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전망] 조선‥신규수주는 대폭 줄었지만 확보된 일감있어 실적 햇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수주침체에 시달리면서도 매출 순이익 등 실적은 사상 최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선박 신규 발주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운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거의 중단됐다. 조선.해운 시황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작년 11월 중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8만4000CGT(보정총톤수)로 집계됐다. 클락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1996년 이후 수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년 전(572만CGT)에 비해서는 20분의 1가량으로 급감했다. 작년 1~11월 누적 발주량은 3886만CGT로 2007년 연간 발주량(8682만CGT)의 40% 수준에 그쳤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신규 발주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선박 발주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금융시장이다. 우량 선주(船主)들도 전체 배값의 20%가량만 자기 돈을 쓸 정도로 선박시장은 금융 의존도가 높다.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동시에 자금난을 겪으면서 일반대출보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선수금환급보증(RG)을 꺼리는 것이 선박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요인이다.
해운운임도 단기간에 반등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화물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1000선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10,000선을 웃돌던 작년 5월에 비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배를 만들어봐야 수익을 올릴 수 없어 선주들이 발주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발주량 감소는 규모가 작은 조선소부터 타격을 입힌다. 중소 조선소는 이제 막 조선업에 뛰어든 만큼 쌓아놓은 자금이 없다. 새로운 주문에서 나온 선수금으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신규 수주가 막히면 조선소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형 조선회사도 신규 수주가 거의 없지만 내부 유보금이 많아 당장 위기에 빠지지는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현금성 자산이 4조원을 넘는다. 같은 울타리에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합칠 경우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조단위의 유보금을 쌓아놓은 상태다.
신규 수주 시장은 우울하지만 대형 조선업체들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올해 일감은 이미 확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업체들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선박 인도물량이 119척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102척)에 비해 15%가량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순이익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수익성의 발목을 잡아오던 '후판(厚板)'값이 원자재값 하락 및 수요감소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불황의 여파로 인건비 상승률도 예년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조선업체들은 내다보고 있다.
선박시장이 침체될 수록 국내 대형 조선소와 일본 중국 등 경쟁국 조선소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신규 발주가 한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내 주요 업종 중 올해에도 기존 성장세를 유지할 유일한 업종이 조선업"이라며 "호황기였던 지난 2~3년 주문을 받아둔 탱커와 컨테이너선 LNG선 등 고(高)선가 물량을 바탕으로 수출액은 작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선박 신규 발주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운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거의 중단됐다. 조선.해운 시황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작년 11월 중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8만4000CGT(보정총톤수)로 집계됐다. 클락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1996년 이후 수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년 전(572만CGT)에 비해서는 20분의 1가량으로 급감했다. 작년 1~11월 누적 발주량은 3886만CGT로 2007년 연간 발주량(8682만CGT)의 40% 수준에 그쳤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신규 발주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선박 발주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금융시장이다. 우량 선주(船主)들도 전체 배값의 20%가량만 자기 돈을 쓸 정도로 선박시장은 금융 의존도가 높다.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동시에 자금난을 겪으면서 일반대출보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선수금환급보증(RG)을 꺼리는 것이 선박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요인이다.
해운운임도 단기간에 반등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화물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1000선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10,000선을 웃돌던 작년 5월에 비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배를 만들어봐야 수익을 올릴 수 없어 선주들이 발주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발주량 감소는 규모가 작은 조선소부터 타격을 입힌다. 중소 조선소는 이제 막 조선업에 뛰어든 만큼 쌓아놓은 자금이 없다. 새로운 주문에서 나온 선수금으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신규 수주가 막히면 조선소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형 조선회사도 신규 수주가 거의 없지만 내부 유보금이 많아 당장 위기에 빠지지는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현금성 자산이 4조원을 넘는다. 같은 울타리에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합칠 경우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조단위의 유보금을 쌓아놓은 상태다.
신규 수주 시장은 우울하지만 대형 조선업체들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올해 일감은 이미 확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업체들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선박 인도물량이 119척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102척)에 비해 15%가량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순이익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수익성의 발목을 잡아오던 '후판(厚板)'값이 원자재값 하락 및 수요감소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불황의 여파로 인건비 상승률도 예년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조선업체들은 내다보고 있다.
선박시장이 침체될 수록 국내 대형 조선소와 일본 중국 등 경쟁국 조선소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신규 발주가 한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내 주요 업종 중 올해에도 기존 성장세를 유지할 유일한 업종이 조선업"이라며 "호황기였던 지난 2~3년 주문을 받아둔 탱커와 컨테이너선 LNG선 등 고(高)선가 물량을 바탕으로 수출액은 작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