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LG그룹 간 유시티(U-city)사업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이다.

삼성그룹은 11개 계열사를,LG그룹은 10개 계열사를 각각 묶어 유시티 사업팀을 구성하고 본격 시장경쟁에 들어갔다.

삼성그룹은 '삼성 유시티 위원회'로,LG그룹은'LG 유비쿼터스 포럼'으로 팀의 이름을 정했다.

삼성측의 팀주장은 삼성SDS, LG팀은 LG CNS가 각각 맡았다.

두 팀의 경쟁은 마치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앙숙으로 통하는 첼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같다는 말도 있다.

10개 계열사와 11개 계열사가 각각 한팀을 이뤄 벌이는 유시티 경쟁.또하나의 프리미어 리그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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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삼성, SDS가 선점깃발 올려
11개 계열사 유시티 구축 합세

영화 '제5원소'의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냉장고가 저절로 열렸다 닫혔다 하거나 침대가 저절로 펼쳐지는 미래의 '스마트홈'.교통 환경 행정 등 도시의 모든 기능이 하나로 통합되는 사회.이 두 가지는 삼성팀이 추진하는 유시티의 청사진이다.

이 같은 개념은 지난달 30일 정보통신부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2006 유시티 국제컨퍼런스'에서도 나타났다.

이곳에서 기조강연을 한 제임스 로(James Law) 사이버텍쳐 인터내셔널 대표는 사이버네트워크(cybernetwork)로 물리적 공간(physical architecture)이 통합되는 도시를 유시티로 정의하기도 했다.

유시티 기술의 중심에는 전파식별 태그(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가 있다.

무선주파수를 읽어들이는 리더기(Reader)와 무선주파수를 방출하는 태그(Tag)가 모든 시설물 및 환경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

삼성그룹은 이를 위해 11개 핵심역량을 발휘할 11개 계열사를 선정,올해 2월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왔고 지난달 23일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삼성SDS의 도시통합관제센터 '유비센터'를 비롯해 11개 계열사가 유시티 구축과 관련한 핵심역량을 이 자리에서 선보였다.

삼성SDS에 따르면 유비센터는 공공 5대 기반 서비스인 교통 환경 시설 안전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시티의 핵심 기술이다.

유비센터는 교통사고,화재,도난사고가 났을 때 인근의 주민이나 지자체,경찰서나 소방서 등 관공서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시설물의 노후 및 파손상황,도로의 공사상황,시내의 대기오염 등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다.

민원정보나 공과금 납부 등 행정처리도 이를 통해 가능하다.

삼성그룹이 밝힌 미래 유시티에서는 PC,휴대폰 등 개인용 단말기를 휴대한 사람이면 언제 어디서나 유비센터에서 전송하는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유시티 도시건설과 이와 관련된 홈네트워크 기술은 삼성물산삼성중공업이 담당한다.

삼성물산이 짓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비즈니스센터 내 세계 최고층 건물 '버즈 두바이'는 홈네트워크 기술의 핵심 파이버 투더 홈(FTTH:광통신망을 집안까지 들여놓는 것)이나 전술한 홍콩의 유시티 디자인 회사 '사이버텍쳐 인터내셔널'이 구상하고 있는 최첨단지능형건물시스템 프로젝트 아이팻(ipad) 등 유시티 관련 핵심기술의 시연장이 될 전망.

환경시설 운영이나 도시건설에 소요되는 각종 인프라의 민자사업 접목 등은 삼성엔지니어링,도시건설 컨설팅이나 서비스는 '꿈의 소도시' 에버랜드의 설계사 삼성에버랜드가 담당한다.

범삼성계열 회사인 서울통신기술과 씨브이네트는 홈네트워크기술에 기반한 사이버빌리지(Cybervillage)를 디자인하게 되며 에스원은 보안관제시설을 책임진다.

유비쿼터스 센서네트워크(USN) 및 RFID,위치기반시스템(LBS),와이브로 등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인터넷,전화,IPTV) 구축에 관한 시스템과 소재 등은 삼성네트웍스와 삼성전기 몫이다.

이들 모두를 묶어주는 기술개발 및 표준설정은 삼성종합기술원이 맡는다.


[ LG ]

LG는 CNS가 주도적 역할
GS 포함...유비쿼터스 포럼

LG그룹의 유시티팀은 계열분리된 GS그룹과 LS그룹까지 끌어들인 동맹군 성격을 띠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7개,GS그룹 1개,LS그룹 2개사가 모여 한팀을 구성했다.

LG 유비쿼터스 포럼은 지난 5월 결성됐으며 정기적으로 LG CNS의 사옥에 모여서 회의를 개최한다.

팀원은 LG CNS,LG전자,LG이노텍,LG엔시스,LG화학,LG텔레콤,LG데이콤,GS건설,LS전선,LS산전 등 10개사다.

이 중 7개 LG계열사는 유비쿼터스 도시의 기본이 되는 전자태그(RFID)와 유비쿼터스 센서네트워크(USN) 분야의 솔루션,네트워크 연동기술,이동통신 및 기간통신 서비스 개발을 전담한다.

GS건설은 도시건설과 개발,LS전선과 산전은 전자태그와 리더,전력구축을 담당한다.

LG그룹의 유시티 팀은 삼성그룹과 같은 그룹 차원의 행사를 열어 유시티기술을 알린 적은 없지만 LG CNS가 소리소문없이 사업을 수주해 가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주장격인 LG CNS는 유시티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기 위해 미래사업팀,RFID/USN사업팀,유 컨버전스사업팀,해외사업팀,유·통신미디어사업팀으로 이루어진 '미래전략부문'과 기술연구부문 산하에 'u-서비스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삼성SDS의 유비센터와 같은 기능의 통합운영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LG CNS는 사업경력을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 IBM,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도시통합관제센터 시범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작년 6월에는 미국 게일사,포스코건설의 합작사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와 손잡고 '송도 유라이프 유한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설립절차를 마무리 짓고 지난 9월 공식적으로 출범한 상태다.

유한회사는 2014년까지 9년간 기반시설에만 약 1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LG CNS는 주거 학교 병원 공공기관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구축한다.

입주민과 입주기업이 첨단 주택과 기업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인프라를 건설한다는 각오다.

LG CNS는 국내 최초로 도시를 재개발해 유시티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대전 은행동 퓨처렉스 사업이다.

대전 은행동 34만평 부지에 건설될 퓨처렉스는 가장 먼저 현실화될 유시티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 CNS는 올해 4월 서울시가 발표한 '유 서울 마스터플랜' 수립 작업에도 참여했다.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해 미래도시 모델을 구상 중이던 서울시의 요구와 LG CNS의 기술이 만난 프로젝트.뉴타운을 모두 유시티 기반기술로 만들자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이에 따라 LG CNS는 유 서울 마스터플랜이 최초로 적용된 은평뉴타운 유시티 구축 사업을 올해 10월 수주하게 됐다.

총 105만여평 규모,1만5200가구,수용인구 4만3000여명 규모로 조성되는 은평뉴타운 유시티 프로젝트는 내년 2월까지 설계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지능형 CCTV,인터랙티브 게임과 각종 시설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포스트,교통카드 신용카드 출입증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카드시스템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