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시작되면서 항공사들이 대규모 감편에 나서는 등 기업들의 비상경영 체제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수출업체들의 수출 차질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18일부터 21일 오전까지 무역협회에 접수된 국내업체들의 수출 차질은 총 1백54건,3천3백69만3천달러에 이른다. ○…지난 19일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5월 말까지 29편의 감편운항 계획을 발표했던 대한항공은 중동노선인 인천~카이로 등 4개 노선의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고 뉴욕 등 10개 노선은 17편을 추가로 줄인다고 21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라크 전쟁 발발로 국제여객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번에 인천발 카이로 로마 나가사키 노선과 대구~옌타이 노선을 4월 말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인천발 뉴욕 방콕 싱가포르 자카르타 콸라룸푸르 홍콩 하노이 노선과 부산~홍콩 광주~상하이 청주~상하이 노선은 주 1∼3회 감편하고 인천발 도쿄 로스앤젤레스 오사카 니가타 타이베이 노선은 승객 수요감소에 따라 작은 기종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국제선 운항 스케줄에 변동 가능성이 많은 만큼 여행 예정승객들에게 출발전 상황을 반드시 문의(1588-2001)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건설은 이라크전쟁이 끝난 후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경제제재가 풀리면 11억4백만달러(1조3천8백여억원) 규모의 공사미수금 회수에 나설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현대건설의 공사미수금은 지난 91년 걸프전쟁 직후 이라크의 대외 채권·채무가 동결되면서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내 26곳에서 건설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대금 7억7천9백만달러와 91년 이후 발생한 이자 3억2천5백만달러를 모두 회수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수금은 이라크 정부의 채무로 중앙은행이 지불보증을 서고 있으며 경제제재 해제 이후 지불하겠다는 확약서를 그동안 6개월에 한번씩 이라크로부터 발급받았기 때문에 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가 이라크 전쟁과 관련,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21일 김동진 사장이 주관하고 국내영업본부,해외영업본부를 포함한 각 주요 부문의 본부장이 참석하는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이라크전 시나리오를 단기전(1개월 이내),중기전(2∼3개월),장기전(4개월 이상) 등 3단계로 설정하고 각 단계별 전략을 마련했다. 발생 상황별로 조기 대응하기 위해 해외상황실을 구축하고 24시간 비상근무도 시작했다. 특히 이라크전이 4개월 이상 장기전으로 전개될 경우 내수 17만대,수출 10만대 등 총 27만대 정도의 판매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기로 했다. 비상대책반은 매일 오전 7시에 대책회의를 갖는다. 전쟁진행 상황과 함께 유가 및 환율 등 세계 경제동향과 국내외 판매동향 등을 분석,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기로 했다. 해외 영업본부는 △쿠웨이트와 핫라인 개설로 중동지역 일일 판매 현황을 파악하고 △전세계 8개 생산·판매법인과 6개 지역판매본부에 관련 임원을 수시 파견해 운영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김호영.조일훈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