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 매트 하나 깔았을 뿐인데…입소문 타더니 '대박' [방준식의 N잡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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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스태프로 활동하다 생계 막막
프립에서 요가 호스트로 부업 도전
반지하에서 비용 없이 순수익 내
"체력 부담 없어 누구나 할 수 있죠"
프립에서 요가 호스트로 부업 도전
반지하에서 비용 없이 순수익 내
"체력 부담 없어 누구나 할 수 있죠"
반지하 작업실에 남는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월세만큼만 벌어보자는 생각에 1대1 요가 레슨을 시작했죠. 내집처럼 편안한 레슨샵으로 입소문이 났어요. 별도의 인테리어나 운동기구 없이 요가 매트만 샀습니다. 금세 순수익이 났죠. 지금은 3층 공간으로 확장했습니다. 요가 선생님은 체력 부담도 적어서 평생할 수 있는 직업이라 매력적이죠.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연극 무대를 동경해 스태프로 일했던 청년은, 현실의 벽에 막혀 꿈을 포기를 해야만 했다. 몸도 마음도 지친 그에게 요가는 숨과 같았다. 요가가 너무 좋은 나머지 자격증을 따고 두근 거리는 마음에 부업으로 요가를 가르쳐 보기로 했다. 월세만큼만 벌어보자 시작한 일이 이제는 본업이 됐다. 취미 플랫폼 프립에서 '7년차 요기니'로 활동 중인 나오미(오지선·29)씨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요가와 명상을 가르치고 있는 '7년차 요기니' 나오미(오지선·29) 입니다. 2018년부터 5년째 프립에서 요가 호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처음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연극 스태프로 일을 했습니다. 운동 삼아서 할만한 것 찾다 요가에 반했죠. 당시 연극일을 하면서 생계에 대한 걱정 많았습니다. 고정수입이 필요했죠. 내가 좋아하는 요가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요가 자격증을 따게 됐습니다. 요가 자격증은 국제와 민간 자격증 2종류가 있습니다. 민간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평균 1~3개월이면 딸 수 있고, 국제자격증은 센터를 통해 3~6개월 정도 걸립니다."
Q. 호스트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저는 평일에는 5명, 주말에는 커플 손님이 주로 찾아 10명 정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연극 스태프로 일하면서 입시학원 선생님으로도 5년간 일했습니다. 가르치는 것에는 어려움 없었죠. 저는 운동신경이 있어 요가 동작을 잘 배웠지만, 동작이 잘 안되거나 뻣뻣한 사람은 이해가 안될때가 있더군요. 몸의 구조를 잘 알아야겠다 싶어 해부학까지 공부했습니다."
Q. 월 매출은 어느정도 발생하시나요.
"요가는 계절을 딱히 타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전체 수익의 80~90%가 플랫폼을 통해 얻었습니다. 5년차가 되니 단골 고객이 늘면서 플랫폼 고객은 30~40% 수준입니다. 사업 초기 정착에 플랫폼이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고객 비율은 주말 1회성 고객은 플랫폼 게스트가 대부분(80%)입니다. 반대로 평일은 SNS나 플랫폼을 통해 단골이 된 정기 등록 고객(80%)이 많습니다."
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지금은 골목 안쪽에 3층 공간을 쓰고 있지만 원래는 반지하에서 시작했습니다. 예술기획쪽 일을 하는 친구와 작업실로 쓰려고 빌렸었죠. 방3개라 비어 있던 큰 방 하나를 임대로 주려고 했는데 사람이 안구해지더군요. 이곳에서 돈을 벌어보자 생각했습니다. 딱 월세만큼만 벌어보자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죠. 공간 임대료만 충당하면 모두 다 순수익입니다."
Q. 입소문이 난 노하우가 있나요.
"1인 레슨 전문이다 보니 외부와 분리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의 느낌을 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PT샵처럼 보이지 않도록 운동기구나 전신 거울은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공간에 요가 매트 하나만 놓았죠. 별도의 인테리어나 운동기구 구매가 필요 없습니다. 공간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투잡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 Q. 제2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요가는 수명이 길어요.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아 나이 드신 강사분들도 꾸준히 수련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죠. 처음부터 큰 경제적인 이득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인 잡과 함께 요가를 N잡으로 병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Q. 선생님 고르는 노하우가 있나요.
"요새 모든 요가원에는 원데이 클래스 있어요. 한달 수강을 하기 전에 직접 가서 공간도 한번 보고 수련을 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좋은 요가원은 그날 바로 등록하라고 권유하지 않습니다."
Q. 레슨이 필요할까요.
"처음에는 본인의 몸에 대한 이해 부족하니 레슨을 추천합니다. 함께 운동할때 호흡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에너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단체 요가가 잘 어울리죠."
Q. 삶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호스트를 하지 않았다면 못 만났을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여행 온 게스트가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한 적도 있었죠. 호스트를 통해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 만날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