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지구 온난화…"화석연료 탓" vs "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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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과잉소비의 재앙?
영화 ‘투모로우’가 연일 케이블TV에서 재방송되고 있다. 체감온도 영하 50~60도의 살인적인 한파가 최근 미국을 강타한 뒤 나타난 방송가의 발빠른 마케팅이다. ‘투모로우’는 재난영화다. 북극한파가 제트기류를 뚫고 남쪽으로 내려와 미국 등 지구 북반구를 순식간에 빙하기로 빠뜨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사망케 한다는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상밖의 혹한으로 ‘지구 온난화’가 다시 이슈로 부상했다.
IPCC "인류가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연구·분석하기 위해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를 1988년 설립했다.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국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엔 회원 정부 간 협의체다.
IPCC는 기후보고서를 낼 때마다 지구 온난화를 경고했다. 1990년 첫 보고서에서 이 기구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표면 대기의 평균온도가 0.3~0.6도 상승했고, 해수면 높이는 10~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또 세계가 지금처럼 석탄·석유에너지를 이용하면서 산업활동을 한다면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해마다 1.7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류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2001년 중국 기후변화회의에서 IPCC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향후 100년 동안 최고 5.8도까지 상승할 수 있고, 해수면도 9~88㎝ 높아질 수 있다”며 재차 경고했다. “기후변화는 자연적 요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공해물질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21세기에 지난 1만년 동안 겪었던 것보다 더 많은 기후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수천여종의 동식물이 멸종하고, 산호초가 파괴되고, 태양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오존층이 파괴돼 암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CO2 1만4000배 증가
‘지오 사이언스’라는 잡지는 IPCC의 보고서를 옹호했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전에는 화산 폭발이 배출의 주요인이었다. 히지만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발생한 증가속도는 자연 상태보다 1만4000배 빨라졌다. 농도가 30%가량 높아졌다. 지구의 자정능력은 매우 천천히 작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백년 동안 일어날 기후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CO2의 온실효과 때문에 북극의 경우 빙하의 3분의 1가량이 녹아내려 북극곰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기후전문가들은 강력한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도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지구 온난화 후유증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남극 하늘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린 것도 냉장시설이나 스프레이에 주원료로 쓰이는 염화불화탄소(CFCs)의 과다 사용 때문으로 알려져 사용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바뀌면서 한반도 생태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 정어리가 사라지고, 제주특산물인 한라봉이 전남 나주, 고흥, 보성에서도 재배된다.
구름·먼지가 더 변수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를 전면 부정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지구 역사에 비춰보면 큰 변화도 아니며, 기후 분석과정에서 환경론자들이 특정 변수를 지나치게 많이 계산에 넣거나, 정확하지 않은 통계를 사용한 때문이라는 목소리다.
가령 농도가 짙어져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자들은 화석연료에 따른 온난화 기여도는 전체의 6%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보다 구름, 수증기, 에어로솔(공기 중에 떠도는 먼지)의 양에 따른 변화가 훨씬 심하다고 이들은 반박한다. 이들은 “환경론자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보다 오로지 변수에 가중치를 두고 계산해왔다”고 비판한다.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시야를 더 넓게 봐야 한다는 충고도 있다. 지구 온난화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인데 이렇게 짧은 기간의 분석으로는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다. 지구는 수세기에 걸쳐 한랭기와 온난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1940~1970년대의 평균기온은 이전보다 낮았다. 이후에는 반대가 됐다. 지난 100년간 대기 중 농도가 줄곧 높아졌는데 기온은 왜 이렇게 낮아졌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이익집단?
엘니뇨와 라니냐도 지난 5000년간 정기적으로 발생했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덴마크의 통계학자 비외른 롬보르는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에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잘못된 통계 자료와 선입관에 기초하고 있다”며 “환경 파괴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것이란 식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익집단인 환경단체는 공해와 산성비, 지구 온난화가 만연한 세상에서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릴 지 모르지만 나는 그 반대다. 아이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오래, 더 풍족한 음식을 먹으며 더 좋은 지구환경에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옳을까.
환경 나빠졌다는데 더 오래 산다?
책 한 권을 소개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바로 비외른 롬보르가 쓴 ‘회의적 환경주의자’다. 이 저자는 원래 그린피스에서 일했던 환경보호론자였다. ‘경제가 성장하면 환경도 좋아진다’는 성장론자들을 반박하기 위해 대규모 통계분석을 연구진과 함께 시작했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그는 자신의 입장이 변함을 발견했다. 지구 환경과 에너지, 물, 인간 수명 등을 연구하면 할수록 환경보호론이 과장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지어 그는 환경론자들이 연구비를 더 타내기 위해 통계조작이나 왜곡을 통해 지구 온난화 등을 과장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인간은 더욱 행복해지고 있다”고 보았다. 경제성장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기는커녕 오히려 평균수명을 지난 100년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판단했다. 선진국 영아사망률이 60년 전 6%에서 1%로, 개발도상국에서도 18%에서 6%로 급락했음을 알아냈다.
에너지도 고갈되지 않는다고 봤다. “석유고갈론은 환경론자들이 떠받드는 예언이었으나 석유매장량은 탐사기술 발전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제 석탄은 캐쓰지도 않게 됐다.”
그는 기술발전 덕분에 더 적은 석유로 더 높은 열효율을 내고 있어 인류가 석유를 다 못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석탄이 석유에 밀렸듯이 석유도 태양에너지나 수소에너지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연구분석 뒤 자신의 입장을 “경제가 성장해야 환경보호도 가능해진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IPCC "인류가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연구·분석하기 위해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를 1988년 설립했다.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국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엔 회원 정부 간 협의체다.
IPCC는 기후보고서를 낼 때마다 지구 온난화를 경고했다. 1990년 첫 보고서에서 이 기구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표면 대기의 평균온도가 0.3~0.6도 상승했고, 해수면 높이는 10~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또 세계가 지금처럼 석탄·석유에너지를 이용하면서 산업활동을 한다면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해마다 1.7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류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2001년 중국 기후변화회의에서 IPCC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향후 100년 동안 최고 5.8도까지 상승할 수 있고, 해수면도 9~88㎝ 높아질 수 있다”며 재차 경고했다. “기후변화는 자연적 요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공해물질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21세기에 지난 1만년 동안 겪었던 것보다 더 많은 기후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수천여종의 동식물이 멸종하고, 산호초가 파괴되고, 태양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오존층이 파괴돼 암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CO2 1만4000배 증가
‘지오 사이언스’라는 잡지는 IPCC의 보고서를 옹호했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전에는 화산 폭발이 배출의 주요인이었다. 히지만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발생한 증가속도는 자연 상태보다 1만4000배 빨라졌다. 농도가 30%가량 높아졌다. 지구의 자정능력은 매우 천천히 작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백년 동안 일어날 기후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CO2의 온실효과 때문에 북극의 경우 빙하의 3분의 1가량이 녹아내려 북극곰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기후전문가들은 강력한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도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지구 온난화 후유증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남극 하늘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린 것도 냉장시설이나 스프레이에 주원료로 쓰이는 염화불화탄소(CFCs)의 과다 사용 때문으로 알려져 사용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바뀌면서 한반도 생태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 정어리가 사라지고, 제주특산물인 한라봉이 전남 나주, 고흥, 보성에서도 재배된다.
구름·먼지가 더 변수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를 전면 부정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지구 역사에 비춰보면 큰 변화도 아니며, 기후 분석과정에서 환경론자들이 특정 변수를 지나치게 많이 계산에 넣거나, 정확하지 않은 통계를 사용한 때문이라는 목소리다.
가령 농도가 짙어져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자들은 화석연료에 따른 온난화 기여도는 전체의 6%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보다 구름, 수증기, 에어로솔(공기 중에 떠도는 먼지)의 양에 따른 변화가 훨씬 심하다고 이들은 반박한다. 이들은 “환경론자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보다 오로지 변수에 가중치를 두고 계산해왔다”고 비판한다.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시야를 더 넓게 봐야 한다는 충고도 있다. 지구 온난화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인데 이렇게 짧은 기간의 분석으로는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다. 지구는 수세기에 걸쳐 한랭기와 온난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1940~1970년대의 평균기온은 이전보다 낮았다. 이후에는 반대가 됐다. 지난 100년간 대기 중 농도가 줄곧 높아졌는데 기온은 왜 이렇게 낮아졌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이익집단?
엘니뇨와 라니냐도 지난 5000년간 정기적으로 발생했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덴마크의 통계학자 비외른 롬보르는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에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잘못된 통계 자료와 선입관에 기초하고 있다”며 “환경 파괴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것이란 식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익집단인 환경단체는 공해와 산성비, 지구 온난화가 만연한 세상에서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릴 지 모르지만 나는 그 반대다. 아이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오래, 더 풍족한 음식을 먹으며 더 좋은 지구환경에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옳을까.
환경 나빠졌다는데 더 오래 산다?
책 한 권을 소개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바로 비외른 롬보르가 쓴 ‘회의적 환경주의자’다. 이 저자는 원래 그린피스에서 일했던 환경보호론자였다. ‘경제가 성장하면 환경도 좋아진다’는 성장론자들을 반박하기 위해 대규모 통계분석을 연구진과 함께 시작했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그는 자신의 입장이 변함을 발견했다. 지구 환경과 에너지, 물, 인간 수명 등을 연구하면 할수록 환경보호론이 과장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지어 그는 환경론자들이 연구비를 더 타내기 위해 통계조작이나 왜곡을 통해 지구 온난화 등을 과장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인간은 더욱 행복해지고 있다”고 보았다. 경제성장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기는커녕 오히려 평균수명을 지난 100년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판단했다. 선진국 영아사망률이 60년 전 6%에서 1%로, 개발도상국에서도 18%에서 6%로 급락했음을 알아냈다.
에너지도 고갈되지 않는다고 봤다. “석유고갈론은 환경론자들이 떠받드는 예언이었으나 석유매장량은 탐사기술 발전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제 석탄은 캐쓰지도 않게 됐다.”
그는 기술발전 덕분에 더 적은 석유로 더 높은 열효율을 내고 있어 인류가 석유를 다 못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석탄이 석유에 밀렸듯이 석유도 태양에너지나 수소에너지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연구분석 뒤 자신의 입장을 “경제가 성장해야 환경보호도 가능해진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