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값싼 인건비'는 옛말 멕시코보다 70% 높다
저렴한 임금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하던 중국 제조업 분야 시간당 임금이 11년 만에 세 배로 뛰었다. 칠레를 제외한 대부분의 남미 국가를 넘어섰고,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이 2005년 1.2달러에서 지난해 3.6달러로 급등했다고 27일 보도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분야에서 멕시코의 시간당 임금은 2.2달러에서 2.1달러로 낮아졌고, 브라질 역시 2.9달러에서 2.7달러로 떨어졌다. 중국은 이 기간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태국도 추월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은 경기 부진으로 임금 하락을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에 근접했다. 그리스는 재정위기를 겪은 2009년 이후 임금 수준이 반 토막 났다. 제조업 분야에서 포르투갈의 시간당 임금은 6.3달러에서 4.5달러로 떨어졌다. 중국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찰스 로버트슨 르네상스캐피털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임금이 다른 신흥국과 달리 서방 국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렉스 울프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임금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해 세계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뤘다.

임금이 급등하면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중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임금과 땅값, 전기료 상승으로 더 이상 낮은 비용에 대량 생산을 하기 어려워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45% 고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