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음료 자주 먹었는데 나 괜찮은건가?"…소비자들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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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아스파탐 암 유발 가능 물질 지정 방침
제로 음료 업계 '직격탄'
제로 음료 업계 '직격탄'
“이 음료에 아스파탐 들었나요?” “그동안 제로 콜라 많이 마셨는데…괜찮을까요”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이어트 콜라 등 많은 식품에 설탕 대신 사용되는 대표적인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 물질’로 분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제로 음료를 즐기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탄식이 빗발치고 있다. 제로 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던 가운데 제품 판매에 악재가 덮친 식음료업계도 비상이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제로 콜라’ 등 제로 칼로리 음료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아스파탐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하는 ‘발암 물질’에 포함될 예정이다. IARC는 이달 초 외부 전문가 회의를 열고 아스파탐을 다음달 14일 ‘사람에게 발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로 확정하기로 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여러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은 인체 관련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WHO 산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IARC와 같은 날 안전 소비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JECFA는 아스파탐이 허용된 일일 한도 내에서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발표해왔다. 예컨대 체중이 60㎏인 성인은 음료에 함유된 아스파탐의 양에 따라 매일 12~36캔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셔야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지정하면 JECFA의 기준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음료업계에선 ‘제로 칼로리’를 내건 탄산음료와 껌 등이 히트 상품으로 효자 노릇을 했던 만큼 반발하는 목소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대표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세트가 있다. 페닐알라닌이 함유된 아스파탐을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 등의 감미료와 함께 사용한다.
코카콜라의 닥터페퍼 제로슈가도 아스파탐을 사용했다가 최근 대체 감미료로 바꿨다. 다만 유통소비기한이 남은 제품들이 시중에 깔려있어 소비자들이 현재도 구입할 수 있다. 아스파탐은 막걸리 제조에도 자주 쓰여, 서울장수 생막걸리나 국순당 생막걸리 등 대표 제품에도 함유된다.
아스파탐은 식품첨가물 합동 전문가 위원회가 1981년 하루 섭취량을 제한할 필요가 없는 첨가물로 규정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설탕을 대신하는 감미료로 널리 쓰였다. 당시 전문가 위원회는 하루에 체중 1㎏당 아스파탐 40㎎까지는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봤다. 이는 체중 60㎏의 성인이 하루에 다이어트 콜라 12~36캔을 마실 때 섭취하는 양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들이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이 촉발됐다. 프랑스의 소르본 파리북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3월 성인 10만2000여명의 식품 섭취를 분석한 결과, 아스파탐과 아세설팜 칼륨 같은 인공감미료가 암 발생 위험을 조금 높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아스파탐과 암 사이의 인과 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음료·주류 제조사들은 사안이 알려지자 자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펩시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한국식품산업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응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스타팜은 세계 식음료업계가 공통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재료"라고 밝혔다. 향후 원료를 비롯한 제조법 일련의 권한이 있는 펩시콜라의 본사 펩시코와 아스파탐 사용 여부 및 대체 원료·제조법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막걸리 제조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아쉬움과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회사원 박모씨(36)는 “제로 음료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 물처럼 마셔왔는데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주부 이모씨(38)도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집에 제로 음료를 사놓지 않으려 한다”며 “밖에서라도 아이들이 먹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온라인 공간도 들썩였다. 각 커뮤니티에선 아스파탐 관련 뉴스를 공유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함량 자체가 적은 데다, 일반적인 수준인 하루 한 두 캔 정도를 마시는 것으로는 인체에 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스파탐이 들어 있는 펩시 제로 등 제로 탄산음료를 한 번에 10~30개 마셔야 위험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도 아스파탐을 감미료로 허용하고 있어 국내외 동향을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이어트 콜라 등 많은 식품에 설탕 대신 사용되는 대표적인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 물질’로 분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제로 음료를 즐기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탄식이 빗발치고 있다. 제로 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던 가운데 제품 판매에 악재가 덮친 식음료업계도 비상이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제로 콜라’ 등 제로 칼로리 음료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아스파탐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하는 ‘발암 물질’에 포함될 예정이다. IARC는 이달 초 외부 전문가 회의를 열고 아스파탐을 다음달 14일 ‘사람에게 발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로 확정하기로 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여러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은 인체 관련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WHO 산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IARC와 같은 날 안전 소비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JECFA는 아스파탐이 허용된 일일 한도 내에서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발표해왔다. 예컨대 체중이 60㎏인 성인은 음료에 함유된 아스파탐의 양에 따라 매일 12~36캔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셔야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지정하면 JECFA의 기준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음료업계에선 ‘제로 칼로리’를 내건 탄산음료와 껌 등이 히트 상품으로 효자 노릇을 했던 만큼 반발하는 목소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대표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세트가 있다. 페닐알라닌이 함유된 아스파탐을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 등의 감미료와 함께 사용한다.
코카콜라의 닥터페퍼 제로슈가도 아스파탐을 사용했다가 최근 대체 감미료로 바꿨다. 다만 유통소비기한이 남은 제품들이 시중에 깔려있어 소비자들이 현재도 구입할 수 있다. 아스파탐은 막걸리 제조에도 자주 쓰여, 서울장수 생막걸리나 국순당 생막걸리 등 대표 제품에도 함유된다.
아스파탐은 식품첨가물 합동 전문가 위원회가 1981년 하루 섭취량을 제한할 필요가 없는 첨가물로 규정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설탕을 대신하는 감미료로 널리 쓰였다. 당시 전문가 위원회는 하루에 체중 1㎏당 아스파탐 40㎎까지는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봤다. 이는 체중 60㎏의 성인이 하루에 다이어트 콜라 12~36캔을 마실 때 섭취하는 양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들이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이 촉발됐다. 프랑스의 소르본 파리북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3월 성인 10만2000여명의 식품 섭취를 분석한 결과, 아스파탐과 아세설팜 칼륨 같은 인공감미료가 암 발생 위험을 조금 높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아스파탐과 암 사이의 인과 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음료·주류 제조사들은 사안이 알려지자 자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펩시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한국식품산업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응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스타팜은 세계 식음료업계가 공통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재료"라고 밝혔다. 향후 원료를 비롯한 제조법 일련의 권한이 있는 펩시콜라의 본사 펩시코와 아스파탐 사용 여부 및 대체 원료·제조법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막걸리 제조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아쉬움과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회사원 박모씨(36)는 “제로 음료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 물처럼 마셔왔는데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주부 이모씨(38)도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집에 제로 음료를 사놓지 않으려 한다”며 “밖에서라도 아이들이 먹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온라인 공간도 들썩였다. 각 커뮤니티에선 아스파탐 관련 뉴스를 공유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함량 자체가 적은 데다, 일반적인 수준인 하루 한 두 캔 정도를 마시는 것으로는 인체에 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스파탐이 들어 있는 펩시 제로 등 제로 탄산음료를 한 번에 10~30개 마셔야 위험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도 아스파탐을 감미료로 허용하고 있어 국내외 동향을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