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영상기술은 이제 국내광고에서도 빠질수없는 단골손님으로 등장,
광고에 컴퓨터 바람을 몰고오고 있다.

CF에 등장하는 기업명이나 로고, 모델의 표정과 움직임, 배경처리등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에 의한 디지털영상은 약방의 감초처럼 알게 모르게
광고제작에 폭넓게 이용됨으로써 광고업계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일고있는
것이다.

최근 광고에 등장하는 컴퓨터그래픽(CG)기법을 중심으로한 디지털영상의
특징은 그 장면에 컴퓨터가 이용됐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섬세하고 현실감
있다는 것.

롯데칠성의 "쌕쌕오렌지"광고에는 소인국에 표류한 모델 이승연이 등장
한다.

거인 이승연과 손가락만한 소인들이 컴퓨터기술의 응용으로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국민학교 학생을 등장시킨 소인국 사람들의 움직임과 이승연이 누워있는
장면을 따로 촬영,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합성한 것이다.

모델이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은 뒤 눈이 하트 모양으로 튀어 나오는 롯데
제과의 "샤샤"아이스크림 광고에는 3D애니메이션 기법이 이용됐다.

만화로 그린 튀어나온 눈과 실제 모델의 눈을 입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것.

모핑기법도 광고에 자주 등장한다.

영상을 순간적으로 와해시킨뒤 재합성하는 기법으로 사람이 벽에서 나온
다든지 벽으로 스며들어가는 장면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광고를 만드는 비용은 1초당 600만원선.

좀 싸게 제작할때는 200만~400만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고도의 기법이 필요해 외국의 전문회사를 이용할 경우에는 비용이
두배이상 늘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지하 100m 암반에서 솟아오르는 맥주의 모습을 담은 하이트
맥주 광고와 붉은 지구를 배경으로 불꽃을 만들어내는 남자의 모습을 연출한
대우전자의 개벽TV광고.

미국의 컴퓨터그래픽 회사인 메트로라이트사가 제작한 하이트맥주 광고는
4개월 제작기간에 4억원(30초광고)이 들었다.

개벽TV광고는 "스피드" "클리프행어"등에서 위험한 장면을 컴퓨터그래픽
으로 창조해 냈던 VIFX사가 6개월 걸려 제작했는데 15초짜리 2편에 6억원이
들었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