 발효차 다회 등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서는 장인과 소통하며 지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김은아 기자 / 사진 각 기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