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하려 호수에 풍덩했다가…10대 소녀 사망한 이유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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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시 '뇌 먹는 아메바' 주의보
CDC "폭염에 아메바 원활히 번식"
국내서도 지난해 말 첫 사망자 발생
CDC "폭염에 아메바 원활히 번식"
국내서도 지난해 말 첫 사망자 발생
미국에서 더위를 피해 호수로 들어간 10대 소녀가 일명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에서도 해외 여행객이 늘어난 가운데, 호수나 강 등에서 수영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달 22일 호수에서 수영하던 메건 에벤로스(17)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희귀 뇌 감염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로 인해 숨졌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온천이나 호수, 강 등에서 발견되는 아메바를 뜻하는데, 사람에게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이라는 심각한 희귀 뇌 감염을 일으킨다. 아메바가 포함된 물이 코를 통해 들어가면 뇌까지 침범해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것. 이 아메바에 감염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감염 시 치사율이 97%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초기 증상은 보통 감염 후 5일 후 시작되며 갑작스러운 발열과 두통,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데다, 이미 감염이 진행된 이후에는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게 문제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사망에 이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2일 현지 매체 CNN 방송은 최근 2세 아이가 링컨 카운티의 한 천연 온천에 갔다가 해당 아메바에 노출돼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며,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수에서도 이 아메바에 노출된 10대 아이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수온 상승으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폭염으로 아메바가 더 원활히 번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 온도가 상승하면 호수와 연못의 수온도 상승하고 수위가 낮아지는데, 이러한 조건은 아메바가 자라기에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특히 코에 들어가면 치명적일 수 있어, 폭염으로 따뜻해진 물에 다이빙하거나 잠수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온천이나 처리되지 않은 지열수에 머리를 담그는 것도 좋지 않다. 또, 수영이 필요할 때는 코를 잡거나 클립을 착용해 코 내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한편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첫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태국에서 4개월간 머물다 귀국한 50대 남성은 귀국 당일 저녁 발열 등 증상을 느낀 뒤 다음 날 뇌수막염 증상으로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숨졌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달 22일 호수에서 수영하던 메건 에벤로스(17)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희귀 뇌 감염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로 인해 숨졌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온천이나 호수, 강 등에서 발견되는 아메바를 뜻하는데, 사람에게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이라는 심각한 희귀 뇌 감염을 일으킨다. 아메바가 포함된 물이 코를 통해 들어가면 뇌까지 침범해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것. 이 아메바에 감염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감염 시 치사율이 97%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초기 증상은 보통 감염 후 5일 후 시작되며 갑작스러운 발열과 두통,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데다, 이미 감염이 진행된 이후에는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게 문제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사망에 이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2일 현지 매체 CNN 방송은 최근 2세 아이가 링컨 카운티의 한 천연 온천에 갔다가 해당 아메바에 노출돼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며,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수에서도 이 아메바에 노출된 10대 아이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수온 상승으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폭염으로 아메바가 더 원활히 번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 온도가 상승하면 호수와 연못의 수온도 상승하고 수위가 낮아지는데, 이러한 조건은 아메바가 자라기에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특히 코에 들어가면 치명적일 수 있어, 폭염으로 따뜻해진 물에 다이빙하거나 잠수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온천이나 처리되지 않은 지열수에 머리를 담그는 것도 좋지 않다. 또, 수영이 필요할 때는 코를 잡거나 클립을 착용해 코 내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한편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첫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태국에서 4개월간 머물다 귀국한 50대 남성은 귀국 당일 저녁 발열 등 증상을 느낀 뒤 다음 날 뇌수막염 증상으로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숨졌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