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임원인사는 대상자가 4백68명중 4백24명이 승진하는 등
승진규모에서도 사상 최대를 기록.

특히 세계 최초로 2백56메가D램을 개발한 진대제삼성전자 전무(43)가
이사보 승진 8년만에 부사장에 오르고 고졸 출신 최병수삼성전기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 등 "기록"이 대거 양산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진부사장은 미국 IBM사장의 ''백지 수표''를 마다하고 "일본을 누르기 위해
한국으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삼성에 합류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대부.

스탠퍼드대학엔 아직도 ''진대제 반도체설계 모델''이 있을 정도로 반도체
연구개발분야에선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기 최병수 전무는 부산공고 졸업후 제일제당 전자 전기 등을 거치며
연구와 생산부문에서만 근무한 ''연구통''.

입사후 만학으로 동아대를 졸업하는 등 한번 일을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내는 성실한 자세를 인정받았다는 후문.

이날 인사는 특히 반도체 수출호조에 따른 전자소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져
"논공행상"원칙이 잘 반영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메모리설계 담당인 임형규상무와 컴퓨터 부문의 박로병상무는
각각 상무승진 1년만에 전무로 발탁됐다.

30대 이사 11명중 8명이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

삼성은 또 유럽본사 최성래전무와 동남아본사의 민재홍전무를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등 해외부문에서 64명을 발탁, "글로벌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신임 임원은 79년에서 80년사이 입사한 공채
19기와 20기출신 부장급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발탁인사에 따라 82년 입사한 22기가 승진한 경우도 꽤 눈에 띈다.

올해 임원승진자중에서 최연소인 전자의 전동수이사보와 고영범이사보는
연구임원으로 둘다 올해 만37세인 58년생.

<>.회사원의 ''별''이라는 이사승진자중엔 여성도 2명이나 있어 화제.

주인공은 삼성데이타시스템(SDS)의 주혜경이사보(45)와 삼성화재의
장선희이사보(48).

주이사는 89년 SDS의 교육개발센터 설립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과장으로 스카우트된 전산교육베테랑.

초보자 혼자서도 컴퓨터사용방법을 터득할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인
"훈장마을 시리즈"를 개발했으며 86년 아시안게임 전산시스템개발도
주이사의 작품.

지난 74년 보험설계사로 삼성화재에 입사한 장이사는 손해보험업계
최초의 여성지점장이라는 기록에 이어 또다시 최초의 여성임원으로 발탁
됐다.

장이사는 지난 81년 남부 제1영업소 담당과장을 거쳤고 82년과 85년
두차례나 특진을 한 승진기록 보유자.

이밖에 ''끼''를 중시하는 광고 등 전문분야에서도 제일기획의 구연철
이사보 등 12명이 임원으로 승진됐다.

삼성그룹은 연구생산분야에선 이사대우라는 호칭을, 영업이나 경영관리
분야에선 이사보라는 명칭을 쓰며 디자인 등 특수분야에선 전문임원을 두고
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왼쪽다리가 소아마비인 김영철 삼성전자 개발
2그룹장이 이사보로 승진해 이채.

김이사보는 성균관대에서 전자공학박사학위까지 딴 학구파로
산하연구소에서 단시클로버 팩시밀리 등 분야의 연구개발 공로로 93년과
94년 연속 특진하는 등 정상인을 능가하는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