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평범한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전문대에서 ‘소믈리에&바리스타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언젠가 소믈리에나 바리스타가 돼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2013년 입대할 때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은 막연한 바람일 뿐이었다.

그러던 이 청년은 지금 한국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피자힐’에서 프리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선배들에게 배우고, 깨지고, 스스로 공부하며 ‘한국 최고의 소믈리에가 될 것’이라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이규진 SK네트웍스 (주)워커힐 프리인턴(22)의 얘기다.
유영진 SK네트웍스 ㈜워커힐 클락16 지배인과 이규진 프리인턴은 “학교에서보다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친다는 게 SK 뉴스쿨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SK행복나눔재단 제공
유영진 SK네트웍스 ㈜워커힐 클락16 지배인과 이규진 프리인턴은 “학교에서보다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친다는 게 SK 뉴스쿨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SK행복나눔재단 제공
◆SK 뉴스쿨에서 받은 ‘진짜’ 교육

이씨와 그의 스승인 유영진 SK네트웍스 (주)워커힐 ‘클락16’ 지배인을 서울 용산구 SK행복나눔재단에서 최근 만났다. 이씨는 이곳에서 ‘SK 뉴스쿨’ 서비스학과를 수료했다. SK 뉴스쿨은 SK행복나눔재단이 외식산업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년간 무료로 운영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이다. 유 지배인은 지난 1년간 서비스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다.

“2014년 제대를 앞두고 우연히 군에서 발간하는 잡지에 SK 뉴스쿨이 소개된 것을 보고 ‘좋은 소믈리에가 되려면 보다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역 막바지에 군의 배려로 휴가를 받아 가까스로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SK 뉴스쿨을 다니면서 이씨는 “‘그때 결정을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가 수료한 SK 뉴스쿨은 조리학과와 서비스학과로 구성돼 있다. 조리학과에선 전문 셰프가 되기 위한 기본 기능교육에 더해 프렌치, 이탈리안, 한식, 제과·제빵 등에 대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한다. 서비스학과는 서비스 매니저를 양성하기 위해 2014년 3개월 단기 과정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가 2015년부터 1년 정규 교육 과정으로 확대 운영됐다. 서비스 기초, 서비스 기술, 식·음료 이해, 서비스 영어, 현장학습, 특강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씨는 SK 뉴스쿨에 대해 “수업이 학교보다 훨씬 힘들고 전문적”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학과의 유 지배인을 비롯해 조리학과의 박찬일 셰프(이탈리안), 봉준호 셰프(프렌치) 등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교육을 담당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 좋은 서비스 매니저가 되려면 주방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데, SK 뉴스쿨에서 처음 알게 된 현장용어도 많아요.”

◆“열정 없으면 실패”

워커힐호텔에 있는 그릴전문 레스토랑 ‘클락16’에서 일하는 유 지배인은 올 한 해 쉬는 날을 쪼개 SK 뉴스쿨 서비스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유 지배인은 이씨가 꼽는 최고의 ‘멘토’다.

유 지배인은 “전문대 조리 관련 학과에서도 강의하고 있다”며 “SK 뉴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은 눈빛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통상 한 과목을 20~30명이 듣습니다. 이곳에서는 12명이 학교에서 2년 동안 배우는 과목보다 더 많은 과목을 1년 만에 듣다 보니 집중도가 훨씬 높죠.”

1999년부터 호텔 일을 하기 시작해 올해로 경력 16년차인 그는 “현업 지배인으로서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수혈받을 수 있다는 게 SK 뉴스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문대 조리 관련 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어도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은 따로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SK 뉴스쿨 출신들은 강의를 하는 셰프들의 식당이라든가, SK행복재단 건물에 있는 레스토랑 ‘오늘’ 등에서 현장실습을 거치기 때문에 즉시 투입해도 실수가 적어요.”

유 지배인은 “SK 뉴스쿨의 장점이 많지만, 이곳을 나왔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생 스스로의 열정”이라고 말했다. 이씨 역시 인터뷰 내내 “SK 뉴스쿨 덕분에 좋은 직장에 취직했지만, 아직 인턴도 아니고 프리인턴이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프리인턴 기간 3개월, 인턴 기간 1년3개월을 거치며 단계별로 시험을 통과해야 정규직원이 될 수 있어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왔다는데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꼭 최고의 소믈리에가 될 겁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