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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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시작되며 숙면을 취하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월 열대야'가 찾아왔다. 서울은 기상 관측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6월에 열대야가 시작됐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연일 습도도 높은 상태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숙면에 들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잠에서 깨고 뒤척이게 된다. 이에 따라 활동 시간 중 피로감과 무기력감에 시달릴 수 있다. 증상이 계속돼 신경이 예민해지면 감정 기복이 심해지거나 업무 처리 능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일요일인 오는 9일과 월요일인 10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더위는 씻기지 않을 예정이다.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질 수 있으나 폭염특보는 해제되지 않고 유지될 전망이며, 열대야 또한 이어진다.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밤 사이에는 수도권과 충청·남부 지방·제주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야로 괴롭다면 멜라토닌이 함유된 식품을 먹길 추천한다. 멜라토닌은 잠을 유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름에는 해가 길어져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을 수 있을뿐더러 더위까지 겹치며 수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멜라토닌이 많은 식품으로는 계란, 우유, 견과류, 바나나 등이 꼽힌다.

자기 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견과류 중 피스타치오와 아몬드에도 멜라토닌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계란에는 멜라토닌뿐 아니라 단백질과 철분 함량이 높아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정어리, 송어, 연어 등 기름기 많은 생선도 멜라토닌이 풍부해 수면 질을 향상시킨다.

반면 각성 효과가 있는 카페인 음료나 커피, 홍차는 최대한 오전 중에 마시는 게 좋다. 술은 일시적으로 잠에 빠르게 드는 느낌을 주지만 교감신경계를 항진시켜 전체적인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역효과를 낸다.

적정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에 숙면을 취하기 가장 좋은 온도는 23~25도다. 멜라토닌은 밤이 되어 체온이 떨어짐에 따라 숙면 시간임을 인식하고 분비되는데, 열대야로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 같은 순환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

따라서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잠자기 전 실내 온도를 낮춰주는 게 좋다. 온도가 너무 낮아도 잠에서 깰 수 있기 때문에 2~3시간이 지난 후 꺼지도록 예약 설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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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은 수면 리듬을 지키는 것이다. 주중·주말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려고 노력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새벽 2~4시에는 체온이 떨어지고 맥박이 늦어지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만큼 이 시간을 수면 시간에 포함해야 한다.

저녁 식사 후 산책이나 빨리 걷기 정도의 가벼운 운동도 숙면을 돕는다. 다만 운동은 잠을 깨우는 각성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잠들기 2시간 전에 끝내는 걸 추천한다. 샤워는 찬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잠에 들 때는 불을 끄고,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등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차단해 준다. 잠자리에 들었으나 20분 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야 한다. 억지로 잠들려고 애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침구를 사용하고 있다면 교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침구와 잠옷 등을 인견, 모달, 시어서커 등 냉감 섬유 소재로 바꾸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