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강타 포스터 걸어놓고 공부"…첫 흑인 입자물리학 교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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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흑인 여성 최초 입자물리학 교수가 된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의 K팝 사랑이 공개됐다.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물리학·천문학 교수는 최근 저서 '나의 사랑스럽고 불평등한 코스모스'(원제: The Disordered Cosmos)를 통해 입자물리학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미국 과학계에 만연한 인종차별·성차별을 조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의 깜짝 인연을 소개했다. 찬다 교수는 고교 시절 단짝이자 한국계 미국인이었던 정지윤 씨의 소개로 K팝을 처음 접하게 됐고, 침실 문에 H.O.T 멤버 강타의 포스터를 걸어둘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다고 전했다.
K팝 외에 몰두한 분야가 수학, 과학이었는데 11세에 스티븐 호킹에게 메일을 보내 이론물리학자가 되는 방법을 물었다. 스티븐 호킹 대신 답변한 대학원생은 일류대학에 입학해 박사과정을 밟고, 교수가 되라고 말했고, 찬다 교수는 이를 실천해 하버드대에 입학, 대학원을 거쳐 교수가 됐다.
찬다 교수는 우주론, 중성자별, 암흑물질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며 우주 가속에서 양자 중력의 실마리를 찾고, 암흑물질 후보로서 액시온을 연구한다.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과 구조에 관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입자 우주론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물리학회 '에드워드 보쳇 상'을 받았으며, 네이처 '2020년 과학 형성에 도움을 준 10명'으로 선정됐다. 또한 물리학에서 소외된 이들의 환경을 개선한 공로로 '2017년 LGBT+ 물리학자 인정상'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흑인 페미니스트 과학·기술·사회를 연구해왔다. 이 책에서 찬다 교수는 표준모형, 암흑물질, 우주론 등에 관한 최신 이론을 소개하는 동시에 과학계가 얼마나 인종차별, 성차별, 비인간적인 시스템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낱낱이 고발한다.
찬다 교수는 "흑인 여성으로서 무너뜨려야 할 장벽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나는 평범해지고 싶었지만 동시에 비범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사회적 차별뿐 아니라 성폭행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찬다 교수는 대학원생 때 학회에 참석했다가 피해를 겪었고, "십여 년 전 벌어진 일이지만 여전히 매일 곱씹을 정도로 고통 속에 살아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간은 내 과학 일대기의 일부다. 매일 강간을 생각하며, 매일 과학자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강간을 생각하는 매 순간 내 삶에서 시간이 깎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찬다 교수가 지적하는 과학계 권력자는 백인 남성이다. "백인우월주의의 천막"은 여전히 미국 과학계를 뒤덮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인간의 권리는 단순히 음식, 물, 주거지, 보건, 법 아래의 평등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며 "어두운 밤하늘에 접근하고 우주를 있는 그대로 보며 영감을 받는 행위는 선택된 소수가 누리는 사치가 아니라 인권이었어야 한다. 자유를 향해 절박하고 위험하게 탐구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근원에 대한 답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서 밤하늘을 알고 이해할 권리를 포함한 모두의 인권을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물리학·천문학 교수는 최근 저서 '나의 사랑스럽고 불평등한 코스모스'(원제: The Disordered Cosmos)를 통해 입자물리학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미국 과학계에 만연한 인종차별·성차별을 조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의 깜짝 인연을 소개했다. 찬다 교수는 고교 시절 단짝이자 한국계 미국인이었던 정지윤 씨의 소개로 K팝을 처음 접하게 됐고, 침실 문에 H.O.T 멤버 강타의 포스터를 걸어둘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다고 전했다.
K팝 외에 몰두한 분야가 수학, 과학이었는데 11세에 스티븐 호킹에게 메일을 보내 이론물리학자가 되는 방법을 물었다. 스티븐 호킹 대신 답변한 대학원생은 일류대학에 입학해 박사과정을 밟고, 교수가 되라고 말했고, 찬다 교수는 이를 실천해 하버드대에 입학, 대학원을 거쳐 교수가 됐다.
찬다 교수는 우주론, 중성자별, 암흑물질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며 우주 가속에서 양자 중력의 실마리를 찾고, 암흑물질 후보로서 액시온을 연구한다.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과 구조에 관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입자 우주론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물리학회 '에드워드 보쳇 상'을 받았으며, 네이처 '2020년 과학 형성에 도움을 준 10명'으로 선정됐다. 또한 물리학에서 소외된 이들의 환경을 개선한 공로로 '2017년 LGBT+ 물리학자 인정상'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흑인 페미니스트 과학·기술·사회를 연구해왔다. 이 책에서 찬다 교수는 표준모형, 암흑물질, 우주론 등에 관한 최신 이론을 소개하는 동시에 과학계가 얼마나 인종차별, 성차별, 비인간적인 시스템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낱낱이 고발한다.
찬다 교수는 "흑인 여성으로서 무너뜨려야 할 장벽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나는 평범해지고 싶었지만 동시에 비범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사회적 차별뿐 아니라 성폭행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찬다 교수는 대학원생 때 학회에 참석했다가 피해를 겪었고, "십여 년 전 벌어진 일이지만 여전히 매일 곱씹을 정도로 고통 속에 살아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간은 내 과학 일대기의 일부다. 매일 강간을 생각하며, 매일 과학자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강간을 생각하는 매 순간 내 삶에서 시간이 깎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찬다 교수가 지적하는 과학계 권력자는 백인 남성이다. "백인우월주의의 천막"은 여전히 미국 과학계를 뒤덮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인간의 권리는 단순히 음식, 물, 주거지, 보건, 법 아래의 평등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며 "어두운 밤하늘에 접근하고 우주를 있는 그대로 보며 영감을 받는 행위는 선택된 소수가 누리는 사치가 아니라 인권이었어야 한다. 자유를 향해 절박하고 위험하게 탐구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근원에 대한 답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서 밤하늘을 알고 이해할 권리를 포함한 모두의 인권을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