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 된 은행…"무료로 작품 보고, 투자 상담까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을지로 '새로운 핫플레이스'
2층엔 3000여점 미술품 중
함명수 '고흐', 콜버트 조각 등
엄선된 작품 110여점 전시
VIP용 수장고도 갖춰
투자 자문 서비스도 제공
"고가 미술품 공동 투자
파인아트 신탁도 준비중"
![하트원 2층 상설전시장에 필립 콜버트의 ‘셀카를 찍는 랍스터’(2019·왼쪽)와 함명수의 ‘빈센트 반 고흐’(2007·오른쪽) 등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하나은행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181379.1.jpg)
하나은행은 이런 사실을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파악하고 움직인 곳이다. 1995년 국내 최초로 프라이빗뱅킹(PB)을 시작할 때부터 고객들의 미술품 투자를 도우며 노하우를 쌓았고, 2020년에는 서울옥션과 협업해 시중은행 최초로 미술품 전담 PB센터를 열었다. 지난달 9일에는 서울 ‘힙지로(힙하다+을지로)’에 보유한 4층짜리 알짜 건물에서 미술품 자산관리·보관·전시를 전문으로 하는 ‘H.art1(하트원)’을 열었다. 폐점포인 을지로기업센터지점을 리모델링했다.
![서울 을지로 하트원 외관. /하나은행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181336.1.jpg)
일반 방문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건 2층이다. 하나은행이 보유한 3000여 점의 미술품 중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취향에 맞춰 엄선한 110여 점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이다. 이곳 역시 수장고 콘셉트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최영욱의 달항아리 그림 ‘카르마’, 필립 콜버트의 ‘셀카를 찍는 랍스터’ 등 시장에서 각광받는 작품이 즐비하다. 상설 전시는 평일 은행 영업시간(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에 열리며 휴일에는 쉰다.
1·4층과 옥상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간이다. 1층에는 카페가, 4층에는 서울옥션을 비롯한 미술 관련 기업이 발굴·육성 중인 신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진 작가들이 안정적인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 차원”이라고 했다. 5층은 루프톱 식당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하트원 개관을 지렛대로 ‘아트 뱅킹’을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는 게 하나은행의 포부다. 자산가들이 고가의 미술품에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하나 파인아트 신탁’ 출시를 준비 중인 게 단적인 예다. 은행이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큰 작품을 선정해 투자자를 모으고 운용한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의 투자 상품이다. 은행이 미술품 신탁 상품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미술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 막대한 돈이 유입돼 한국 미술시장이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