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밴 플레이시는 캐나다 출신 극작가다. 플레이시는 1983년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공연 애호가인 어머니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연극을 접하고 아역 배우로 활동했다. 여덟 살 때 예술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자신이 연출과 극작에 더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우친 이후 극본을 쓰고 연극을 연출하기 시작했다.대학 졸업 후 그는 영국 런던에 있는 극장 ‘해크니 엠파이어’에 프로듀서로 들어간다. 2010년에는 첫 장편 희곡 ‘그의 어머니’(The Mother of Him)를 발표해 극작가로 데뷔했다. 강간 혐의로 형을 선고받은 아들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인간 본성과 모성애를 탐구한 이 연극은 평단으로부터 극찬받으며 캐나다, 영국 등에서 무대에 올랐다. ‘그의 어머니’로 플레이시는 캐나다 극작가상, 킹스 크로스 어워드 신작 희곡상을 받았다.이후에도 성전환자, 감옥에서 태어난 아기 등 소외된 인물을 조명하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구교범 기자
"예상 대기시간 세 시간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지난해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베네치아 비엔날레. 행사장인 자르디니 공원 북부에 들어선 이집트관의 현장 안내 요원이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한테 이렇게 말했다. 80개 넘는 참가국이 각자 조성한 전시장 중에서도 이집트관은 유독 장사진을 이뤘다. 이유는 하나. 영상과 소리, 설치작업으로 전시장을 무대처럼 꾸민 이집트 작가 와엘 샤키(54)의 존재감 때문이었다.샤키는 이집트 우라비혁명(1897~1882)을 다룬 '드라마 1882'를 당시 선보였다. 70여년간 이어진 영국의 이집트 식민 지배의 단초를 제공한 사건이다. 아랍권 출신인 작가는 이날의 기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현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뮤지컬 같은 45분짜리 영상이 관객을 매혹했다"고 평했고, 영국 아트리뷰는 '2024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인' 6위에 샤키를 언급했다.이런 샤키가 한국을 찾았다. 서울 소격동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와엘 샤키: 텔레마치와 다른 이야기들'에 작가가 2000년대에 만든 초기 비디오 작업이 나와 있다. '텔리마치' 시리즈(2007~2009) 등 영상 6점을 비교적 적은 대기시간을 들여 여유롭게 만날 기회다.역사의 통·번역사를 자처하는 샤키의 작업은 '기록된 역사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출발한다. 이집트 출신인 그는 1970년대 원유 사업이 떠오르던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이민 갔다. 베두인족 등 토착 민족의 전통과 현대화의 물결이 충돌하던 시절이다. 서구 중심으로 기록된 역사에 의문을 품은 작가는 아랍 사회의 모순을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이번 전시에 걸린 3
봉준호 감독(사진)의 신작 ‘미키 17’이 한국 감독 연출작으로는 처음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선 누적 관객 10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며 흥행 조짐을 보인다. 다만 개봉 첫 주 수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억달러에 이르는 제작비를 회수하기에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온다. ◇ 첫 주 773억원 수입…손익분기점 넘길까9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봉 감독의 ‘미키 17’이 지난 주말 사이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7일 개봉한 뒤 사흘간 북미 3807개 상영관에서 1910만달러(약 277억원)의 티켓 수입을 벌어들였다. 전 세계 흥행수입은 5330만달러(약 773억원)를 넘어섰다.앞서 영화계에서 예상한 북미 지역 개봉 첫 주 수입인 2000만달러를 밑돈 수치다.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는 이 영화 제작에 1억80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글로벌 마케팅에 8000만달러가량을 추가로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 관계자는 “흑자를 내려면 약 3억달러의 수익을 올려야 하는 셈”이라며 “(워너브러더스로선) 슬픈 주말이 됐다”고 했다.‘미키 17’은 미국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트에선 평론가 점수 78%대를 기록했다. 봉 감독의 전작 ‘기생충’의 신선도 점수인 99%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배급 담당 제프 골드스틴 사장은 “(세계 수입) 약 5300만달러로 시작한 것은 좋은 숫자”라며 “(아이맥스 등) 프리미엄 포맷에서의 강점이 입소문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봉 감독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영화관에서 보지 않는다면 후회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