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확증편향 시대'를 이겨내기 위한 생각의 길잡이
지난 10월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고’는 큰 논란이 됐다. 특히 카카오T와 카카오맵 서비스를 중심으로 피해 보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직접적인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다. 운전자 등이 입은 손실 정도였다. 각자의 피해는 작았지만 전체 피해 규모는 간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결국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자들을 중심으로 한 ‘소극 보상론’과 모든 이용자가 직간접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적극 보상론’이 맞서게 됐다. 소극 보상론이 타당할까, 적극 보상론이 타당할까.

<토론의 힘 생각의 격>은 국내외 주요 시사 이슈 70개를 골라 찬성과 반대 양쪽의 근거 자료를 풍부하게 담았다. 나아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한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썼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은 그 양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많은 정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는 세태는 이런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자기와 같은 생각을 담은 콘텐츠만 더 자주 접하게 되고, 다른 관점은 접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눈앞에 마주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립을 넘어 합의점을 찾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일부러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허 위원은 이슈별로 ‘찬성-반대-생각하기’ 3단계 과정을 거쳐 훈련하도록 한다. 찬반 주장을 살펴본 뒤 생각하기 단계에 이르러선 각 주장을 현실에 대입했을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지적한다. 논설위원으로서 다양한 사설을 써야만 했던 허 위원 역시 이 같은 훈련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는 “사설을 잘 쓰기 위해 해당 아젠다의 핵심 요소와 찬반 양쪽의 입장을 적확하게 파악해야만 했다”고 말한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이슈들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자기 생각을 주체적으로 다듬을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