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돌연사 위험 높은 '어쩌다 산행'…달리기·줄넘기로 미리 단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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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건강하게 등산하는 법
지난 5년간 산행 중 사망사고 절반이 '심장 돌연사'
온도 변화 큰 5~6월에 심혈관 질환 더욱 주의해야
고도 높아질수록 탈수로 인해 심장에 부담 커져
최대 심박수의 60% 정도…체력 고려해 강도 조절
건강하게 등산하는 법
지난 5년간 산행 중 사망사고 절반이 '심장 돌연사'
온도 변화 큰 5~6월에 심혈관 질환 더욱 주의해야
고도 높아질수록 탈수로 인해 심장에 부담 커져
최대 심박수의 60% 정도…체력 고려해 강도 조절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 국내 주요 국립공원이 지난 16일부터 입산 통제 기간을 끝내고 본격적인 등산객 맞이에 들어갔다. 건조한 봄철 산불을 막기 위한 두 달 남짓의 ‘봄 방학’이 끝나자 미뤘던 산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었다. 4일부터는 등산객에게 징수하던 사찰 관람료도 없어져 발걸음이 더 가벼워졌다.
많은 사람이 기분 전환 등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찾지만 등산은 체력 부담이 높은 운동으로 꼽힌다. 만 34세가 넘어가면 등산 시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겪을 위험이 네 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평소 등산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산을 찾는 사람일수록 이런 위험은 더 커진다.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면서 건강하게 등산하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높이는 1947m다. 국내 산행 중 고산병에 노출될 위험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모든 산행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탐방객 사망사고는 67건 발생했다. 이 중 가장 많은 30건(45%)이 심장 돌연사였다. 추락 사망사고는 28건(42%)이었다. 등산 중 사망사고는 실족 등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심장 질환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는 의미다. 고도나 시간에 따라 온도 변화가 큰 5~6월에는 심혈관 질환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산행 시 심장 돌연사 사례를 분석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음식이나 수분을 섭취한 지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심장 돌연사 위험이 높아졌다. 이전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일수록 산행 중 심장 돌연사 위험이 컸다.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등산을 꾸준히 하던 사람은 ‘어쩌다 한번’ 산행한 사람보다 심장 돌연사 위험이 낮았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해외 의료진은 산행 전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심각한 심혈관 질환자는 등산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등산으로 갑자기 운동량이 증가하고 탈수가 발생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한다”며 “이런 신체 변화 탓에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급성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낮은 기온에 계속 노출된 상태에서 과도한 운동을 하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호흡을 하면 심장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산행 중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심혈관 질환이 꼽히는 이유다.
국내에서 심혈관 질환을 많이 호소하는 연령대는 50~70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의료기관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가장 많이 진단받은 연령층은 60대 남성(24만9001명)이다. 50대 남성 환자도 15만903명으로 비교적 많았다. 이들은 산행을 많이 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등산 중 급성 심장질환이 생기면 들것이나 헬리콥터가 사고 장소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고혈압 환자라면 약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산악인은 심폐소생술 방법을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산에선 사고가 생긴 뒤 구급대원이 오기 전 응급처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빨리 걷기나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4일 정도 하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빨리 걷기는 걸으면서 옆 사람과 대화할 때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강도가 좋다. 한 번 할 때마다 30~45분씩 시행해야 한다. 체중을 적당히 조절하고 음식을 짜지 않게 먹는 것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체력을 고려해 등산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상 최대 심박수의 60~75% 강도로 등산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정혜문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응급 심혈관 질환은 지체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 등에 신고하고 진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기분 전환 등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찾지만 등산은 체력 부담이 높은 운동으로 꼽힌다. 만 34세가 넘어가면 등산 시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겪을 위험이 네 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평소 등산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산을 찾는 사람일수록 이런 위험은 더 커진다.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면서 건강하게 등산하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산악 사망사고 45%가 심장 돌연사
등산 시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한 해외 연구는 대부분 고산병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고도인 해발 2500m 이상 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유럽심장학회지는 심혈관 질환자가 이런 고도의 산에 오를 때 조심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도 했다.한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높이는 1947m다. 국내 산행 중 고산병에 노출될 위험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모든 산행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탐방객 사망사고는 67건 발생했다. 이 중 가장 많은 30건(45%)이 심장 돌연사였다. 추락 사망사고는 28건(42%)이었다. 등산 중 사망사고는 실족 등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심장 질환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는 의미다. 고도나 시간에 따라 온도 변화가 큰 5~6월에는 심혈관 질환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산행 시 심장 돌연사 사례를 분석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음식이나 수분을 섭취한 지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심장 돌연사 위험이 높아졌다. 이전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일수록 산행 중 심장 돌연사 위험이 컸다.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등산을 꾸준히 하던 사람은 ‘어쩌다 한번’ 산행한 사람보다 심장 돌연사 위험이 낮았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해외 의료진은 산행 전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심각한 심혈관 질환자는 등산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등산으로 갑자기 운동량이 증가하고 탈수가 발생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한다”며 “이런 신체 변화 탓에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급성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고도에서 과한 운동하면 부담
고도가 높아지면 공기 중 산소농도는 낮아진다. 이런 환경에서 무리하게 신체 활동을 하면 탈수에 빠지기 쉽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혈관이 수축하고 맥박은 빨라진다. 자연히 혈압은 높아진다.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야 하는 심장은 더 큰 부담을 느낀다. 혈액 공급이 원활치 않아 갑자기 공급이 줄거나 끊어지는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평소 심장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일수록 이런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심장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낮은 기온에 계속 노출된 상태에서 과도한 운동을 하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호흡을 하면 심장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산행 중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심혈관 질환이 꼽히는 이유다.
국내에서 심혈관 질환을 많이 호소하는 연령대는 50~70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의료기관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가장 많이 진단받은 연령층은 60대 남성(24만9001명)이다. 50대 남성 환자도 15만903명으로 비교적 많았다. 이들은 산행을 많이 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등산 중 급성 심장질환이 생기면 들것이나 헬리콥터가 사고 장소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고혈압 환자라면 약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산악인은 심폐소생술 방법을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산에선 사고가 생긴 뒤 구급대원이 오기 전 응급처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 3회 유산소운동으로 체력 키워야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환자나 고령층은 건강하거나 젊은 사람에 비해 혈관 유연성이 떨어진다. 혈관벽이 두꺼워 혈압이 높아지기 쉽다.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심혈관 질환 상태가 악화할 위험이 크다. 산행 중 온도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은 뒤 체온 변화에 맞춰 수시로 입고 벗는 게 좋다. 비를 맞는 등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빨리 걷기나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4일 정도 하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빨리 걷기는 걸으면서 옆 사람과 대화할 때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강도가 좋다. 한 번 할 때마다 30~45분씩 시행해야 한다. 체중을 적당히 조절하고 음식을 짜지 않게 먹는 것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체력을 고려해 등산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상 최대 심박수의 60~75% 강도로 등산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정혜문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응급 심혈관 질환은 지체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 등에 신고하고 진료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