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아파트로 돈 번다고?" 반신반의…40대 직장인의 반전 [방준식의 N잡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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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엠투 단기임대 호스트 제이미 씨
이사 날짜 안맞아 아파트 3개월 공실
단기 임대 도전해 한두채씩 매물 늘려
"오피스텔 月 70만원, 아파트 100만원씩 벌죠"
이사 날짜 안맞아 아파트 3개월 공실
단기 임대 도전해 한두채씩 매물 늘려
"오피스텔 月 70만원, 아파트 100만원씩 벌죠"
저는 인테리어 기업에서 마케팅 일을 했어요. 평소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스터디 모임에도 참가할 정도였지만 선뜻 시작할 엄두는 못 냈었죠. 그러던 중 제가 살던 아파트를 팔고 이사를 가게 됐어요. 그런데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3개월 동안 집을 비워두게 생겼죠. 그 큰 집을 공실로 놔두는 게 아까웠어요. '나도 단기 임대를 해볼까' 생각에 매물을 올리니 바로 계약이 됐죠. 임차인도 저처럼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단기로 살 수 있는 집을 찾던 분이었어요. '이게 되는구나, 이렇게 소득을 늘릴 수 있구나' 깨달았죠. 그렇게 한 두 채씩 매물을 사서 임대를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회사까지 차릴 예정입니다.(웃음)최근 단기 임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강원 △부산 △제주 등 관광지에서 불었던 한달살기 열풍이 이제는 서울까지 번지고 있다. 과거에는 '달방'으로 불렸던 단기 임대가 △해외 교포 △출장 △이사 수요가 늘면서 점점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 전·월세 임대보다 초기 투자금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사 날짜를 맞추기 위해 단기 임대에 도전했다가 이제는 본격적으로 단기 임대 대행 법인을 차린 이가 있다. '이사 비용만 건지자' 시작했던 부업이 이제는 본업이 됐다.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제이미(닉네임·40)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제이미(닉네임·40) 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인테리어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일을 하다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단기 임대에 뛰어들었습니다."
Q. 어떻게 처음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평소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어요. 스터디 모임에서 단기 임대에 대해 알게 됐죠. 그러던 중 제가 살던 34평(약 112㎡) 아파트를 매도하고 이사를 하게 됐어요. 매도한 집과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3개월간 집이 비었죠. 그냥 비워두기에는 아까워 단기 임대를 한번 해볼까. 생각에 집을 호스팅하게 됐습니다. 첫 게스트는 저와 같은 이사 일정이 맞지 않아 단기로 살 수 있는 집을 구하던 게스트였죠. 첫 정산금으로 이사 비용을 벌었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어 이게 되네? 이렇게 추가 소득을 만들 수가 있구나’하고 깨달았죠. (웃음)"
Q. 호스트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오전 9시부터 11시에는 게스트 문의나 계약 요청 건을 처리합니다. 저녁 시간에는 단기 임대 중인 집을 둘러보면서 시설 관리일을 하죠. 퇴실 이후 청소는 전문 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청소 부담은 없습니다. 여름철 에어컨 관리 등 시설 관리만 직접 하고 있죠."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교포분들이 잠시 한국에 올 때 단기 임대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해외에서 오래 사셨기 때문에 한국의 전자 제품들을 쓰시기 어려워 합니다. 특히 스마트TV 리모컨을 굉장히 사용하기 어려워하죠. 채팅으로 설명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직접 찾아가서 도와드리죠. 채팅보다 더 빠르고 수월한 해결 방법입니다.(웃음)" Q. 부동산 구매 결정은 처음에 어떻게 하셨나요.
"서울에서 살고 있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로 서울에서 단기 임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의 경우 무턱대고 오피스텔을 매수할 경우 향후 청약이나 세금 문제 등 복잡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Q. 부동산을 고르시는 노하우가 있나요.
"서울은 어느 지역이든 상관없이 단기 임대 수요는 충분히 있어요. 본인이 잘 알고 익숙한 지역을 선택하되, 역세권이면서 주차가 가능한 집을 골라야 합니다."
Q. 월 매출은 어느 정도 발생하시나요.
"현재 서울에서 총 4채를 단기 임대 중입니다. 오피스텔 기준 월 60만~70만원, 아파트는 월 1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월 임대료 수익은 불규칙한 편이지만, 이자 및 관리비용 등을 제외하고 보수적으로 월 2백만원 정도의 단기임대로 순수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Q. 오피스텔 매매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오피스텔 투자는 많은 리스크가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세금 계산을 잘하셔야 하죠. 오피스텔은 사용 용도에 따라 주거용, 업무용으로 분류되고 그에 따라 취득세 및 재산세, 그리고 향후 매도 시 양도세가 달라집니다. 개인 명의 매매 시 오피스텔로 인해 양도세 비과세 등의 혜택을 못 받으실 수 있으니 세금 관련한 부분을 꼭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최근 주거 트렌드의 변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하죠. 1인 가구도 원룸보다는 1.5룸을 더 선호합니다. 주차가 가능하면서 1.5룸 이상인 곳, 힘들다면 최소 복층 구조 혹은 드레스룸, 팬트리가 작게라도 들어가 있는 구조를 매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창업하신 법인은 어떤 목적인가요.
“1인 기업이며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현재는 지인들 위주로 공간 관리 및 운영 대행, 마케팅 업무를 의뢰받아 소소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부동산 매매금을 제외하고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만~200만원 정도 발생합니다. 단기 임대 주택은 일반 숙박업소와 달리 예쁘거나 화려한 인테리어가 필요 없습니다. 기본적인 가전 가구만 있으면 되고, 깔끔하면 충분하죠. 특히 신축 오피스텔들은 기본 옵션이 잘 되어 있어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순수익을 벌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요.
"2~3개월을 운영한 이후부터 순수익이 나기 시작했죠. 풀옵션 오피스텔의 경우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서 첫 달부터 바로 수익이 났습니다."
Q. 기억에 남는 게스트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없다는 것이 플랫폼의 장점입니다. 계약부터 입주 퇴실까지 모두 비대면이라 사실 게스트를 직접 만날 일이 없죠. 대면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 좋습니다. (웃음)"
Q. 퇴직자나 제2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떤 점을 추천하시나요.
"월세나 전세 임대를 하기엔 기간이 애매하거나 현재 공실인 집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단기 임대 게스트들은 보통 자기 짐을 들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숙박업소처럼 집을 꾸미는 비용이 들지 않죠. 인테리어 고민도 적고 손이 많이 안 가서 좋습니다. 저처럼 부동산에 투자하는 분들이나, 집을 매도하려고 내놓은 이들에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Q.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집을 단기 임대를 한다고 하니, 이상한 게스트를 만나면 어쩌나 걱정했죠. 게스트들이 험하게 집을 쓰고 나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 2년간 한 번도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어요. 주변에도 집이 잠깐 비게 된 지인들이 반신반의하면서 집을 내놨다가 바로 계약이 되면서 추가 수익을 번 이들도 많죠."
Q. 개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을까요.
"정말 큰 영향을 끼쳤죠. 회사에 다니면서 부업으로 단기 임대를 운영하다 얼마 전 본격적으로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이제는 단기 임대가 본업이 됐죠. 처음에는 제가 살던 집을 내놓으면서 시작했고, 점점 임대하는 집을 늘려나가면서 노하우를 쌓았죠. 이제는 저처럼 단기 임대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돕는 회사를 준비 중입니다. (웃음)"
Q.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살아가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죠. 디지털 노마드족이나 한달살기를 원하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으니까요. 저는 단기 임대를 하다 보니 더욱 피부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아요. 임대업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지금 사는 집을 단기 임대로 주고, 다른 집에서 게스트로 살면서 노하우를 얻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