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연기 피어오르자 5분 만에…'흠뻑쇼'서 벌어진 일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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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엔데믹 전환 후 공연 수요 폭발
10만명 몰리는 대규모 콘서트도 개최
질서 유지·안전 대책에 업계 촉각
이태원 참사 후 관객들도 '안전 제일'
소규모 극장에서도 안전교육 '강조'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엔데믹 전환 후 공연 수요 폭발
10만명 몰리는 대규모 콘서트도 개최
질서 유지·안전 대책에 업계 촉각
이태원 참사 후 관객들도 '안전 제일'
소규모 극장에서도 안전교육 '강조'
수백 명이 몸을 부대끼며 공연을 즐기던 중 희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정체는 한 관객이 꺼내든 전자담배.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흠뻑쇼'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신나게 뛰어놀던 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전자담배를 흡입한 여성에 꽂혔다.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직접 항의하면 큰 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진행요원이 달려와 여성을 제지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 모(31) 씨는 "모든 사람이 일어나 있는 스탠딩 구역이라 누구인지 바로 찾기가 어려웠는데 스태프가 빠르게 달려와서 놀랐다"면서 "구역마다 진행요원들이 촘촘하게 배치돼 있어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안심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엔데믹 선언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공연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싸이 '흠뻑쇼'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 내한 콘서트에는 무려 10만여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업계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질서 유지를 위한 안전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흠뻑쇼'는 현장 스태프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라고 홍보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긴 시간 대기해야 하는 탓에 실신하는 관객들이 종종 나오는데, 이를 대비해 곳곳에 배치된 경호원들이 요청 시 생수를 건네준다. 주최 측은 '공연장 내/외부에 충분한 경호 및 진행요원이 배치된다'고 안내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공연에는 약 700~800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스탠딩 구역별 입장 가능 인원을 여유 있게 잡은 것도 관람 환경을 쾌적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딩 앞줄에서 공연을 관람한 정 모(31) 씨는 "자리가 비좁다거나 사람이 몰리는 등의 위험한 상황이 없었다. 경호들이 계속 물을 줬고, 폭죽을 쏠 때도 조심하라고 지속해서 안내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때는 총 700여명의 인력이 배치됐다. 현대카드 측에 따르면 이는 전년 공연 대비 100명을 늘린 것으로,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인한 관객 제재 등의 활동이 없음에도 오로지 안전을 위해 증원을 결정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스태프들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풍부한 인력 외에 혼잡을 막기 위한 신선한 질서 유지 방안도 호평받았다. 좌석 구역별로 티켓 상단 색깔을 파랑·노랑·하늘·주황으로 다르게 표시했는데 지하철역에서부터 바닥에 테이핑 된 해당 색깔의 안내선을 따라가면 쉽고 안전하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현대카드 측은 사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안내했고, 관객들은 "찾아가기 정말 좋았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졌다. 관객들이 과거에 비해 질서 유지 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신경을 쓴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곳에서는 즐길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다"면서 "유난스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비해야 하는 게 바로 안전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공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내달 △공연 종사자 안전교육 △소극장 종사자 안전교육이 진행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 교육은 공연법에 따라 지정된 안전총괄책임자, 안전관리담당자만이 받는 법정 교육과 달리 공연장 종사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대학로에 들어선 공공극장인 쿼드는 안전교육의 중요성과 취지에 공감하며 공간을 내어줬다. 실제로 '공연의 메카' 대학로에서 진행돼 접근성도 높고, 현장감을 느끼기에도 좋다.
공연장안전지원센터 민현웅 연구원은 "우리나라 소극장이 대학로에 거의 몰려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바뀌어도 가장 먼저 가는 곳이 대학로"라면서 "서울문화재단과 같이 대학로에서 안전 교육도 하고 협업하는 취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현장 일선에서 일하는 수많은 스태프는 안전 문제 대응법을 학습할 기회가 많지 않다. 법정 교육을 받는 관리자급도 막상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라면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방법을 지속적으로 습득하면서 안전 문제와 가까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민 연구원은 "안전과 관련돼 자주 접하다 보면 몸에 배지 않냐. 그게 교육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 사고 때 심폐소생술이 이슈가 됐다. 많은 분이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직접 해보는 것은 또 다르다. 최대한 실습을 많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군중 관리를 중점으로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고 했다.
교육 범위는 공연과 관련된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해갈 예정이다. 이미 '공연장'에 국한하지 않고 야외 페스티벌 관련 교육 등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민 연구원은 "취지를 공연장에서 공연으로 넓혀나가려고 한다. 이번에 '공연장 종사자 안전 교육'도 '공연 종사자 안전 교육'으로 바꾸었다. 공연 단체는 물론 관련된 모든 분이 와서 들어도 좋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신나게 뛰어놀던 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전자담배를 흡입한 여성에 꽂혔다.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직접 항의하면 큰 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진행요원이 달려와 여성을 제지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 모(31) 씨는 "모든 사람이 일어나 있는 스탠딩 구역이라 누구인지 바로 찾기가 어려웠는데 스태프가 빠르게 달려와서 놀랐다"면서 "구역마다 진행요원들이 촘촘하게 배치돼 있어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안심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엔데믹 선언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공연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싸이 '흠뻑쇼'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 내한 콘서트에는 무려 10만여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업계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질서 유지를 위한 안전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흠뻑쇼'는 현장 스태프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라고 홍보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긴 시간 대기해야 하는 탓에 실신하는 관객들이 종종 나오는데, 이를 대비해 곳곳에 배치된 경호원들이 요청 시 생수를 건네준다. 주최 측은 '공연장 내/외부에 충분한 경호 및 진행요원이 배치된다'고 안내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공연에는 약 700~800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스탠딩 구역별 입장 가능 인원을 여유 있게 잡은 것도 관람 환경을 쾌적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딩 앞줄에서 공연을 관람한 정 모(31) 씨는 "자리가 비좁다거나 사람이 몰리는 등의 위험한 상황이 없었다. 경호들이 계속 물을 줬고, 폭죽을 쏠 때도 조심하라고 지속해서 안내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때는 총 700여명의 인력이 배치됐다. 현대카드 측에 따르면 이는 전년 공연 대비 100명을 늘린 것으로,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인한 관객 제재 등의 활동이 없음에도 오로지 안전을 위해 증원을 결정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스태프들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풍부한 인력 외에 혼잡을 막기 위한 신선한 질서 유지 방안도 호평받았다. 좌석 구역별로 티켓 상단 색깔을 파랑·노랑·하늘·주황으로 다르게 표시했는데 지하철역에서부터 바닥에 테이핑 된 해당 색깔의 안내선을 따라가면 쉽고 안전하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현대카드 측은 사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안내했고, 관객들은 "찾아가기 정말 좋았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졌다. 관객들이 과거에 비해 질서 유지 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신경을 쓴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곳에서는 즐길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다"면서 "유난스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비해야 하는 게 바로 안전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공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내달 △공연 종사자 안전교육 △소극장 종사자 안전교육이 진행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 교육은 공연법에 따라 지정된 안전총괄책임자, 안전관리담당자만이 받는 법정 교육과 달리 공연장 종사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대학로에 들어선 공공극장인 쿼드는 안전교육의 중요성과 취지에 공감하며 공간을 내어줬다. 실제로 '공연의 메카' 대학로에서 진행돼 접근성도 높고, 현장감을 느끼기에도 좋다.
공연장안전지원센터 민현웅 연구원은 "우리나라 소극장이 대학로에 거의 몰려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바뀌어도 가장 먼저 가는 곳이 대학로"라면서 "서울문화재단과 같이 대학로에서 안전 교육도 하고 협업하는 취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현장 일선에서 일하는 수많은 스태프는 안전 문제 대응법을 학습할 기회가 많지 않다. 법정 교육을 받는 관리자급도 막상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라면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방법을 지속적으로 습득하면서 안전 문제와 가까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민 연구원은 "안전과 관련돼 자주 접하다 보면 몸에 배지 않냐. 그게 교육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 사고 때 심폐소생술이 이슈가 됐다. 많은 분이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직접 해보는 것은 또 다르다. 최대한 실습을 많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군중 관리를 중점으로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고 했다.
교육 범위는 공연과 관련된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해갈 예정이다. 이미 '공연장'에 국한하지 않고 야외 페스티벌 관련 교육 등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민 연구원은 "취지를 공연장에서 공연으로 넓혀나가려고 한다. 이번에 '공연장 종사자 안전 교육'도 '공연 종사자 안전 교육'으로 바꾸었다. 공연 단체는 물론 관련된 모든 분이 와서 들어도 좋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