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80시간 이내 근무·대체인력 확보…외과 살리기 나선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을 운영하는 가톨릭 의료원이 외과(外科) 전공의(레지던트) 근로시간을 주당 80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젊은 의사들이 응급수술이 많은 흉부외과 등 외과계열 전공을 기피하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의대에서는 처음이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사장 염수정 추기경)은 최근 서울 서초동 법인성당에서 박신언 상임이사와 강무일 가톨릭중앙의료원장, 박조현 가톨릭의대 외과 주임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과 살리기를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가톨릭의료원은 외과 전공의들에게 △주당 80시간 근무 보장 △근무 대체인력 확보 △4년차 전공의 전원 해외연수 △내시경초음파실 파견 근무 △인센티브 등을 약속했다.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외과 주임교수는 “우수한 젊은 의사들이 심장수술이나 암 수술 등 중증환자를 보는 분야에 많이 지원하라는 뜻에서 이 같은 파격 조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외과는 진료가 어렵고 위험한 반면 의료수가 등 보상체계는 다른 전공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기피 분야가 된 지 오래다. 2015년 외과 1차 전공의 모집에서 대부분 병원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방은 한 명의 전공의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이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규로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28명만이 흉부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외과 전공의는 “진료와 수술 등 주·야간을 합쳐 주당 100시간이 넘게 일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며 “갈수록 줄어드는 외과의사를 동남아 의사로 채워야 한다는 한탄까지 나오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조치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