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꼬나 문 제임스 딘,중전(中殿)이 된 심청이...

22일부터 서울 관훈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박명선씨의 개인전은 종이 실 포장지 등을 이용해 대중스타들의 얼굴 이미지를 재미있게 형상화한 이색 전시회다.

캔버스에 종이 등을 뜯어 붙인 꼴라쥬 작업 20여점을 내놓는다.


제임스 딘,마릴린 먼로를 비롯해 마돈나,서태지,어린 왕자,심청이,유관순,나폴레옹,테레사 수녀 그리고 무명의 얼굴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제임스 딘은 검정색 카우보이 모자에 빨간 파란 노란 색지로 얼굴을 이미지화 했다.

심청이는 중후한 중전마마로 둔갑한다.

서태지는 빨간 바탕색에 빨간 실로 만든 머리와 체크무늬 종이를 덕지덕지 붙여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난다.

또 나폴레옹은 제복형태의 제왕 옷을 입은 추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실크 스크린으로 뜬 테레사 수녀의 사진은 물을 채운 도자기 위에서 출렁인다.

작가는 "관객들에게 일종의 유희를 제공하자는 뜻에서 콜라주 작업을 시도했지요.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미지를 저의 주관으로 새롭게 창조해냈습니다.

다양한 색채가 어우러지다 보면 자연발생적으로 등장인물들의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경제적으로'' 준비했다.

물감 대신 사용한 재료는 박스 종이 실 천 선물포장지 팸플릿 표지가 전부다.

작가는 이같은 재활용 용지를 얻기 위해 매일 아파트 재활용 처리장을 뒤졌다고 한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씨는 "물감으로 그리고 표현하기보다는 인쇄된 종이라는 물질 자체의 매력이 유명 인물들의 이미지와 맞물려 회화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콜라주 작업을 통해 대중적인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입체작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희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지난 90년부터 93년까지 독일 스튜트가르트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귀국 후에는 드로잉 작업을 주로 연구해 왔다.

31일까지.

(02)736-4371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