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모바일게임, 세계를 덮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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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덴마크 등 정부·대학서 게임 적극 지원
규제 대상 아닌 문화로 인정…캔디크러시사가 등 인기
규제 대상 아닌 문화로 인정…캔디크러시사가 등 인기
모바일 게임 시대의 포문을 연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 중독성 강한 퍼즐 게임 ‘캔디크러시사가’로 하루에 9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킹’, ‘클래시오브클랜’과 ‘헤이데이’ 단 두 개의 모바일 게임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임사 중 한 곳이 된 ‘슈퍼셀’, 인디게임 대작 ‘마인크래프트’를 내놓은 ‘모장’….
인기 모바일 게임사라는 것 외에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북유럽 회사라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스칸디(스칸디나비아) 게임’의 돌풍이 거세다. 게임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 자유롭고 유연한 기업문화, 게임에 대한 긍정적 사회인식 등이 북유럽 모바일 게임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북유럽 게임 전성시대
지난달 15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공룡 IT기업 소프트뱅크는 직원 수 140여명에 불과한 신생 게임업체 슈퍼셀 지분 51%를 약 1500억엔(약 1조6000억원)에 사들였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슈퍼셀은 지난해 5월 출시한 소셜 농장 경영 게임 ‘헤이데이’와 소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애플 앱스토어에 올려 스타덤에 오른 회사다. 설립된 지 갓 3년을 넘겼지만 이 두 게임으로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만 시장조사업체 싱크게이밍 기준 77만6000달러(약 8억2000만원)에 달한다.
페이스북 기반 게임으로 지난 여름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와 페이스북 앱스토어 등 세 개 앱장터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캔디크러시사가를 내놓은 킹사는 스웨덴에서 만들어졌다. 재무를 담당하는 본사는 영국 런던에 있지만 창업 본거지이자 핵심 개발팀이 있는 곳은 스웨덴 스톡홀름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C와 모바일·콘솔 기기 등에서 구동할 수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로 북미 지역에서 히트를 친 모장도 스웨덴 기업이다. 모바일 게임의 선도자격인 앵그리버드의 로비오는 몰락한 노키아에 이어 핀란드 대표기업으로 도약했다.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한다’는 모토로 세워진 게임 엔진 제작사 ‘유니티’는 덴마크 대학생 세 명이 만들었다.
○정부 전폭 지원이 요인
북유럽에 속하는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인구는 모두 합쳐도 약 2500만명에 불과하다. 한국 인구 절반에 불과한 북유럽 국가에서 하루에 수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모바일 게임 히트작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스칸디 게임이 두각을 나타내는 비결로 게임을 포함해 창업 전반을 지원하는 정부·대학 시스템을 꼽는다. 공룡기업인 노키아의 몰락을 지켜본 핀란드는 기술혁신청(TEKES)에서 창업 초기비용을 대폭 지원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북유럽 국가 중 가장 낮은 법인세(20%)를 부과할 예정이다. 스웨덴은 게임산업을 ‘아바(ABBA)’ 이후 최대 수출산업으로 여기고 노르쇼핑 예테보리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게임 산업을 지원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는 비디오 게임을 연구하는 박사과정이 있는 몇 안 되는 대학 중 하나다.
자유롭게 한 분야에 몰입하는 ‘오타쿠(마니아)’ 기질을 인정하는 기업문화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까지 유니티 코리아에서 일하며 덴마크 본사를 방문한 이득우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는 “유니티 본사에서는 분기마다 1주일씩 일을 쉬며 직원 모두가 원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닌자 캠프’가 열린다”며 “일정에 쫓기는 회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문화”라고 말했다.
게임을 규제해야 할 대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기호로 인정하는 사회 문화도 세계적 게임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사는 알렉산데르 로버트손(18)은 “축구나 농구처럼 게임도 하나의 취미일 뿐”이라며 “전 연령층이 게임을 즐기며 규제는 각 가정에서 알아서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인기 모바일 게임사라는 것 외에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북유럽 회사라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스칸디(스칸디나비아) 게임’의 돌풍이 거세다. 게임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 자유롭고 유연한 기업문화, 게임에 대한 긍정적 사회인식 등이 북유럽 모바일 게임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북유럽 게임 전성시대
지난달 15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공룡 IT기업 소프트뱅크는 직원 수 140여명에 불과한 신생 게임업체 슈퍼셀 지분 51%를 약 1500억엔(약 1조6000억원)에 사들였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슈퍼셀은 지난해 5월 출시한 소셜 농장 경영 게임 ‘헤이데이’와 소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애플 앱스토어에 올려 스타덤에 오른 회사다. 설립된 지 갓 3년을 넘겼지만 이 두 게임으로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만 시장조사업체 싱크게이밍 기준 77만6000달러(약 8억2000만원)에 달한다.
페이스북 기반 게임으로 지난 여름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와 페이스북 앱스토어 등 세 개 앱장터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캔디크러시사가를 내놓은 킹사는 스웨덴에서 만들어졌다. 재무를 담당하는 본사는 영국 런던에 있지만 창업 본거지이자 핵심 개발팀이 있는 곳은 스웨덴 스톡홀름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C와 모바일·콘솔 기기 등에서 구동할 수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로 북미 지역에서 히트를 친 모장도 스웨덴 기업이다. 모바일 게임의 선도자격인 앵그리버드의 로비오는 몰락한 노키아에 이어 핀란드 대표기업으로 도약했다.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한다’는 모토로 세워진 게임 엔진 제작사 ‘유니티’는 덴마크 대학생 세 명이 만들었다.
○정부 전폭 지원이 요인
북유럽에 속하는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인구는 모두 합쳐도 약 2500만명에 불과하다. 한국 인구 절반에 불과한 북유럽 국가에서 하루에 수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모바일 게임 히트작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스칸디 게임이 두각을 나타내는 비결로 게임을 포함해 창업 전반을 지원하는 정부·대학 시스템을 꼽는다. 공룡기업인 노키아의 몰락을 지켜본 핀란드는 기술혁신청(TEKES)에서 창업 초기비용을 대폭 지원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북유럽 국가 중 가장 낮은 법인세(20%)를 부과할 예정이다. 스웨덴은 게임산업을 ‘아바(ABBA)’ 이후 최대 수출산업으로 여기고 노르쇼핑 예테보리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게임 산업을 지원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는 비디오 게임을 연구하는 박사과정이 있는 몇 안 되는 대학 중 하나다.
자유롭게 한 분야에 몰입하는 ‘오타쿠(마니아)’ 기질을 인정하는 기업문화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까지 유니티 코리아에서 일하며 덴마크 본사를 방문한 이득우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는 “유니티 본사에서는 분기마다 1주일씩 일을 쉬며 직원 모두가 원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닌자 캠프’가 열린다”며 “일정에 쫓기는 회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문화”라고 말했다.
게임을 규제해야 할 대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기호로 인정하는 사회 문화도 세계적 게임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사는 알렉산데르 로버트손(18)은 “축구나 농구처럼 게임도 하나의 취미일 뿐”이라며 “전 연령층이 게임을 즐기며 규제는 각 가정에서 알아서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