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햇빛을 많이 보기 어려워 비타민D를 복용하는 현대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과체중이거나 비만일 경우 보충제 복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햇빛을 받아야 체내에서 생성되는 물질인 비타민D는 체내에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등의 분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17일(현지시간) 메드페이지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 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예방의학과의 데이르드레 토비아스 역학 교수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높으면 비타민D가 온전하게 체내에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 최신호에 발표됐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가 30㎏/㎡를 넘으면 비만, 25∼29.9㎏/㎡이면 과체중으로 분류한다. 특히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이라고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2010~2018년 진행된 암·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무작위 대조군 설정-이중맹 임상시험(VITAL)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해당 자료 중 비타민D의 암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만65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기록을 분석했다.

임상시험에서 2000IU짜리 비타민D 투여 전 혈중 비타민D 수치는 저체중 그룹의 경우 32.3 ng/mL, 정상 체중 그룹은 32.3 ng/mL, 과체중 그룹은 30.5 ng/mL, 비만 그룹 29.0 ng/mL, 고도비만 그룹 28ng/mL이었다.

이 가운데 2742명은 비타민D 복용한지 2년 후 다시 혈액 샘플을 채취, 혈중 비타민D를 재측정한 자료가 있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 같은 용량의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했더라도 BMI가 높을수록 혈중 비타민D 수치 증가폭이 적은 경향이 나타났다.

BMI 25 이하 그룹은 비타민D 혈중 수치가 44 ng/mL를 기록했지만 BMI 25~29.9 그룹은 41.2 ng/mL, BMI 30∼34.9 그룹은 39.4 ng/mL, BMI 35∼39.9 그룹은 37.9 ng/mL를 기록했다.

또한 모든 비타민D 복용자들은 비타민D를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칼슘, 부갑상선 호르몬 등 비타민D 대사산물 수치가 증가했으나 BMI가 높은 그룹의 경우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는 BMI가 높을수록 비타민D가 체내에서 제대로 대사되지 못한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연구팀은 진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혈중 비타민D와 그 대사산물이 지방 조직으로 들어가 격리돼 비타민D의 효과를 둔화시켰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드는데다 추운 날씨로 사람들이 실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체내의 비타민D 부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햇빛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D는 연어, 고등어 등 생선류와 버섯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D는 세로토닌, 멜라토닌 등 분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체내 칼슘 섭취를 돕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