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상 미국 듀크대 전자공학과 교수(서울대 물리학과 졸)는 올해 36세의 젊은 과학자다. 조교수로는 드물게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교수다. 미국 노텔사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아 '노텔네트웍스 조교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지난 5월 미국 정부에서 주는 '신진 과학자상'을 받았다.

김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원 재학 시절 네이처에 광물리학 관련 논문을 실어 일찌감치 이 분야의 기대주로 꼽혔다. 이후 벨연구소에 들어가 전자공학에 흥미를 느껴 전공을 아예 바꿨다. 이 연구소에서 MEMS(초소형 전자기계 시스템) 기술을 활용하는 대규모 광 스위치를 개발했다. 그는 지난해 벨연구소를 그만두고 듀크대로 옮겨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그는 한 빌딩 내에서의 무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교수는 "반도체에서 전기·전자 분야,컴퓨터를 거쳐 이제는 통신 분야에까지 연구 범위를 넓히는 원동력은 학부 때 물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기술은 이제 융합기술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처럼 한국 내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30대 젊은 과학자들이 물리학 응용 분야에서 빛을 발하며 해외에서 높은 명성을 쌓고 있다.

하택집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38·서울대 물리학과 졸)는 생명 현상을 물리학으로 규명하는 신학문인 생물물리학(Biophysics)에서 선두권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일찌기 생물학에 관심을 두었던 그는 올해도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연구로 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분자 단위에서 단백질과 DNA의 상호 작용을 캐내고 있다.

함돈희 미국 하버드대 전자공학과 교수(33)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곧바로 전자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초고속 집적회로 분야를 연구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28세 때인 2000년 하버드대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곧바로 임용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최근 하버드대 의과대학 조교수로 임용받은 윤석현 박사(38)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출신의 국내 토종 박사다. 윤 교수는 바이오 광학 분야 기술을 연구,국제학술지와 학회에 이미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광통신 소자를 상품화해 벤처회사에서 엔지니어링 매니저를 역임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정재승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34)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물리학자이지만 최근에 신경물리학이라는 독특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